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빚 200억 떠안고 치매 수발까지 들었다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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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0여 년 간 함께 해 온 남편과 사별한 원로배우 선우용여가 최근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 출연해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로버트 할리가 아내에게 먼저 이혼 얘기를 꺼냈다는 얘기에 따끔한 충고를 남겼습니다.

미국 출신의 국제 변호사인 로버트 할리는 한국인 아내와 결혼, 구수한 부산 사투리와 입담을 자랑하며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하지만 2019년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안깁니다.

로버트 할리에 의하면 온 세상이 외면했을 때에도 가장 먼저 연락해 걱정해 준 사람이 바로 선우용여였다고 하는데요. 선우용녀의 아내와는 잘 지내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 제가 먼저 이혼하자고 했다”라며 고개를 숙입니다.

본인이 먼저 이혼하자고 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이에 선우용녀는 (귀책사유가 있는 당사자인) 로버트 할리가 먼저 이혼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라며 돌직구를 던집니다. 사실 남의 부부관계에 남이 이래라저래라 할 사안이 아닐 수도 있는데요.

선우용여의 기구한 결혼생활을 보자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선우용여는 25세이던 1969년 혼전 임신과 동시에 결혼하는데요. 하지만 결혼식 당일 경찰이 들이닥쳐 남편을 체포해 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남편이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1,750만 원의 빚을 지었기 때문인데요. 당시 집 한 채가 100만 원이었으니, 지금으로 치자면 무려 200억 원의 어마어마한 빚을 고스란히 떠안은 선우용여.

당연히 당일에는 결혼식을 치르지 못했고 뒤늦게 다시 결혼식을 올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일로 전재산을 빼앗긴 남편은 무려 1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재판을 진행해야 했다고요.

결국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인 된 선우용여는 닥치는 대로 방송일을 하며 집안을 일으켜 세웠고, 1990년대 후반 SBS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에 출연하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이합니다.

그렇게 온갖 고생을 하며 뒤늦은 성공을 얻어낸 선우용여. 사실 이전까지는 그저 순종적인 아내로 살면서 머리 하나 자의로 자른 적이 없었다가, ‘순풍산부인과’를 핑계로 남편에게 헤어스타일을 바꿀 것을 허락받습니다.

그러나 하루종일 고된 촬영을 마치고 새벽에 돌아와도 남편이 늘 하는 말은 ‘밥’. 평소 같았으면 바로 주방으로 가 밥을 차려주었을 텐데 유독 참을 수 없었던 어느 날 그녀는 결국 지르고 맙니다.

내가 밥이야?
왜 나만 보면 밥밥밥 그래?!!!
당신이 차려먹어!

그렇게 남편에게 지르고 난 후 터져 나오는 울분을 참지 못해 대성통곡을 한 선우용여. 처음엔 당황한 남편 역시 결국엔 스스로 부엌으로 향해 “냉장고 문은 어떻게 여는 거야?”라는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결혼한 지 수십 년 만에 집 안에서 큰 소리를 낼 수 있었던 선우용여. 그럼에도 남편은 선우용여가 번 돈으로 흥청망청 생활을 했고, 이를 보다 못한 아들이 아버지의 카드를 자르는 일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카드를 잘린 지 3개월 만, 그녀의 남편은 치매와 파킨슨병을 동시에 진단받게 되는데요. 그렇게 4년여 동안 투병하다 2014년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은 바로 “여보 미안해”였다고요.

50여 년이라는 결혼 생활 동안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던 선우용여. 로버트 할리에게 자신 역시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가족과 보내는 시간들이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여느 인간관계가 그러하지만 부부사이야 말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이인데요. 로버트 할리 부부 역시 현명한 판단을 통해 각자의 길에서 평화를 찾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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