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염정아가 전혀 다른 두 얼굴로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현재 방송 중인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에서 불법 매매 입양 조직의 우두머리로 표독스러운 악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염정아는 tvN 새 월화드라마 ‘첫, 사랑을 위하여’에서는 단단하게 살아온 싱글맘이자 ‘딸바보’ 엄마로 인간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두 작품 모두 월화드라마로 연달아 방송되며 염정아는 극과 극의 캐릭터로 같은 날 시청자와 만나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오는 8월4일 처음 방송하는 ‘첫, 사랑을 위하여'(극본 성우진)는 인생 2막을 맞은 싱글맘과 의대생 딸이 오늘의 행복을 살기로 결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tvN ‘갯마을 차차차’ ‘일타 스캔들’ ‘엄마친구아들’ 등 따뜻하고 섬세한 연출로 인정받은 유제원 PD의 신작으로, 바쁜 일상과 현실에 치여 행복이의 가치를 미뤄두고 살아가는 모두에게 ‘내가 누릴 수 있는 확실한 행복을 다음으로 미루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염정아는 건축 현장을 휘어잡는 현장 소장이자 딸 이효리(최윤지)에겐 한없이 약해지는 싱글맘 이지안 역이다. 의대에 붙은 20대 딸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돈을 빌려준 동료가 잠적하더니 자재 도난 사고까지 벌어지는 삼중고 속에 딸을 찾아 한적한 바다 마을로 향한다. 그곳에서 첫사랑 류정석(박해준)을 만나면서 뜻밖의 중년 로맨스가 시작된다.
30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염정아는 “사랑하는 딸 때문에 울다가 웃는 엄마”라며 “딸이 늦게 사춘기가 왔다. 하지 말라는 것만 하고 말도 밉게 해서 상처를 받는다. 실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많이 공감되고 속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 PD는 “이 드라마는 (저의 전작들처럼)가족 간의 사랑, 이웃, 친구 그리고 남녀 간의 로맨스를 다루지만 모녀 관계에 비중이 더 높다. 엄마와 딸의 관계가 무엇인지를 조금 더 다룬다”고 설명했다.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왔던 지안은 인생에 브레이크를 걸고, 내일의 다짐이나 미래의 계획이 아닌 오늘의 행복을 향해 나아간다. 제목에 붙어 있는 쉼표처럼 드라마는 지친 일상에 쉼표를 선사하며 위로와 응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더한다.

● “염정아는 자연스러운 배우”
주목할 만한 점은 ‘첫, 사랑을 위하여’에서 청량한 매력을 발산한 염정아가 이어지는 ‘아이쇼핑’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캐릭터로 강렬한 반전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지난 21일 첫 방송한 ‘아이쇼핑'(극본 안소정·연출 오기환)은 양부모에게 버려진 후, 죽음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이들의 처절한 생존과 복수를 그리는 작품이다.
극 중 염정아는 겉으로는 존경받는 의료계의 셀럽이지만 실상은 불법 입양 카르텔의 수장인 김세희 역을 맡아 냉혈하고 서늘한 면모를 드러낸다. 아이를 사고파는 충격적인 범죄를 주도하고 완벽한 아이를 설계하는 인물을 냉정하면서도 치밀하게 그려내며 이전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강렬한 악역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염정아는 김세희에 대해 “어릴 적 콤플렉스에서 시작된 신념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악마 같은 인물”이라며 “배우인 만큼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즐기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
두 얼굴을 그려낸 염정아는 드라마가 같은 날 연이어 방송하는 상황을 두고 “완전히 다른 장르에, 완전히 다른 캐릭터라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두 작품 모두 애정을 가지고 임했다”고 밝혔다. ‘첫, 사랑을 위하여’의 유제원 PD도 단단한 믿음을 드러냈다. “극 중 지안은 정서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폭이 크고, 감정의 전환도 빠른 캐릭터”라며 염정아는 “깊은 감정을 다뤄야 하는 장면에서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해낸다. 리듬감도 훌륭한 배우”라며 신뢰를 보였다.

- 조정석의 부성애 끌어내는 ‘좀비딸’ 최유리는 누구?
- ‘열심히’의 인간화, 아이돌 아닌 배우 김요한의 패기
- 반환점 돈 ‘파인: 촌뜨기들’..보물 앞에서 드러나는 욕망과 배신의 이중주
-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흥행 광풍에도 ‘이것’만큼은 반응 엇갈려
- ‘케이팝 데몬 헌터스’, 후속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