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토종 애니메이션 ‘너자2’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이미 중국영화 최초로 2억명이 넘게 관람했고, 디즈니 영화 ‘인사이드 아웃2’를 제치고 전 세계 애니메이션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등극했다. 예상 누적 수익은 20억 달러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중국은 아시아 영화 최초로 20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한 작품을 배출하는 새로운 기록을 만들게 됐다. 5일 환율 기준으로 약 2조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3일(한국시간)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미국의 영화시장 조사기관인 아티산 게이트웨이(Artisan Gateway)의 집계를 인용해 ‘너자2’의 누적 수익이 19억8000만달러(2조8819억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너자2’가 여전히 중국 박스오피스를 장악하고 있고, 관객들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 20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너자2’는 티켓 가격이 좀 더 비싼 아이맥스(IMAX) 스크린 상영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내에서 아이맥스로 관람한 관객만 1500만명을 넘어섰다. 다만 중국 박스오피스는 한국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나 미국의 박스오피스 모조처럼 일일 관객 및 매출 통계가 실시간으로 집계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집계 출처에 따라 ‘너자2’의 흥행 수익에 대한 근소한 편차는 존재하지만 20억 달러 돌파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중국 관영매체인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은 3일 중국 티켓 예매 플랫폼 마오옌의 집계를 인용해 “‘너자2’가 해외를 포함해 전 세계 누적 수입 20억 달러(2조9110억원)를 초과하며 아시아 영화의 새 기록을 만들었다”고 자축했다. 마오옌은 국가별 예상 수익도 공개했다. 중국 본토는 19억7300만달러(2조8699억원), 북미는 1792만달러(261억원), 호주는 396만 달러(58억원)이다.
미국 영화 전문 매체 콜라이더 역시 ‘너자2’가 글로벌 박스오피스에서 2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억 흥행 수익 중 19억6000만 달러 이상이 중국 내에서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너자2’는 단일 국가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됐다”고 짚었다. 실제 ‘너자2’는 수익의 99% 이상이 중국 본토에서 나왔다. 이는 할리우드 영화들이 북미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 세계 배급 전략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상황이다.
콜라이더는 ‘너자2’가 ‘아바타’ ‘어벤져스: 엔드게임’ ‘아바타: 물의 길’ ‘타이타닉’ 등에 이어 역사상 20억 달러를 돌파한 7번째 영화가 됐다고도 설명했다. 할리우드가 아닌 아시아 영화가 20억 달러 수익을 올리는 것은 ‘너자2’가 최초다. 반면 박스오피스 사이트 더 넘버스에 따르면 ‘너자2’는 아직 20억 달러 흥행 수익에 도달하지 못했다. 더 넘버스 집계 결과 ‘너자2’는 4일까지 전 세계에서 17억5048만달러(2조5478억원)를 벌어들였다. 다만 이러한 편차에도 불구하고 ‘너자2’가 아시아 첫 번째 20억 달러 돌파하는 영화이자 애니메이션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은 ‘너자2’가 거둔 큰 성과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학생과 직장인들의 집단적인 단체관람은 물론 배달원들 등 각 직군들이 모여 함께 관람하면서 기록 탄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영화를 여러 차례 반복해 보는 이른바 ‘N차 관람’ 열풍도 거세다. 더욱이 ‘너자2’의 영화관 티켓을 제시하면 입장료를 받지 않는 관광지까지 생기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너자2’의 열기를 장려하고 있다.
지난 1월29일 중국에서 개봉한 ‘너자2’는 2019년 개봉한 ‘너자, 악동의 탄생’의 속편으로 16세기 중국 고전소설 ‘봉신연의’를 기반으로 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고대 신화 속 영웅신 너자(나타)의 이야기를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각색했다. 1980년생으로, 예명으로 교자만두라는 뜻의 자오쯔를 쓰는 양위 감독이 연출했다. ‘너자2’는 북미에서는 지난달 14일, 홍콩에서는 22일부터 개봉해 선보이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개봉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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