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주연영화 찍고 집에서 쫓겨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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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이경이 종합병원에서
일주일 기거한 사연

2012년 이송희일 감독의 영화 ‘백야’의 주인공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배우로 데뷔한 이이경. 해당 작은 두 남성의 사랑을 다룬 퀴어 영화로, 대부분의 퀴어 영화가 그러하듯 주인공들의 키스신과 베드신이 등장한다.

이송희일 감독과의 만남에서 부모님을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 이이경은 생애 첫 주연을 맡은 영화이자, 첫 베드신을 소화하기 위해 에너지 드링크 6캔을 마시고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했다.

하지만 연기에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어 감독에게 너무 빨리 끝난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한 이이경에게 감독은 이렇게 대답한다.

야, 내가 무슨 포르노 감독이니?
다 찍었어. 걱정하지 마.

첫 데뷔작에서 열과 성의를 다해 촬영하던 이이경은 어느 날 어머니에게 전화를 받고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오라”라는 말을 듣게 된다. 아들이 퀴어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베드신이 있다는 것을 알고 노발대발하신 것.

아버지한테만 비밀로 해주세요.

화가 났지만 침착하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자신이 선택한 길’이라며 어머니를 설득한 이이경. 혹시나 아버지가 알면 촬영장에 쫓아올까 봐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한다. (심지어 아버지는 배우가 되는 걸 매우 반대하셨다고 함)

이이경은 모든 촬영을 무사히 마친 후 아버지에게 대본을 내밀며 사실을 밝혔다. 화가 난 아버지는 “네 맘대로 할 거면 뭣 하러 얘기하느냐?’면서 집에서 쫓아냈고, 당장 갈 곳이 없었던 이이경은 아산병원 대기실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웬걸, 핸드폰 충전도 할 수 있고, 씻을 수 있는 곳도 있는 것은 물론 층마다 TV가 있어서 좋았던 이이경은 그렇게 무려 일주일 동안 병원의 대합실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그렇게 배우가 되는 것을 격렬하게 반대했던 아버지와 데면데면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이이경. 배우로서 소신을 갖고 작품에 임한 데뷔 영화인 ‘백야’는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여러 해외 영화제에서 공개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제는 배우뿐만 아니라 예능인으로 다방면으로 활약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이경. 어느 날 아버지에게 문자로 ‘집에 사인 50장 보내놔라’라는 문자를 받고 무척 뭉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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