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테이 토모야스, 우는 기타와 환상 퍼포먼스로 한국 관객들 매료시켜 (인터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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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인 ‘HOTEI TOMOYASU LIVE IN SEOUL’을 개최한 호테이 토모야스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Photo by Michiko Yamamoto

“대머리가 되고 배가 나오기 전에 한국에서 공연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세계적인 아티스트 호테이 토모야스가 지난 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인 ‘HOTEI TOMOYASU LIVE IN SEOUL’을 앞두고 느끼는 소회를 이 같이 밝혔다.

1981년 보위(BOØWY) 결성 이래 40년이 넘는 시간 만에 한국 공연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예전부터 SNS 등을 통해 한국 팬이 많이 계시는 걸 알고 있었지만 좀처럼 기회가 없었다. 코로나라든지 외국에서의 여러 가지 일 때문에 한국 공연을 열기가 어려웠지만, 지금 이렇게 한국 팬들을 만나 뵙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엔 넷플릭스를 통해 ‘기생충’과 ‘마스크걸’ 같은 작품들을 즐겨 봤다. 음식은 생낙지를 좋아한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호테이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를 꼽았다. 한국에서도 영화 ‘신 의리 없는 전쟁’, ‘킬빌’ 테마곡으로, 또 예능 ‘무릎팍도사’ 효과음으로 유명한 이 곡은 세계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지금의 호테이를 있게 했다. ‘신 의리 없는 전쟁’ 개봉 당시 배우로서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바 있는 그는 이 곡을 들으면 가끔 한국이 생각난다고 한다.

호테이는 자신의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 대해 “전 항상 새로운 스타일을 찾는다. 그러면서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와 사운드를 전해 드려고 노력한다. 한 명이라도 많은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역시 살다 보면 나쁜 일도 많이 일어나지만, 내일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한 번뿐인 인생, 긍정적으로 살지 않으면 아깝지 않을까. 저 역시 그다지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팬들 앞에서 연주할 땐 슈퍼 히어로가 되는 느낌”이라고 고백했다.

음악적으로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호테이는 “그가 음악과 삶에 대해 가지는 도전과 탐구 정신은 제게 큰 영감을 줬다. 그의 패션이나 프로페셔널한 부분도 배울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클래식, 재즈, 블루스, 힙합, K-POP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새로운 작품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호테이는 가사에 대해 “긍정적인 것뿐만 아니라 전쟁 등 혼란한 세계 정세, 온난화 등 지구 환경 문제, 인공지능(AI) 시대 등 미래 문제 등 인류가 발전함과 동시에 일어나는 어두운 면에 대한 메시지도 담고 싶다. 인간이 현대를 살아가면서 점점 상실해 가는 것과 긍정적인 에너지에 대한 메시지를 음악 안에서 균형 있게 써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자부심, 정체성 같은 것을 잊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메시지가 작사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인 ‘HOTEI TOMOYASU LIVE IN SEOUL’을 개최한 호테이 토모야스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Photo by Michiko Yamamoto

호테이는 자신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매력에 대해서도 ‘다른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은 자신만의 연주 스타일’을 꼽았다. 훌륭한 기타리스트들이 정신과 육체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운드를 발현하고 있는 것처럼.

호테이는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개성이 중요하다. 개성만으로 좋은 소리가 나진 않겠지만, 테크닉만 있으면 모두 비슷한 음악을 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제프 벡(Jeff Beck)등이 내는 자신만의 사운드는 연습만 많이 한다고 낼 수 있는 소리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라이브를 할 때 관객들의 반응도 제 개성을 찾는데 큰 힌트가 됐다. 저 스스로 연주를 즐기고, 이런 제 음악을 듣는 관객들도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새로운 관객들에게 제 음악과 메시지가 어떻게 전달될지, 그들의 표정을 보는 것이 정말 즐거울 것 같다”고 밝혔다.

호테이는 이번 공연에서 ‘Battle Without Honor Or Humanity’, ‘BE MY BABY’ ‘스릴'(スリル), ‘안녕, 청춘의 빛'(さらば青春の光), ‘RUSSIAN ROULETTE’, ‘Highway Star’, ‘Midnight Sun’, ‘Domino’, ‘Horizon’, ‘BAD FEELING’. ‘Marionette’, ‘Dreamin”, ‘Stereocaster’, ‘FLY INTO YOUR DREAM’, ‘POISON’, ‘밤비나'(バンビーナ) 등 총 16곡을 연주했다.

밴드 멤버로는 그와 오랜 기간 함께 해온 후루타 타카시(드럼), 이노우에 토미오(베이스), 오쿠노 신야(키보드), 쿠로다 아키토시(기타), 키시 토시유키(DJ)가 참여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향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호테이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미들킥 퍼포먼스와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기타 음으로 공간을 압도했다.

그는 무대 중간에 “한국말 몇 개를 연습했는데 어젯밤 막걸리를 너무 많이 마셔서 잊어버렸다. 데뷔 이래 40년이 넘는 기간 중 가장 음악을 즐기고 있는 이 시기에 서울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 만약 20년 전에 한국에서 라이브를 했다면 공연장을 가득 운 여성분들이 제 매력에 기절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호테이는 베테랑답게 보위와 컴플렉스(COMPLEX) 시절 자신의 대표곡들을 연주, 한국 관객들의 오랜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제창을 유도했다.

또 지난해 발매한 ‘GUITARHYTHM VII’에 수록된 4곡을 신들린 연주로 연이어 선보이며 거장의 면모를 뽐냈다.

특히 딥 퍼플(Deep Purple)의 ‘Highway Star’를 그만의 기타 톤으로 녹여낸 무대는 호테이다움이 무엇인지 깨닫게 했다.

마지막 곡인 ‘FLY INTO YOUR DREAM’의 애절한 프레이즈는 마치 기타가 우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했다.

호테이는 “다시 만나요. 다들 건강하세요”라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90분이 넘는 첫 한국 라이브를 완벽하게 끝마쳤다.

지난 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첫 내한 공연인 ‘HOTEI TOMOYASU LIVE IN SEOUL’을 개최한 호테이 토모야스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Photo by Michiko Yamamoto

호테이는 지금까지 자신이 이룬 많은 성취를 대함에 있어 남다른 자세를 보였다.

그는 “유명한 음악가에게 인정을 받든, 어떤 상을 받든, 음반을 많이 팔든 무언가 큰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저 많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값진 성과다. 젊었을 땐 무턱대고 열심히 한 부분이 많다. 이후 많은 시간과 경험을 통해 음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생겼다. 기타를 처음 잡기 시작했을 때부터의 꿈이 전 세계에서 연주하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한국에서도 연주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오늘도 내 꿈을 이루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호테이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스스로의 한계를 경신하고 싶다. 그 일환이 바로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투어다. 저도 이제 60대인 만큼 인생을 즐기면서 사회 활동 같은 것에도 힘을 쏟고 싶다”고 밝혔다.

연기 활동에 대해선 “배우의 재능은 없는 것 같다. 하면 할수록 내가 승부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영화 음악에 대한 욕심은 있다”고 말했다.

어느새 장년이 된 호테이는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윗세대가 무슨 말을 한들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이 있다. 다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 않겠나. 제가 그나마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말은 때론 자신이 한 선택이 틀리더라도 끝까지 믿고 나아가라는 것이다. 실패를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 인생이니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예술가든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의문을 가지면서 살아가지만,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순간이 올 거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호테이는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많이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첫 번째 한국 공연을 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쁩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보러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공연은 제게 한국에서의 첫걸음, 시작일 뿐입니다. 두 번째, 세 번째 라이브를 하기 위해 한국에 꼭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이 기사를 보신 분들이 저의 두 번째, 세 번째 라이브에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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