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트리거」는 10부작으로 생각보다 현실적인 이야기에 몰입해서 끝까지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대한민국에 총이 퍼진다는 이야기는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 보여서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었다.
막상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니,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사회 현실과 없어져야 할 병리를 모두 다 집어넣은 집약체였다.
드라마가 더욱 몰입되었던 이유는 전직 스나이퍼 출신의 무늬만 순경 이순경 이도(김남길)의 캐릭터가 매력 터진다는 것과 등장인물들의 사연이 너무나도 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직장 내 괴롭힘, 전세사기, 비정규직 산재사망 사고, 자극을 추구하는 쓰레기 같은 기자, 분열을 조장하는 집회는 대한민국 현실이었다.
학폭을 당하던 아이들, 방관하는 교사들.. 결국 아이들이 트리거를 당기게 만든 건 어른들의 무책임함이었다.
10년째 고시를 준비하며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고시생 유정태의 모습은 경쟁과 탈락에 지친 청년 세대를 그대로 비추고 있었다.
전세사기 문제도 마찬가지다. 법이 제대로 처벌했다면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 서민들이 피 같은 돈을 날리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졌고 실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많았다.
노동자의 죽음과 산재 문제도 현재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사장은 이윤을 위해 노동자의 안전을 무시한다.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는 모습은 실제로 일어났던 간호사 태움 문제가 떠올랐다.
〈트리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사회적 약자였고, 그들이 겪은 사연은 뉴스에서 익숙하게 보던 현실 그대로였다.
이도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던 조현식 소장의 이야기는 특히 마음에 남는다. 조현식의 딸이 전세사기를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총을 들고 전세 사기범들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들은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하게 웃는 모습에, 조현식은 결국 방아쇠를 당긴다.
법과 우리의 한계야.
법은 너무 멀리 있어..
조현식 소장
조현식 소장이 그랬듯이 이도는 소장님을 설득한다. 지금 총을 쏘면 후련해질 것 같은 감정에 속지 말라고 말해준다.
총을 쏘고 나면 후련해도 자신의 인생이 망가진다. 이도가 어린 나이에 강도에게 부모와 동생을 잃고 강도를 향해 총을 들었을 때 조현식 소장은 이도의 미래를 위해 설득했었다.
조현식이 그랬듯 이도가 한 소년에게 좋은 어른이 되어주는 결말이 감동이다.
세상이 그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뿐이다
10화에서 총기 소유 허가 집회와 반대 집회가 대립하고 문백이 나타나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문백도 악역인데 불쌍하다.
문백이 하는 말의 배경에 깔린 분노와 현실은 결코 허무맹랑하지 않았다. 세상이 그들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문백은 단지 총을 쥐여줬을 뿐이다. 방아쇠를 당긴 건 결국 사람들의 선택이었다.
문백은 제이크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결말이다. 돈을 위해 자극적인 기사를 쓰던 기자 역시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
트리거 드라마는 이처럼 한국 사회의 병리와 현실을 정면으로 보여주는 시의성 있는 작품으로 지금 한 번 볼만한 넷플릭스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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