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씨부인전’ 히든카드 “노비즈를 아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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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기·김재화·임지연·오대환·이재원(왼쪽부터)의 모습. 과거 시험 치르는 천상휘(추영우)를 응원하는 모습. 사진제공=JTBC

노비에서 양반으로,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어 활약하는 주인공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는 이들이 있다. 엉뚱함과 다정한 마음을 지니고 무엇보다 흔들림 없는 의리를 과시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은 주인공들이다.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 노비 역할을 맡아 감초로 활약하는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다.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연출 진혁)이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둔 가운데 임지연과 추영우만큼이나 ‘노비즈’도 인기를 얻고 있다. 극중 옥태영(임지연)과 천승휘(추영우)의 곁을 지키는 노비 캐릭터를 연기한 김재화 오대환 이재원으로, 이들은 맛깔나는 연기로 극의 매력을 한층 살렸다. 여기에 해결사 역할을 맡은 홍진기, 짧게 등장했지만 따스한 온기를 남긴 윤서아까지 이들은 일명 ‘노비즈’로 불리면서 맹활약 했다. 

지난해 11월30일 첫 방송해 오는 26일 막을 내리는 ‘옥씨부인전’은 도망 노비 구덕이 우연히 양반 옥태영의 신분으로 살아가면서 조선시대 변호사인 외지부가 되고, 약자를 도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신분을 위장한 것이 발각되면 목숨이 위태로운 엄격한 신분제 사회인 조선시대에서 옥태영의 비밀을 알고도 든든하게 지켜주는 인물이 있다. 바로 막심(김재화)으로, 옥태영이 노비였다는 것을 알고도 “아씨로 뫼시라 했으니 아씨구먼유”라는 한 마디로 오랫동안 옥태영을 지켜왔다. 입이 무겁고 정이 많은 캐릭터로 옥태영을 자신의 딸처럼 보살핀 막심은 김재화의 섬세한 연기력과 만나 빛을 발휘했다. 구수한 입담과 익살스러운 호들갑으로 푸근하고 넉넉한 심성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데웠다.

도끼(오대환)는 막심의 동무이자 노비 동료다. 나이는 많지만 철도, 눈치도 없는 도끼는 착한 마음씨로 막심의 꾸짖음에도 허허실실 웃고 다소 부족한 눈치를 유쾌함으로 승화시키는 캐릭터다. 막심을 향한 애정은 옥태영을 향한 천승휘의 순애보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지만, 여자의 마음을 몰라 모두가 보는 데서 공개 고백하는 악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오로지 막심을 위하는 진심이 통해 혼례까지 치렀다. 오대환은 특유의 순박함으로 주변을 웃음으로 물들이는 도끼의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극대화했다.

‘옥씨부인전’에서 의리와 다정함으로 극의 활력소 역할을 해낸 김재화·홍진기·오대환·윤서아(왼쪽부터)의 모습. 사진제공=JTBC

만석(이재원)은 원래 노비 쇠똥이었으나 신분 세탁에 성공한 인물. 만석은 양반 신분을 버리고 예인이 된 천승휘와 매사에 티격태격하지만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걱정하며 살뜰히 보필한다. 천승휘가 자신의 이름과 삶을 버리고 옥태영 남편으로서의 삶을 선택했을 때도 함께한, 그야말로 의리의 아이콘이다. 심각한 상황에도 재치와 능청스러움을 보여주는 이재원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특히 만석이 막심, 도끼와 얽히게 되면서 보여주는 티키타카는 극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마치 원래 알던 사이인 듯 손발이 척척 맡아 떨어지는 모습으로 호응을 얻었다. 김재화 오대환 이재원은 언제 정체가 탄로 날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옥씨부인전’에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고 따스하게 만들며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막심과 도끼를 부모처럼 따르는 끝동이(홍진기)는 동네 정보통이자 행동대장이다. 입이 가볍다는 이유로 비밀 회의에서 늘 빠지지만, 발 빠르고 일머리가 뛰어나 옥태영과 함께 외지부 집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동네 노비들과 남다른 ‘커넥션’을 이용해 옥태영의 일들을 전방위적으로 돕는 ‘브레인’이기도 하다. 홍진기는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와 잔망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도끼가 막심에게 공개 고백을 하자 “안 본 눈 사유”라며 두 눈을 질끈 감는 등 능글맞은 모습으로 웃음을 안기고 있다.

백이(윤서아)는 옥태영의 둘도 없는 동무로 ‘옥씨부인전’ 초반 몰입도를 높였다. 백이는 막심의 딸로, 태어날 때부터 얼굴이 하얗고 예뻐서 백이라 불렸다. 천진난만하고 쾌활한 성격의 백이는 옥태영에게 받은 꽃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을 막역하게 대해주는 옥태영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다. 그렇지만 양반 백도광(김선빈)이 좋아했다는 이유로 비극적인 죽음의 희생양이 됐다. 그 결과 숨어 살았던 옥태영은 억울한 사람을 변호하고 정의를 외치는 외지부의 삶을 선택하게 됐다. 윤서아는 짧지만 사랑이 넘치는 백이를 맑고 순수하게 그려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백이의 죽음이 아쉽다는 시청자 평이 쏟아졌을 정도로 윤서아는 백이 역할을 통해 향후 보여줄 연기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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