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의 인생 2회차, ‘내 남편과 결혼해줘’ 노골적이라 더 통쾌한 복수
배우 박민영이 ‘독기’와 ‘복수의 서사’로 새해 안방극장 화제작을 만들어내고 있다.
박민영이 주연한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연출 박원국)가 방송 초반부터 사이다 전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남편과 절친의 불륜, 위암으로 투병하는 비운의 상황, 그 가운데 적반하장 안하무인 남편과 다투다 결국 세상을 떠나고 10년 전으로 돌아가 새 삶을 시작하는 설정까지 그 무엇을 상상하든 예상을 깨는 이야기를 몰아치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8시50분 첫 방송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지금까지 단 2회가 공개됐을 뿐인데도 반응은 즉각적이다. 첫 회 시청률 5.2%(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출발한 드라마는 2회에서 5.9%까지 올랐다. 같은 시간 방송한 전작인 ‘반짝이는 워터멜론’의 최고 시청률(4.7%)과 비교하면 초반 상승세가 뚜렷하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동명 웹소설이 원작이다.
남편(이이경)과 절친(송하윤)이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주인공 강지원이 10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눈을 뜨면서 똑같은 삶을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다. 초반부터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로 시선을 붙잡았고, 남편과 절친을 상대로 벌이는 복수가 시작되면서 한번 보면 좀처럼 시선을 떼기 어려운 ‘폭풍 전개’를 선보이고 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초반 열기의 주인공은 단연 박민영이다. 극 초반 위암으로 투병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몸무게를 37kg까지 줄이고 카메라 앞에 나서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다 죽은 뒤 10년 전으로 돌아가고부터는 과거 답답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위기에 당당하게 맞서는 태도로 다채로운 매력을 보이고 있다.
박민영이 그동안 출연한 작품에서 보이지 않은 새로운 얼굴도 확인할 수 있다. 주인공 강지원이 마주하는 남편의 불륜과 절친의 배신, 시어머니와 주변 사람들의 공격과 폭력에 억눌려 살아가는 모습은 박민영이 이번 드라마에서 처음 드러내는 얼굴이다. 최근 몇 년간 ‘월화수목금토일’ ‘기상청 사람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그녀의 사생활’ 등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주력해왔던 박민영의 과감한 연기 변신이다.
● 전 남자친구와 엮인 사건… “몸도 정신도 힘들었다” 토로
사실 박민영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 출연하기까지 지난 1년간 데뷔 이후 가장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재력가로 알려진 전 남자친구와 연관된 사회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고, 팬들에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사생활에 관한 이슈였지만 전 남자친구가 배임과 횡령 등 혐의를 받으면서 박민영 역시 세간의 뜨거운 시선을 받았다.
박민영은 곧장 남자친구와 결별했다고 밝혔지만 사실 그 과정에서 몸과 정신이 많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사건 직후 정신과에서 뇌파 검사를 받았다는 그는 “죄책감 부분에 빨간색 신호가 들어올 정도였다”며 “매일 후회하면서 살았다”고 돌이켰다.
때문에 다시 시청자와 만나는 기회인 이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그에게 더 각별할 수밖에 없다.
방송 전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박민영은 어려운 시간을 겪은 뒤 “오히려 제가 본업이 무엇인지 행복한 시간이 어느 때인지 촬영장에서 예전처럼 연기만 오롯이 할 때만 예쁘고 빛나는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연루된 논란에 대해 공개된 자리에서 사과하고 반성한 박민영은 그렇게 다진 각오를 이번 드라마에 온전히 쏟아낸다. 극중 그가 처하는 상황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시도하는 복수 역시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반박할 수 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를 설득하면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회귀물 특유의 매력까지 녹여 넣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10년 전으로 돌아갈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사야할 테슬라, 애플 등 우량 주식은 물론 ‘대박’ 날 사업 아이템까지 두루두루 알게 된 주인공 강지원이 만들어갈 새로운 인생이 시청자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