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포테이토 지수 77%] ‘머티리얼리스트’, 사랑이냐 조건이냐 ‘당신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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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머티리얼리스트' 한 장면. 사진제공=소니픽쳐스
영화 ‘머티리얼리스트’ 한 장면. 사진제공=소니픽쳐스

사랑이냐, 조건이냐. 연애와 결혼에 있어서 무엇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쉽지 않다. 개인의 선호와 경험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 있는 가치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데뷔작으로 할리우드의 주목을 끈 셀린 송 감독이 새 작품에서 이를 질문한다. 다음 달 개봉하는 ‘머티리얼리스트’를 통해서다.

주인공 루시는 탁월한 매칭 기술로 여러 커플의 결혼을 성사시킨 능력 있는 커플 매니저. 어느 날 고객의 결혼식에서 잘 나가는 금융맨 해리와 경제적 이유로 헤어진 배우 지망생 존을 동시에 만나면서 이들의 삼각 로맨스가 시작된다. 해리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로 금세 연인 사이가 되지만, 존에 대한 남아 있는 감정이 해리와 더 깊은 관계로 진전하지 못하고 루시를 망설이게 한다.

‘머티리얼리스트’는 가난한 전 연인과 부유한 현 연인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을 통해서 지켜보는 이들을 사랑과 조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험에 빠뜨린다. 영화는 주인공을 통해서 사랑은 무엇이고, 그 결실인 결혼은 무엇인지 곱씹게 한다. 결혼을 일종의 비즈니스로 여기는 주인공의 모습에는 사랑보다 조건을 우선하는 요즘 세태가 반영돼 있다.

영화 '머티리얼리스트' 한 장면. 사진제공=소니픽쳐스
영화 ‘머티리얼리스트’ 한 장면. 사진제공=소니픽쳐스

‘머티리얼리스트’는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남녀를 통해서 관계(인연)를 섬세하게 탐구했던 ‘패스트 라이브즈’로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지명된 셀린 송 감독의 신작이다.

‘머티리얼리스트’는 결혼을 소재로 ‘패스트 라이브즈’에 이어 다시 한번 남녀 간의 관계를 조명한다. 이번 작품은 송 감독이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커플 매니저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됐다. 루시가 아닌 척하면서 사실은 속물적인 고객들과 주고받는 대화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머티리얼리스트’의 주제가 로맨스 물에서 수없이 다뤄진 까닭에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예측 가능하게 흘러간다는 점도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다코타 존슨, 크리스 에번스, 페드로 파스칼 등 매력적인 배우들이 이야기의 아쉬움을 상쇄시키며 작품을 끝까지 지켜보게 한다.

. 사진제공=소니픽쳐스
크리스 에번스, 다코타 존슨, 페드로 파스칼.(왼쪽부터) 사진제공=소니픽쳐스

감독 : 셀린 송 / 출연 : 다코타 존슨, 크리스 에번스, 페드로 파스칼 / 제작 : A24 / 배급 : 소니 픽쳐스 / 장르 : 로맨스 / 개봉: 8월8일(메가박스 단독) /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16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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