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5도에 길에 자빠져서 촬영했다는 70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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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데이즈’로 돌아온 윤여정 비하인드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이 3년 만의 차기작으로 김덕민 감독의 연출 데뷔작인 ‘도그데이즈’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도그데이즈’는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 반려견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영화로, 윤여정은 성공했지만 반려견 완다와 단출하게 지내고 있는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를 연기한다.

협심증을 앓고 있지만 하나밖에 없는 가족인 아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지내온 민서. 반려견 완다와 외출하고 들어오는 길에 그만 쓰러지고 말았고, 그 일로 곁에 있던 완다와 의도치 않은 이별을 하게 된다.

영화 촬영은 겨울에 진행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윤여정이 야외 촬영하는 날마다 영하의 날씨였던 지라 감독과 스태프들은 “왜 선생님 나오시는 날마다 온도가 내려갈까요?”라며 미안해했다고.

내 팔자가 사나워서 그래.
네가 무슨 죄가 있겠니?

하지만 날씨는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법. 미안해할 것 없다고 쿨하게 대답했던 윤여정이 길에서 쓰러지는 장면을 촬영하는 날은 무려 영하 15도였다고 한다.

쓰러지는 장면이 보여야 하다 보니 바닥에 무엇을 깔 수도 없는 상황. 추운 날씨에 길에서 쓰러졌다가 다시 앉기를 반복해야 했던 윤여정은, 다시 일어나면 너무 추우니까 누워있는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실제로 영화 촬영이 한창이던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윤여정은 엄동설한에 촬영하느라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촬영하는데 가면 다들 비 맞고 있고, 길에 자빠져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 한 몸 희생에서
이 한 몸 참고하리라 했다

‘도그데이즈’를 촬영하며 윤여정이 겪은 고난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한 번은 쇠꼬챙이로 된 어닝의 받침대가 손등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자신의 부상을 알리면 촬영이 지연된다는 생각에 참고 촬영에 임한 윤여정이었다.

김덕민 감독과 서로 ‘아무것도 아닌 취급받을 때’ 만났다고 회상한 윤여정. 20여 년 동안 조감독으로 일해온 김덕민이 입봉할 때 기꺼이 출연하겠노라 약속하고, 시나리오도 개런티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도그데이즈’는 전형적인 악역이나 답답한 성격의 캐릭터 없이 따뜻한 분위기를 지닌 작품이다. 윤여정은 시사회가 끝나고 난 후 김덕민 감독에게 “이렇게 착한 사람만 나오는 영화도 되니?”라고 물었다고.

윤여정과 함께 주연을 맡은 유해진 역시 시사회 때 펑펑 울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신파는 아니니 걱정마시길) 자극적인 콘텐츠가 휘몰아치고 있는 요즘 ‘도그데이즈’ 같은 따뜻한 영화도 입소문을 타고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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