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를 이끌 두명의 신인 배우가 탄생했다. ‘올해의 배우상’의 주인공은 유이하와 박서윤이다.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유이하와 박서윤은 올해의 배우상의 영광을 안았다. 영화 ‘3학년2학기’과 ‘허밍’으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된 이들은 심사위원인 배우 김선영, 류준열의 심사를 통해 차세대 배우로 선정됐다.
유이하와 박서윤은 독립영화와 드라마 등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실력을 쌓은 신인이다. 영화제에 초청된 독립영화들을 대상으로 탁월한 연기와 활약을 보인 배우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배우상을 계기로 이름을 확실히 알리고 한국영화 미래에 힘을 보탤 활약을 예고했다.
폐막식에서 이뤄진 시상식에서 유이하는 ‘3학년2반’을 연출한 이란희 감독을 비롯해 스태프들에게 인사한 뒤 “제가 연기한 이창우라는 인물은 직업계 고등학교 3학년”이라며 “저도 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해 그 시절이 많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유이하가 주연한 ‘3학년2반’은 직업계 고등학교 3학년인 청우가 친구 우재와 함께 중소기업 공장으로 실습을 나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금방 실습을 포기한 우재와 달리 창우는 묵묵하게 실습 과정을 견디고 공장 책임자의 눈에 든다. 유이하가 창우 역이다. 이란희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올해의 배우상뿐 아니라 KBS독립영화상, 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을 휩쓸었다.
유이하는 이날 수상 무대에서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을 만나길 바란다”고 강조하면서 “저의 인생에 나침반이 된 말을 해준 분이 있다. ‘말하는 대로 된다’고 말해준 유재석 선배님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수상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유재석의 이름을 밝힌 데는 이유가 있다. 유재석은 2011년 MBC ‘무한도전’에서 가수 이적과 함께 ‘말하는대로’를 발표했다. 자신이 겪은 과거의 불안한 마음을 녹인 가사로 희망와 위로를 선사했다. 노래는 배우를 꿈꾸는 유이하에게도 강력한 동기와 희망을 줬고, 유이하는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에 유재석의 이름을 언급해 시선을 끌었다.
● 박서윤 “믿기지 않는다” 눈물
박서윤이 주연한 영화 ‘허밍’은 미완성된 영화의 후시 작업을 함께 하는 녹음기사와 단역배우, 사망한 어느 여배우의 일화를 다룬 이승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박서윤은 영화에서 세상을 떠난 여배우 미정을 연기했다.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를 이끄는 박서윤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극의 인물을 실제로 만나는 경험을 관객에 선사했다”고 평했다.
폐막식에서 박서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앞쪽에 앉아서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1년이 흘러서 바라보던 곳에 제가 서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해 하면서 “부산에 와서 많은 영화와 선배님들을 보면서 겸손과 연기를 배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상이 무겁게 느껴진다”며 “철없는 저를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해준 부모님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유이하와 박서윤의 올해의 배우상 수상과 함께 올해 영화제를 빛낸 작품과 주역들도 결정됐다.
아시아 신인 감독의 영화 가운데 탁월한 완성도를 갖춘 작품에 수여하는 뉴커런츠상은 박이웅 감독의 ‘아침바다의 갈매기는’과 테 마우 나잉 감독의 ‘침묵의 외침’이 선정됐다. 고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기리는 취지의 지석상은 리마 다스 감독의 ‘빌리지 락스타2’, 린슈위 감독의 ‘옌과 아이리, 모녀 이야기’가 받았다.
비프메세나상은 프랭키 신 감독의 ‘홍콩 노점, 2019’, 박민수‧안건형 감독의 ‘일과 날’이 수상했다. 선재상은 송지서 감독의 ‘유림’, 마츠이 히로시 감독의 ‘겨울정원’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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