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뭘 볼까]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고 싶다면! 영화 ‘본인 출연, 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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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오늘, 볼만한 작품을 추천합니다.

감독 : 라우 첸 / 각본·프로듀서 : 제리 슈, 라우 첸 / 출연 : 제리 슈 등 / 상영시간 : 74분 / 관람등급 : 15세이상관람가 / 개봉 : 11월13일

대만 출신 제리는 빈 손으로 미국 이민을 떠나와 지난 40년 동안 성실하게 일만 해왔다. 알뜰하게 돈도 모아 이제 은퇴를 한 뒤 소소하지만 나름 평안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됐다. 아들들에게도 일정 부분 재산을 물려줄 수 있다.

어느 날 중국의 비밀경찰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자신이 국제적인 돈세탁 범죄의 용의선상에 올랐다는 것이다. 너무도 놀란 그는 자칫 중국으로 송환될까 걱정하며 가족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비밀경찰에 적극 협조하기로 한다. 은행을 드나드는 이들을 감시하라는 비밀경찰의 지시. 자신에게 무심한 가족들도 모르는 일에 빠져드는 그의 평범한 일상에 묘한 짜릿함을 안겨주기까지 한다.

이만하면 극영화의 얼개를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다큐멘터리’를 표방한다. 영화 속 제리 역시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제리 슈이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짜임새 있게 넘나들며 흥미롭고 신선한 형식을 선보인다. 그래서 제리는 영화의 주연배우이기도 하다. 자신이 겪은 경험담을 실제 그 자신이 연기한 셈이다. 그는 프로듀서로도 영화에 참여했다.

그렇다면 비밀경찰에 협조하게 된 제리는 어떤 결말을 맞을까.

제리가 끝내 빈털터리가 되어 대만으로 되돌아간다. 하지만 이야기는 단순하지도, 그렇게 진부하지도 않아서, 그러기까지 제리와 그 가족이 맞이하는 어떤 순간을 핍진하게 담아낸다. 제리가 어린 시절부터 간직했던 꿈도 가족 앞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 같은 과정은 제리와 그 가족에게 삶이 던져주는 어떤 물음에 답하라며 관객의 가슴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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