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냐, 조건이냐. 연애와 결혼에 있어서 무엇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쉽지 않다. 개인의 선호와 경험에 따라 대답이 달라질 수 있는 가치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데뷔작으로 할리우드의 주목을 끈 셀린 송 감독이 새 작품에서 이를 질문한다. 다음 달 개봉하는 ‘머티리얼리스트’를 통해서다.
주인공 루시는 탁월한 매칭 기술로 여러 커플의 결혼을 성사시킨 능력 있는 커플 매니저. 어느 날 고객의 결혼식에서 잘 나가는 금융맨 해리와 경제적 이유로 헤어진 배우 지망생 존을 동시에 만나면서 이들의 삼각 로맨스가 시작된다. 해리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로 금세 연인 사이가 되지만, 존에 대한 남아 있는 감정이 해리와 더 깊은 관계로 진전하지 못하고 루시를 망설이게 한다.
‘머티리얼리스트’는 가난한 전 연인과 부유한 현 연인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을 통해서 지켜보는 이들을 사랑과 조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험에 빠뜨린다. 영화는 주인공을 통해서 사랑은 무엇이고, 그 결실인 결혼은 무엇인지 곱씹게 한다. 결혼을 일종의 비즈니스로 여기는 주인공의 모습에는 사랑보다 조건을 우선하는 요즘 세태가 반영돼 있다.

‘머티리얼리스트’는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남녀를 통해서 관계(인연)를 섬세하게 탐구했던 ‘패스트 라이브즈’로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지명된 셀린 송 감독의 신작이다.
‘머티리얼리스트’는 결혼을 소재로 ‘패스트 라이브즈’에 이어 다시 한번 남녀 간의 관계를 조명한다. 이번 작품은 송 감독이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커플 매니저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됐다. 루시가 아닌 척하면서 사실은 속물적인 고객들과 주고받는 대화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표현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머티리얼리스트’의 주제가 로맨스 물에서 수없이 다뤄진 까닭에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예측 가능하게 흘러간다는 점도 아쉬움이다. 그럼에도 다코타 존슨, 크리스 에번스, 페드로 파스칼 등 매력적인 배우들이 이야기의 아쉬움을 상쇄시키며 작품을 끝까지 지켜보게 한다.

감독 : 셀린 송 / 출연 : 다코타 존슨, 크리스 에번스, 페드로 파스칼 / 제작 : A24 / 배급 : 소니 픽쳐스 / 장르 : 로맨스 / 개봉: 8월8일(메가박스 단독) /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16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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