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몰랐는데 이제 ‘사랑’ 이해하게 됐다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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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로기완’은 송중기가 7년 전에 고사했던 작품이다. 당시 극중 멜로 라인에 공감하지 못해 거절을 했다가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 중에 다시 제안 받아 인연을 맺었다.

송중기는 “그때는 왜 그랬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다시 보니 상대역인 마리(최성은)에 대한 기완의 감정에 공감이 되더라”고 출연한 배경을 밝혔다.

송중기는 시나리오 속 마리를 향한 감정이 변화한 “이유를 모른다”고 했지만,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 무렵 그는 아내 케이티 루이즈 손더스와 한참 연애 중이었다. 그 ‘사랑’이 송중기를 ‘로기완’으로 이끌었던 것은 아닐까.

[인터뷰] 송중기, ‘주연배우의 무게’를 아는 진짜 배우

“계속 성장하고 싶어요. 지겨워지고 싶지 않아요.”

배우 송중기가 ‘로기완’을 선택한 이유였다.

3월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제작 용필름)은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각색한 작품. “사람답게 살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말을 가슴에 품고, 벨기에에 정착하기 위해 분투하는 탈북청년 로기완의 이야기를 그린다.

송중기가 타이틀롤 로기완을 연기했다. 송중기는 로기완을 통해 목숨 걸고 새 삶을 찾아나섰지만 냉대와 멸시를 받는 이방인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그 와중에도 로기완은 삶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살아내려 하는 인물이다.

송중기는 로기완을 연기하며 북한말에 도전했다. 우리가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접한 함경도의 말이 아닌 점이 특색 있다.

송중기는 “기완이 쓰는 북한말은 자경도 지역의 말투”라고 소개했다. ‘로기완’의 북한말 자문을 담당한 전문가의 권유로 함경도 말에서 자경도 말로 바뀌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제 북한말 선생님은 한국영화에 나오는 북한말 전문이에요. 그분도 여러 나라를 거치면서 많은 고생을 해서 그런지 ‘로기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쓰는 말도 바뀌었죠. 북한말이 처음이라 쉽지는 않았는데 (저 역시)신선하고 싶어서 도전했습니다.”

'로기완'은 벨기에에 정착하기 위해 분투하는 탈북청년 로기완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로기완’은 벨기에에 정착하기 위해 분투하는 탈북청년 로기완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로기완’은 지난해 10월11일 개봉한 영화 ‘화란’에 이어 송중기가 대중에게 선보이게 된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로기완’도 ‘화란’ 못지않게 어둡고 무겁다. 그는 “‘로기완’의 쓸쓸한 정서에 매료돼 선택했다”고 얘기했다.

“저는 역할의 이미지보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정서에 끌려서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화란’을 예로 들면, 치건(‘화란’에서 송중기가 맡은 인물)이 조폭이니까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한 게 아니라, ‘화란’의 스산함, 치건의 비겁함에 끌렸죠.”

“‘로기완’도 그래요. 기완은 어머니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며 자신이 행복해도 되는지를 망설여요. 기완에게 느껴지는 죄책감이 저를 작품으로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화란’도 그렇고 ‘로기완’도 그렇고 그가 최근 고른 영화들은, 안방극장에서 그를 흥행 보증 수표로 만들어준 ‘태양의 후예’ ‘빈센조’ ‘재벌집 막내아들’ 등과 전혀 다른 결의 작품이다. 덕분에 송중기의 스크린 행보는 흥행 여부와 별개로 다양한 작품을 만나고 싶은 배우로서의 욕구를 해소하는 것처럼 보인다.

송중기는 '로기완'에 출연하며 처음 북한말 연기에 도전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송중기는 ‘로기완’에 출연하며 처음 북한말 연기에 도전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그렇다고 송중기가 영화의 흥행을 등한시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스스로 “흥행에 큰 책임을 느끼는 배우”임을 강조했다.

“영화든 드라마든 흥행에 대해서 무척 많이 신경 쓰는 편이에요. 주연배우가 흥행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주연배우의 책임감이 크니까 더 많은 개런티를 주는 거잖아요.”

“물론 작품이 대중적이지 않을 때는 솔직히 움츠러들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흥행을 바라고, 흥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송중기다운 ‘돌직구’ 답변이다. 이런 거침없는 화법이 간혹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말에 가식은 없다.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려고 누구보다 노력하는 배우, 다름 아닌 송중기이다.

'로기완'은 송중기가 한 차례 거절을 했다가 다시 선택한 작품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로기완’은 송중기가 한 차례 거절을 했다가 다시 선택한 작품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마리를 향한 기완의 감정, 시간 지나니 공감”

송중기가 ‘화란’에 조연으로 출연해 주연 이상의 홍보 일정을 소화하고 개런티를 받지 않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로기완’은 오락영화와는 거리가 있는 작품이나 최근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순위에서 비영어 영화 부문 3위에 오르며 높은 관심 속에 출발했다. 송중기는 “예상한 것보다 (순위가) 높게 나왔다”며 웃었다.

원래 ‘로기완’은 송중기가 7년 전에 고사했던 작품이다.

당시 극중 멜로 라인에 공감하지 못해 거절을 했다가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 중에 다시 제안 받아 인연을 맺었다.

송중기는 “그때는 왜 그랬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다시 보니 상대역인 마리(최성은)에 대한 기완의 감정에 공감이 되더라”고 출연한 배경을 밝혔다.

송중기는 시나리오 속 마리를 향한 감정이 변화한 “이유를 모른다”고 했지만, ‘재벌집 막내아들’ 촬영 무렵 그는 아내 케이티 루이즈 손더스와 한참 연애 중이었다. 그 ‘사랑’이 송중기를 ‘로기완’으로 이끌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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