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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내가 있었다” … 임신 중 남편의 아내를 만난 여가수

“너무 사랑해서 어쩔 수 없이”
그녀가 고백한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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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임신 중 남편의 아내를 만난 여가수 (온라인 커뮤니티)

한국 대중가요계의 원조 디바이자 ‘밤안개’로 알려진 가수 현미. 그녀의 사랑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파란만장했다. 그 중심에는 그녀를 스타로 이끌었지만, 동시에 큰 상처를 안긴 남편이자 천재 작곡가로 불리던 故 이봉조가 있었다.

1962년 ‘밤안개’로 데뷔한 현미는 당시 독특한 재즈 창법과 매력적인 목소리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곡을 만든 사람이 바로 이봉조였다.

둘은 미 8군부대 공연을 통해 처음 만났고, 첫눈에 이봉조의 재능과 매력에 빠진 현미는 그와 매일 밤을 함께 보내며 사랑에 빠졌다. 당시 현미는 자신이 ‘천재 작곡가’라 불리는 그의 유일한 연인이자 아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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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봉조, 현미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이 사랑은 현미가 임신 8개월 차였을 때 비극으로 변해 버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녀 앞에 나타난 한 여인이 다름 아닌 이봉조의 아내라며 자신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유부남이자 두 딸의 아버지인 이봉조는 그 사실을 숨긴 채 현미와 사랑에 빠져 살림까지 차린 상태였다.

그녀는 “그가 이혼했다고 말했기에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결혼식을 준비하고 날짜까지 잡았는데 계속해서 뒤로 미루더라. 결국 그 여인이 찾아왔고, 난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비극적인 사랑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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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현미 (뉴스1)

어린 나이에 배 속에 아이까지 가진 채로 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현미는 크게 괴로웠다. 둘은 두 아들을 낳고 결혼 생활을 이어갔지만, 그러던 중에도 그의 본처 역시 남편 사이에서 두 아이를 낳았다.

결국 현미는 이봉조와의 연을 끊기로 결심하고 그를 본처에게 돌려보내기로 했다. 이 과정은 그녀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이봉조가 떠난 후에도 그녀는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며 가수로서 생계를 이어갔다.

그녀는 이후에도 “그 여인이 얼마나 힘들었겠나, 여자로서 그가 안쓰럽고 불쌍했다”며 이봉조가 세상을 떠났을 때 본처와의 합장을 흔쾌히 허락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세기의 결혼식으로 주목받은 그녀와 이봉조의 삶은 1987년 이봉조가 생을 마감하며 진정한 이별을 맞았다. 건강이 악화된 이봉조는 마지막까지 현미를 그리워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끝내 봉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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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현미 (연합뉴스)

현미는 이후 방송에 출연해 “그가 틀니를 끼고 색소폰을 부는 모습을 봤을 때 너무 안쓰러웠다. 한때 나에게 세상 전부였던 사람이 이렇게 초라하게 생을 마감하다니, 운명이 그것밖에 안 되나 싶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현미는 이후로도 평생을 홀로 살아갔지만, 이봉조에 대한 그리움은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다. 가끔 그의 묘소를 찾아 “살아 있을 때 좀 더 잘해줬어야 했다”며 홀로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60년지기 친구인 배우 엄앵란이 함께 그녀의 묘소를 찾았을 때, 그녀는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 같은 존재와의 재회를 그리워하는 듯, “우리가 조금만 달랐더라면 이렇게 서럽게 살진 않았을 텐데”라며 슬픔을 드러냈다.

그토록 사랑했던 남편의 거짓말과 이별, 그리고 지난한 삶의 여정 끝에 현미는 2023년 4월 4일 85세의 나이로 마지막 무대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팬클럽 회장 김 씨가 발견한 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끝내 별세 소식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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