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인 외동아들이 친구들에게 ‘개근 거지’라고 놀림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냥 밈인 줄 알았는데 우리 아들이 겪어버렸네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 외동아들을 둔 아버지다.
그는 “어제 아들이 집에 와 친구들이 ‘개거’라고 한다고 울면서 말하더라”며 “‘개거’가 뭔가 했더니 ‘개근 거지’였다”고 말했다.
‘개근 거지’란 학기 중에 체험학습을 신청하지 않고 개근하는 아이들을 비난하는 말이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최근 해외여행 등을 이유로 체험학습을 신청하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개근을 하는 아이들은 자연스레 ‘못 사는 아이’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A씨는 “학기 중 체험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는데 안 가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외벌이 수령 300~350만 원 벌면서 집값 갚고 생활비, 보험, 저축하면 남는 것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빠듯한 살림이지만 외동아들의 울분을 들은 A씨는 국내 여행이라도 가야겠다고 생각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강릉 양양이나 경주 같은 국내 여행지를 보여주기 위해 아들을 컴퓨터 앞으로 불렀다.
그러나 아들은 “다른 친구들은 괌, 싱가포르, 하와이 등 외국으로 체험학습 간다”며 “한국 가기 싫다. 어디 갔다 왔다고 말할 때 쪽팔린다”고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트렌드를 반영해 아이 휴대전화도 최신 아이폰에 아이패드까지 사줬지만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에 A씨는 씁쓸함을 느꼈다.
그는 “당연히 모든 세대만의 분위기가 있겠지만 저는 그냥 없으면 없는 대로 자라고 부모님이 키워주심에 감사하면서 교복도 가장 싼 브랜드 입고 칭얼거린 적도 없다”며 “요즘은 정말 비교문화가 극에 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아내와 아들 둘만 해외여행을 보내 주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땡처리 항공권 알아보고 있다”며 “참 사는 게 쉽지 않다. 갑갑하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A씨의 사연을 접한 이들 역시 혀를 내둘렀다.
댓글에는 “정말 그러는 곳이 있구나”, “낭설이겠거니 했는데 참 씁쓸하다”, “비교문화가 끝나는 시대가 와야 한다”, “임대 아파트에 이어 해외여행이냐”, “어린아이가 상처받았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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