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다 스윈튼, 베를린 국제영화제 ‘명예 황금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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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 ‘룸 넥스트 도어’의 틸다 스윈튼.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국 출신의 배우 틸다 스윈튼이 14일 오전(한국시간) 개막한 제7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을 받았다. 전 세계 영화계의 발전에 공헌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공로상으로 틸다 스윈튼은 영화제로부터 “현대 영화계의 우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4일 미국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틸다 스윈튼은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명예 황금곰상을 받고 15분 간의 연설에서 “베를린 국제영화제는 배제, 박해, 추방 정책이 없다”며 “세상을 궁금해하고, 무심하고 비열한 정신력과 잔인함에 충격을 받지 않고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국가나 정치인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비인도적인 행위가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와중에도 자행되고 있다”며 “나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에게 변함없는 연대를 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도 말했다. 이날 시상은 ‘서부전선 이상 없다’와 ‘콘클라베’의 독일 영화감독 에드워드 버거가 맡았다. 

베를린 국제영화제는 영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을 선정해 매년 명예 황금곰상을 수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수상했고, 2023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2022년에는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명예 황금곰상을 받았다. 2005년에는 아시아인과 한국인 최초로 ‘서편제’와 ‘춘향뎐’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이 수상하기도 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트리샤 터틀 집행위원장인 지난해 12월21일 틸다 스윈튼이 황금 명예곰상 선정 이유에 대해 “틸다 스윈튼의 영화에는 인간미와 연민, 지성, 유머, 스타일이 가득하다”고 평하면서 “그의 작품은 우리의 시각을 넓힌다. 현대 영화계 우상이자 오랜 기간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일원”이라고 밝혔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틸다 스윈튼의 인연은 깊다. 1986년 영화 데뷔작인 ‘카라바조’가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하면서 인연은 시작됐다. 데릭 저먼 감독이 연출한 ‘카라바조’에서 틸다 스윈튼은 이탈리아의 유명 화가인 미켈란젤로 카라바조의 뮤즈였던 레나를 연기해 찬사를 받았다. 이후 ‘비치’ ‘데렉’ ‘줄리아’ ‘가든’ 등의 틸다 스윈튼이 출연한 26편의 영화가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초청돼 ‘단골 배우’로 활동해왔다. 2009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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