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잘하는 이동욱 친구, 태국인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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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쇼핑몰’ 무에타이 스승 파신… 태국 배우? 한국 배우?

“지안! 굼벵이. 느려!”

여고생 지안에게 무에타이를 전수하는 스승 파신의 훈련 수위에 ‘자비’는 없다. 겉으론 동남아 휴양지의 어디쯤에서 쉽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편안한 현지인의 모습이지만, 태국의 전통 무예 무에타이에 있어서만큼은 진심이다. 느릿한 말투에 순박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숨은 무술 고수로 반전의 매력을 과시하는 인물, 바로 태국인 파신이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극본 지호진·연출 이권) 열기를 지피는 또 한명의 결정적인 캐릭터가 탄생했다. 삼촌(이동욱)에게 어떻게든 ‘한방’을 날리고 싶은 조카 정지안(김혜준)의 부탁을 받고 무에타이를 전수하는 태국인 스승 파신이다.

극중 파신은 지안을 “굼벵이”라고 부르면서 격투기 욕구를 자극하는 인물이자, 삼촌 진만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태국인 친구다. 외국어 억양이 섞인 어색한 말투, 햇볕에 그을린 짙은 색 피부와 생김새까지, 어느 동남아 지역 출신의 현지인 배우가 지닐 수 있는 이색적인 개성과 매력을 아낌없이 과시하고 있다.

파신을 연기하는 배우, 대체 누구일까. 태국인 배우를 캐스팅했을 것이란 예상은 빗나간다.

파신 역을 소화하는 배우는 김민. 앞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시즌2에서 한 차례 ‘외국인 배우’라는 오해를 받았던 주인공이자, 출연작마다 눈을 뗄 수 없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강력한 신 스털러다.

김민은 ‘카지노’ 시즌2에서 주인공 최민식을 돕는 필리핀 친구 존 역을 맡아, 당시 이미 진짜 필리핀 배우일 거라는 오해를 샀다. 당시 ‘필리핀인 존’으로 시청자를 감쪽같이 속이더니 이번엔 ‘태국인 파신’으로 또 한번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언어 구사는 물론 비주얼, 리얼리티 넘치는 연기력으로 인해 한국 배우라고 예상하기 어려운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주인공이다.

김민이 배우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작품은 ‘카지노’ 시리즈 부터다. 그 이전 영화 ‘범털’ ‘범죄도시3’ 등에 짧은 분량으로 출연했지만 배역 이름을 갖고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소화하는 작품은 ‘카지노’ 시즌2가 출발이다. 당시 리얼한 연기 덕분에 ‘진짜 필리핀 배우 아니냐’는 오해를 샀고 이번에는 ‘진짜 태국 배우’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출연작마다 국적이 바뀔 정도로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존재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민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뉴질랜드에 머물던 시기 영어를 빨리 익히려고 연기 수업을 받기 시작하면서 배우의 길로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뉴질랜드 현지 몇몇 브랜드의 CF모델로 활동했고 아시안 배우를 찾는 할리우드 작품들의 오디션에 응시해 활동 무대를 넓혔다. 도전 끝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르코폴로’와 영화 ‘와호장룡:운명의 검’ 등에 참여했다. 그러다 활동 무대를 한국으로 옮긴 뒤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 등을 거쳐 이번 ‘킬러들의 쇼핑몰’을 통해 마침내 ‘김민’이라는 이름을 확실히 알리고 있다.

김민이 그동안 출연한 작품은 모두 액션이 중요한 장르물이다. 김민은 ‘킬러들의 쇼핑몰’에서도 무에타이 실력자로 묘사된다. 구사하는 액션 연기도 고난도 수위다. 실제 태권도 유단자인 그는 표현하기 어려운 액션을 거뜬하게 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오랜 기간 쌓은 무술 실력이 액션물 ‘킬러들의 쇼핑몰’을 만나 빛을 발하는 셈이다.

이권 감독은 ‘킬러들의 쇼핑몰’ 출연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파신 역할을 실제 태국인 배우에게 맡기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적임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배우가 바로 김민이다.

“처음 김민의 프로필을 보고 한국인이라고는 짐작할 수 없는 이국적인 이미지였다”고 밝힌 이권 감독은 “태국인 배우를 찾고 있었는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김민의 등장에 만족해 바로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과거 용병으로 일했던 삼촌이 킬러들을 위한 각종 무기를 판매하는 쇼핑몰을 운영하다 돌연 사망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삼촌이 남긴 거대한 무기 쇼핑몰의 정체를 알게 된 지안이 앞으로 그 쇼핑몰의 새로운 운영자가 돼 자신을 위협하는 킬러들에 맞선다. 전체 8부작 가운데 절반인 4회 분량까지 공개됐다.

시작부터 서로가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팽팽한 긴장과 고난도 액션을 휘몰아치는 ‘킬러들의 쇼핑몰’에서 김민의 역할은 유일하게 웃음을 만든다. 삼촌 진민과 조카 지안 사이를 연결하는, 일종의 윤활유 역할까지 맡는다.

‘킬러들의 쇼핑몰’로 확실히 존재감을 알린 김민은 이미 발빠른 영화 제작진의 캐스팅 대상으로 떠올랐다. 김민은 최근 태국 올로케로 이뤄지는 뜨거운 범죄 액션영화 ‘열대야’의 주연을 맡아 우도환과 장동건, 이혜리와 호흡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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