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극장서 다시 보는…한강의 소설 원작 영화 ‘채식주의자’ ‘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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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민서가 주연한 영화 ‘채식주의자’의 한 장면. 사진제공=스폰지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한강 작가의 소설 가운데 영화로 만들어진 두 편을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채식주의자’와 ‘흉터’가 17일 특별 상영 형식으로 전국 45개 CGV 극장에서 재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채식주의자’와 ‘흉터’는 한강 작가가 발표한 다양한 소설들 가운데 영화로 제작된 단 두 편의 작품이다. 개봉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점으로 문화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화제가 확산하면서 이들 영화에도 관심이 집중됐고 그 열기에 힘입어 다시 공개됐다.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GV뿐 아니라 씨네Q와 아트나인, 더숲아트시네마 등 일부 예술극장들에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채식주의자’는 소설이 출간되고 3년 뒤인 2010년 영화로 제작돼 개봉했다. 임우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악몽에 시달리던 주인공 영혜가 채식주의를 선언하고 환상에 사로잡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영혜와 남편, 형부와 언니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독특한 구성으로도 눈길을 끈다. 극의 중심인 영혜 역은 배우 채민서가 맡았고, 언니 지혜 역의 김여진, 형부 민호 역은 현성이 연기했다.

‘채식주의자’는 개봉을 앞두고 미국 선댄스영화제의 월드시네마 드라마 경쟁부문에 초청돼 주목받았지만, 개봉 이후에는 다소 난해한 이야기로 관객의 폭넓은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가 세상에 나온지 14년이 지났고, 특히 원작자인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효과에 힘입은 재개봉으로 다시 관객에 공개된 만큼 이번에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극장에서 함께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영화 ‘흉터’는 한강 작가가 1999년 발표한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 수록된 중편소설 ‘아기 부처’가 원작이다. 깊은 상처를 지닌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여주인공의 자아정체성에 집중해 누군가의 상처와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태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채식주의자’와 마찬가지로 임우성 감독이 연출해 2011년 개봉했다.

감독은 ‘아기 부처’라는 원제 대신 영화의 제목을 ‘흉터’라고 바꾼 이유에 대해 “누구나 가슴 속에 상처를 품고 살지만 적절하게 치유하지 않으면 그것은 결국 흉터가 돼 버린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배우 박소연과 정희태가 주연해 2011년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영화제 자벨테기 신인감독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채식주의자’와 흉터’는 극장 개봉 이후 IPTV 등 VOD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았다. 최근 OTT 플랫폼이 활성화 되면서 과거의 작품들도 꾸준히 공개되고 있지만, 한강 작가의 원작을 옮긴 이들 영화는 플랫폼에서 볼 수 없었다. 때문에 이번 극장 재개봉은 노벨문학상으로 촉발된 관심이 스크린으로 이어지는 기회로 주목받는다.

한강 작가의 중편 소설 ‘아기 부처’를 옮긴 영화 ‘흉터’. 사진제공=키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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