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울수록 잘 팔린다” 이른 무더위에 유통가 ‘웃음’

232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최진하(32·가명)씨는 최근 찾아온 무더위에 저녁이면 인근 백화점을 찾고 있다. 시원한 에어컨도 맘껏 쐴 수 있는 데다, 쇼핑과 식사, 각종 문화생활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다. 최씨는 “날이 더워 야외 활동이 부담스러울 때 인근 복합 쇼핑몰을 주로 찾는다”면서 “요즘 백화점은 쇼핑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 등 볼거리가 풍성해 시간을 보내기 좋다”고 말했다.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의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봄철 야외 나들이를 즐기던 이들이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시원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지로 발길을 옮기면서다. 특히 올해는 6월 중순인 19일 서울의 기온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34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데다, 엘니뇨 현상 등의 영향으로 습한 폭염과 잦은 비가 예보돼 있어 이 같은 현상이 소비자 쇼핑 리스트도 변화시키고 있다. 유통가 ‘여름특수’ 시즌도 평소보다 이르게 찾아왔다. 실내 유통시설은 방문객이 늘면서 관련 상품 매출도 자연스레 올랐다. 백화점은 선글라스 등 여름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긴 장마 소식에 우양산 등의 액세서리 판매가 급증했고, 대형마트는 에어컨, 선풍기, 제습기 등 냉방 가전 코너에 고객 발길이 잦았다.

20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점 식음료(F&B)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올랐다. 방문 고객이 늘면서 백화점 내부에서 식사하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다. 덩달아 여름 시즌 상품의 매출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여름철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는 선글라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고, 날이 뜨거울수록 판매량이 급증하는 우양산 매출이 20% 늘었다. 특히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돌았던 지난 주말(16일~18일)엔 선글라스와 우양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 130%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전체적인 방문객,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 고객이 늘며 식음료 매장과 여름 시즌 액세서리 매출이 동시에 올랐다”면서 “여기에 여름철 다이어트 수요까지 맞물려 애슬레저·아웃도어 매출도 각각 15%씩 올랐다”고 전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주요 대형마트도 북적이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이마트 전점 푸드코트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야외 시설 대신 각종 어린이 놀이 시설이 마련된 대형마트를 찾는 가족 단위 고객의 수요가 는 것으로 이마트 측은 분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선풍기(32.8%), 에어컨(21.7%), 냉면 간편식(15.8%) 등 무더위를 날릴 여름철 상품 매출도 늘었다. 홈플러스에서는 제습기(586%), 체리(300%), 건조기(35%), 토마토(23%) 등이 많이 팔렸고, 롯데마트에서는 수박(400%), 세계맥주(350%), 간편식 냉면(200%), 국내 맥주(150%) 등의 매출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은 냉음료 관련 상품이 효자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CU는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얼음 매출이 32.3%로 많이 증가한 가운데 아이스크림(29.9%), 탄산음료(28%), 생수(23.7%), 아이스 드링크(23.6%) 순으로 많이 팔렸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도 컵 얼음(60%), 탄산음료(35%), 아이스크림(45%), 생수(35%) 매출이 오르는 등 여름철 냉음료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 유통가가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일 뿐 아니라 각종 문화 시설을 구비한 곳으로 인식되면서 더위를 피해 시간을 보내는 방문객들의 여름철 관련 제품 연관 수요 매출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론 더워진 날씨의 영향도 있겠으나, 본격적인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쇼핑뿐 아니라 ‘놀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그만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으로 몰리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러한 고객 수요를 만족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내놓는 유통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