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물·소송·인력난… 원전 강국 복원에 놓인 ‘장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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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경북 울진에 위치한 신한울 1호기.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신한울 3·4호 ‘5兆 단비’… 탈원전 5년 끝에 활력 되찾은 ‘원전 생태계’
②방폐물·소송·인력난… 원전 강국 복원에 놓인 ‘장애물’
③K-원전의 미래, SMR 개발 박차… 선제 준비 ‘착착’

정부가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재개하며 원자력 생태계 복원에 나섰으나 업계에선 현재 정책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용후핵연료 등 방사성 폐기물을 임시로 보관할 저장시설은 포화 될 위기이고 영구 처분시설은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원전 수출은 13년 만에 본 계약 체결을 앞뒀으나 미국의 원전기업이 기술 소유권을 주장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으로 인력이 유출되면서 현장에선 작업자를 찾기도 어렵다.

방폐물 저장시설 ‘줄 포화’

지난 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등 3건의 법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 /사진=뉴스1

탈원전 정책 폐기로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 시점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에 따르면 전남 영광군 소재 한빛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 시점은 당초 2031년에서 2030년으로 1년 앞당겨졌다. 경북 울진군 한울원전은 2032년에서 2031년, 경북 경주시에 있는 신월성원전은 2044년에서 2042년으로 포화 시점이 빨라졌다.

핵폐기물 저장 시점에 맞춰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이 부족하면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원전 수조의 저장 용량 포화율은 고리 87.5%, 한빛 77.9%, 한울 74.7%다.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장은 지역사회 반대로 부지조차 찾지 못했다. 방폐물 문제와 주민 수용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하지만 발의된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영구처분 저장시설을 짓기 위해 특별법 처리가 시급한데 현재 관련 법안 3개가 통합, 조정되는 과정에 있다”며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의 규모와 완공 시점 명시 여부 등이 쟁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전 내 폐기물을 임시로 보관하는 건식 저장시설은 원자력 관계 시설로 원자력안전법에 포괄적으로 정의돼 특별법 제정 없이도 건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美 “원전 수출 때 허가 받아야”… 한국형 원전 APR1400 수출 제동

UAE 바라카 원전 3호기. /사진=한국전력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원천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주장하며 한국의 원전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APR1400에 자신들의 기술력이 적용돼 한국이 원전을 수출할 경우 자사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10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을 대상으로 미국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3월엔 미국 에너지부가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출 신고를 반려했다. 패트릭 프래그먼 웨스팅하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폴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한국 원전이 폴란드에 지어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며 한국을 압박했다.

지난 5월 9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임기 내 원전 10기 수출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우리 산업부는 법률 분쟁에 대응하며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공사와 웨스팅하우스 사이 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서 “웨스팅하우스와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웨스팅하우스는 2009년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원전을 수주했을 때도 지식재산권을 문제 삼았다. 당시 정부는 웨스팅하우스로부터 원자로냉각재펌프(RCP) 등 기기를 구입하는 조건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일감 몰리는데 일할 사람이 없다… 탈원전 여파에 ‘인력난’ 심화

탈원전의 영향으로 원전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원전 업계는 인력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원전업체 3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인력 부족(35.7%)을 경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올라간 인건비는 부담이지만 사람을 구하기 위해선 도리가 없다. 일손을 구하기 위해 보수를 올려 공고를 내도 지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두산에너빌리티에 원전 기자재를 납품해 온 영진테크윈 강성현 대표는 “모든 원전기업들이 요즘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람이 있으면 일이 없고, 일이 있으면 사람이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의 인력수급을 위해 실무인력 2500명 공급을 지원키로 했다. 원전기업 취업 지원과 지자체 협업을 통한 산학협력 인력육성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원전 시장 확대에 대비해 고급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차세대 원전 융합대학원과 IP 특화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 대학 중심의 지원사업으로 석·박사급 인력 1000명, 학사급 인력 1000명을 배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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