스페이스X ‘재난망’으로 韓 데뷔?…”매력 떨어지나 가능성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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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국내 통신3사에 위성통신 판매 협력 제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스페이스X CEO와 화상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올 상반기 중 국내 서비스되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국내 이동통신 3사에 통신 판매 등 사업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궤도 위성통신 ‘스타링크’를 통한 재난망 사업 형태가 유력한데, 국내에선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수익배분 등 조건을 제시하며 스타링크 판매를 각각 제안했다. 다만 NDA(비밀유지계약)로 계약 내용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NDA는 회사 간 계약 체결 시 3자에게 정보 노출을 금지하는 약속을 정하며 작성하는 문서다. 이를 어기면 비밀을 누설한 쪽이 법률적인 규제를 받는다.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타링크의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재난망 형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높이에서 위성통신을 서비스하는 것으로, 산불, 지진 등 재난 상황이나 통신 접근성이 낮은 도서 산간지역 등에 활용된다. 국내에선 대표적으로 KT SAT이 저궤도 위성을 통해 재난망 사업을 하고 있다.

위성통신이 지상통신에 비해 속도가 떨어져 기존 통신사업자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준다. 현재 미국에서 서비스 중인 스타링크의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는 각각 100Mbps(초당 메가비트), 20Mbps다. 하지만 한국에선 기가인터넷(최고속도 1024Mbps)을 사용할 수 있다. 스타링크보다 최대 50배 빠른 셈이다.

다만 스타링크가 국내 재난망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두고 업계에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전국 통신망이 잘 구축된 데다, 지상통신이 붕괴될 정도의 대규모 재난 상황이 발생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단순 국내 서비스 진출을 위한 첫발을 떼는 용도로 재난망을 활용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자 특성상 스타링크가 지금 당장 국내에 할 서비스는 재난망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한국은 지상망이 붕괴되거나 그런 재난이 있지 않고, 우리나라에는 조금 맞지 않고 상품으로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스페이스X가 주파수를 할당받아 직접 통신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예컨대 위성의 지구국 연결을 위한 게이트웨이 설치는 물론, 테슬라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 등 핫스팟을 위한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정부가 2026년 6G 시범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최근 경쟁이 사라진 통신시장의 판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6G 시대에서 UMA(도심항공모빌리티), 자율 주행 등을 위해 위성통신은 꼭 필요한 기술”이라며 “지금 당장은 많은 제약점이 따르지만 스타링크가 한국의 제4의 통신사가 될 명분은 충분하며 가능성은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스페이스X는 지난달 ‘스타링크코리아 유한책임회사'(Starlink Korea LLC)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공식 홈페이지에 올해 2분기에 국내 위성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스타링크 지도에서 한국은 2023년 2분기 서비스 지역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스타링크 서비스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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