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구씨 열풍’ 한 번 더? 김혜자와 ‘천국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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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손석구(왼쪽)와 김혜자. 사진제공=JTBC

배우 손석구가 자신을 ‘캐스팅 1순위’의 스타로 도약하게 한 결정적인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연출자와 다시 만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만든다. 그가 사랑을 나누는 상대 배우는 김혜자다. 실제로 나이 차이가 42살인 두 배우는 4월 방송하는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이들의 사랑은 현실이 아닌 천국에서 이뤄진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주인공 해숙이 죽은 뒤 천국에 도착해 생전 사랑했던 사람들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 로맨스다. 김혜자가 80세에 죽어 천국에 간 해숙을 연기한다. 남편 낙준과 천국에서 재회한 해숙은 현생에서 못다 한 사랑을 이뤄 나간다. 드라마는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죽음 이후의 세계 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재회하는 공간으로 설정해 죽음이 이별이 아닌 또 다른 시작임을 이야기한다.

천국에 도착한 사람들은 저마다 ‘몇 살의 모습으로 살고 싶나’는 질문을 받는다. 해숙은 생전 남편으로부터 ‘스무살때도 마흔에도 예뻤지만 (80세인) 지금이 가장 예쁘다’는 말을 들은 기억을 떠올리고 그 나이로 살겠다고 답하지만, 정작 남편은 젊은 시절을 택한다. 나이 차이가 극명한 상태로 재회한 이들 부부가 다시 쌓아가는 사랑, 그리고 생전 인연을 맺은 가족과 다시 만나 벌이는 기막한 일들을 다룬다. 

손석구는 꾸준히 활동했지만 2022년 방송한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계기로 팬덤을 확장했다. 삶의 의욕을 잃고 서울 근교의 한적한 동네로 숨어든 의문의 남자 구씨를 연기한 손석구는 투박하고 거칠지만 자신과 비슷한 상처와 아픔을 지닌 염미정(김지원)과 서서히 마음을 나누면서 사랑을 키운다. 상처 입은 사람들의 위로와 사랑, 회복을 그린 드라마를 통해 손석구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같은 시기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의 1000만 흥행까지 더해지면서 대체 불가한 배우로 자리 잡았다.

이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손석구가 ‘나의 해방일지’의 김석윤 감독과 재회해 주목받는 드라마다. 김 감독으로부터 천국을 그리는 새 드라마에 대한 소식을 접한 그는 “꼭 출연하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했고, “떼까지 쓰면서” 의욕을 보였다고 했다. 그 누구도 아닌 대배우 김혜자의 남편을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이 컸기 때문이다. 

● “김혜자 선생님과의 호흡은 찐이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오직 김혜자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작품이다. 극본을 쓴 이남규 작가는 2019년 김혜자가 주연하고 김석윤 감독이 연출한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통해 노년에 이르러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주인공과 그 가족이 보낸 사랑과 이별의 일대기를 그려 호평받았다. 김혜자는 ‘눈이 부시게’로 그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 변하지 않은 저력을 보였고, 당시 누구나에게 찬란한 순간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소감으로도 숱한 화제를 모았다. 

손석구는 ‘천국보다 아름다운’에 대해 “감독님과 작가님이 오로지 김혜자 선생님을 위해 집필한 드라마”라고 설명하면서 “참여할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러웠다. 대한민국의 어떤 남자 배우가 김혜자 선생님과 멜로를 찍겠나. 쉽지 않은 기회였기에 무조건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드라마의 배경은 천국이지만 가상의 공간이 아닌 현실 세계와 다르지 않은 설정이다. 다만 천국에 도착한 사람들에게는 몇 살로 살지 스스로 정하는 선택권이 주어지고, 그렇게 재회한 사람들은 각자 택한 나이로 인해 생전의 관계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만난다. 김혜자가 남편의 말을 믿고 80세로 살고자 했다면 손석구는 내심 젊어지고 싶어 30대를 택한 설정이 대표적이다. 이들과 함께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배우 한지민과 이정은도 각자 선택한 천국 나이로 인해 엉뚱한 상황들을 만든다.

손석구는 드라마 공개를 앞두고 예능 프로그램들에 출연해 일찌감치 작품을 알리는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작품에 갖는 남다른 각오가 엿보이는 행보다. “촬영을 하면서 제 인생에 다시 못해볼 연기의 경험을 했다”고 말한 손석구는 “김혜자 선생님과 저의 호흡은 찐이다. 세대와 나이를 초월한 호흡을 시청자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천국에서 재회한 부부를 연기한 김혜자와 손석구의 모습. 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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