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떨 땐 MZ로 묶더니”…청년도약계좌가 불지핀 ‘어려운 청년’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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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2023.6.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청년들의 목돈 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한 청년도약계좌가 가입 신청을 받기 시작한지 이틀만에 5부제 신청에도 불구하고 이틀간 16만1000명이 몰렸다.

이처럼 경기 침체 여파로 정부 기여금까지 투입되는 이같은 정책금융상품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지원 대상이 되지 못하는 연령층·계층에서는 ‘소외감을 느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년도약계좌는 매달 최대 70만원씩 5년간 납입하면 원리금과 정부 기여금을 포함해 5000만원까지 모을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이다.

가입대상은 연소득 7500만원 이하,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인 만 19∼34세(병역이행 기간 최대 6년 제외) 청년이다. 가입자는 월 1000원부터 70만원 이하 범위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월 중위소득 180%는 △1인가구 350만661원 △2인가구 586만8153원 △3인가구 755만461원 △4인가구 921만7944원 △5인가구 1084만4127원 △6인가구 1243만2607원 △7인가구 1400만5065원이다.

1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서 상담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6.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1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서 상담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6.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만 36세로 청년도약계좌 가입 가능 나이가 지난 중소기업에 근무 중인 최윤경씨(36·여)는 “군 복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이 제한에 걸려 가입 대상이 안됐다”며 “투자는 잘 몰라서 이런 상품에 관심이 많은데, 경제상황이 비슷한 또래들과 달리 나이 때문에 가입할 수 없어 새삼 서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직장인 박대연씨(32)는 “가입 신청은 하겠지만 ‘가구 중위소득 180%’ 기준 때문에 가입 기준에 미달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씨는 “부모님은 퇴직하신 뒤 연금과 최저 시급을 조금 넘는 돈을 벌고 계시고, 저도 연봉이 4000만원을 넘지 않는데도 중위소득 기준에 걸릴 것 같다”며 “그만큼 저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긴 하겠지만, 저도 조금이라도 빨리 돈을 모아 독립해야하는데 애매한 상태라 이런 복지에서는 사각지대에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최모씨(41)는 “집없고 소득 많지 않은 건 만34살까지의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며 “소득으로만 정하는 것도 아니고, 세대나 성별같은 조건을 달고 혜택을 걸어버리면 역차별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답했다.

최씨는 “어떤 때는 40대까지 묶어서 ‘MZ’라고 하더니, 막상 이런 혜택을 줄 때는 ‘당신은 청년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국가 재원을 투입해 취약계층에게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긴급 생계비 대출’의 경우 예약신청자 중 40대가 가장 많았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22일부터 24일까지 접수된 예약신청 2만5399건 중 40대가 31.1%(5379건)으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25%(4313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를 현장방문해 상담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3.6.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를 현장방문해 상담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3.6.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청년도약계좌의 운영 방향을 발표하며 역차별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한 바 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청년층 말고도 어려운 분이 많고 지원할 분이 많은데, 특히 청년들은 자산 가격 상승으로 자산형성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졌다”며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도와주자는 측면에서 이번 청년도약계좌를 내놨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청년도약계좌는 일각에서 ‘금리 등 혜택이 미진하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가입 신청 첫날인 지난 15일에는 7만7000명, 이튿날에는 8만4000명이 몰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기여금, 비과세 등을 통해 사실상 7~8% 후반대 금리의 일반 적금 수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위 측은 “앞서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했던 사람들의 만기가 약 6~7개월 후기 때문에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되는 내년 2, 3월쯤에 다시 한번 가입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 중”이라고 내다봤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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