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되리라 생각했다”
의학연구 위해 시신 기증 의사 비쳐
마치 미래를 알고 있었던 것만 같은 유언장이 공개되며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유언장으로 가족들에게 감동을 안긴 주인공은 바로 ‘국민 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은 배우 전무송이다.
‘배우 가족’이 될 것을 예견한 아버지?
지난 25일 JTBC 예능 ‘배우반상회’에 출연한 배우 전진우와 김미림 부부는 남다른 배우 경력을 자랑하는 집안을 자랑했다.
전진우의 아버지가 올해로 연기 경력 60년에 접어든 전무송인 데다 누나는 경력 32년 차의 배우 전현아, 매형은 경력 44년 차의 배우 김진만이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배우로 살아온 세월만 전부 합쳐도 186년에 달할 정도라고.
이날 이 자리에서 가족들은 전무송과 그의 아내 이기순의 54주년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었다.
전무송 부부의 첫 만남 일화를 들려주고 손자와 함께 노래 부르는 등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가족들은 앨범에서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2001년 한 잡지 매체를 통해 미리 작성한 전무송의 유언장이 앨범에 꽂혀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시신을 의학 연구를 위해 기증하고자 한다는 내용이 담긴 전무송의 유언장을 읽은 가족들은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2001년 당시에는 자식들 모두 결혼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마치 배우 가족이 될 것을 예견이라도 한 것 같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유언장에는 “아들, 딸, 사위, 며느리 너희들은 내 자랑이다”라며 “연극의 대를 잇겠다고 뛰어든 너희가 대견하면서도 걱정스럽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내 이기순에게 남긴 편지에도 “이제 아들, 딸, 사위, 며느리 모두 연극에 입문해 연극인 가문을 이뤘으니 행복하다”고 적혀 있기도 했다.
가족들이 유언장을 읽고 깜짝 놀라자 전무송은 “이렇게 되리라고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감탄을 자아냈다.
전무송은 오래전부터 가족들이 다 연기하기를 바라며 배우 가족을 만들고 싶었다는 마음 또한 내비쳤다.
이에 며느리 김미림은 “남편을 너무 늦게 만난 것 같다”며 “조금 더 일찍 만났다면 시부모님도 더 젊으셨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우리 가족이 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따뜻함을 만들어 가며 살아가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내며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천의 얼굴을 가진 60년 차 배우 전무송
전무송은 고등학교 시절 연극 ‘햄릿’을 보고 연극에 반해 1964년 연극 ‘춘향전’으로 데뷔한 올해로 데뷔 60년 차 배우다.
연극배우로 활동할 당시에는 매우 가난했던 탓에 어린 딸에게 먹일 우유조차 마련하기 어려웠는데, 배우 일을 관두는 것까지 고려했었다고.
그러나 아내의 만류로 연기 생활을 계속해 나가던 전무송은 1981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만다라’에서 떠돌이 파계승 역할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원효대사’, ‘임꺽정’, ‘왕과 비’ 등 사극에 출연하며 신비롭고도 현명한 도인, 승려 등의 역할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KBS 대하 사극 ‘태조 왕건’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뛰어난 지략을 가진 최승우 역할을 연기하면서 큰 호평을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인자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의 캐릭터와 함께 간사하고도 비열한 연기 역시 능숙하게 소화해 내는 전무송.
최근 영화 ‘데드맨’에서 악역을 맡아 날카로운 눈빛과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으며, 소름 끼치는 연기력으로 시선을 끌기도 했다.
“살아있음에 감사…”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아들
한편 전무송이 아들을 사고로 잃을 뻔했다는 소식도 함께 화제가 되고 있다.
2015년 전진우는 구례 터널에서 큰 교통사고를 당해 일주일간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사경을 헤맬 정도로 위험한 상태였음에도 무사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지금은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당시 부상으로 인해 뇌가 손상되며 지금도 말할 때 버벅대는 부분이 있다고.
전무송은 2022년 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하여 “지금도 거리에서 앰뷸런스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로 모든 게 다 감사하다”며 “가족이 눈앞에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임을 깨달았다”고 말한 전무송은 아들에게 무한한 애틋함을 보여주었다.
전진우 역시 전무송을 보며 “아버지는 대선배이자 인생의 롤모델”이라며 존경의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무송과 전진우는 지난 2019년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2인 1역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며 큰 호평을 받은 있다.
전무송의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화목한 가족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가족들의 행복이 오랫동안 이어지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