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이상혁)가 수백억 원의 연봉을 마다하고 국내 팀에 남은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리그 오브 레전드(롤·LOL) 월드 챔피언인 페이커가 등장했다.
MC 유재석은 이날 페이커가 중국에서 240억 원대 이적 제의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를 소개, “이적 제의가 들어왔는데, 팀에 남기 위해 거절한 거냐?”고 질문했다.
이에 페이커는 “여러 가지 조건을 다 보긴 했다”며 “아무래도 최근 제 목표는 돈이나 명예가 아니다 보니, 좀 더 배우고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팀에서도 좋은 대우를 해주니까 (남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유재석이 “막상 마음을 굳건히 먹어도 245억 원은 (거절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주변이나 가족 반응은 어땠냐?”고 묻자, 페이커는 “가족들은 제 선택을 존중해 주셨다”고 말했다.
페이커의 신념에 감탄한 유재석은 MC 조세호를 향해 “만일 200억 원대 스카우트가 들어온다면 어떻게 할 거냐?”며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동시간대에 하는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 론칭 제안이 온다면 갈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세호는 단번에 “그동안 감사했다. 그곳에 가서도 여기서 배운 그대로 하겠다. 이제 라이벌이 돼 열심히 해보겠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롤드컵 역대 최다 우승’, ‘아시안게임 e스포츠 금메달’ 등 기록을 세운 페이커는 새로 설정한 자신만의 목표를 이날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이번 우승은 내가 아닌 팀을 위한 우승’이라는 소감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올해 들어 ‘목표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어렸을 때 처음 데뷔했을 땐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우승해서 상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해가 지날수록 돈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으니 다른 목표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 뭐가 중요하지? 그다음은 명예였다. ‘많이 우승해서 사람들에게 내가 대단한 걸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커리어가 쌓이고 무슨 목표를 가져야 하나 고민하다가, 저 스스로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한 목표가 있으면 계속 목표를 따라갈 수 있겠구나 싶어 그렇게 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