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30일 개봉한 영화 ‘좀비딸’이 올해 최고 흥행 속도로 1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면서 주연배우로 활약한 조정석이 주목받고 있다. 코미디 장르에서 언제나 성과를 내는 조정석의 흥행 공식도 공고해지고 있다.
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좀비딸'(감독 필감성·제작 스튜디오N)은 개봉 이틀째인 7월31일 24만명의 관객을 추가해 이틀 간의 성적으로 누적관객 수 70만명을 돌파했다. 일반적으로 주말로 접어드는 금요일에 극장을 찾는 관객 수가 목요일보다 많은 점을 고려하면 ‘좀비딸’은 빠르면 1일 중 1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작 가운데 최고 흥행 속도로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좀비딸’의 초반 열기로 인해 ‘조정석의 코미디는 통한다’는 공식이 다시 확인됐다. 앞서 조정석은 유독 가스 유출된 고립된 백수 청년의 목숨 건 탈출을 그린 2019년 영화 ‘엑시트’로 942만명, 여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파일럿의 험난한 적응을 그린 2024년 영화 ‘파일럿’으로 471만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두 작품에 이어 ‘좀비딸’이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다시 한번 ‘조정석표 코미디’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코미디에서 조정석은 실패가 없었다. 스크린에서 처음 존재감을 드러낸 2011년 영화 ‘건축학개론'(411만명)의 납뜩이가 시작이다. 주인공 승민(이제훈)의 친구로 짧게 등장했을 뿐인데도 연애에 숙맥인 친구에게 온갖 연애 기술을 전수하는 코믹한 캐릭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2013년 송강호와 호흡한 ‘관상'(913만명)에서는 묵직한 작품의 분위기에서 유일하게 웃음을 만들어내는 감초 팽헌으로 활약했고, 신민아와 주연한 2015년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241만명)에서도 유쾌한 신혼 생활을 코믹하게 그려 흥행을 이끌었다. 2016년 주연한 ‘형'(298만명) 역시 코미디에 휴먼 드라마를 접목해 흥행 성과를 거둔 점에서 이번 ‘좀비딸’과 겹친다.

● ‘진지한 조정석’ 보다 ‘웃기는 조정석’ 선호
조정석은 코미디 장르에 있어서 대체 불가 배우지만, 그런 그도 진지하거나 무거운 성격의 작품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여름 시장에서 ‘파일럿’과 함께 흥행을 겨뤘던 ‘행복의 나라’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있었던 10·26 사건의 재판을 극화했던 ‘행복의 나라’는 극장에서 71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행복의 나라’와 ‘좀비딸’의 투자배급사가 NEW로 동일한데, NEW는 조정석의 주연작으로 지난해와 올해 전혀 다른 상황을 맞고 있다.
이에 앞서 마약 밀수업자의 욕망과 파국을 그린 작품이자, ‘관상’으로 인연을 맺은 송강호와 재회로 주목을 받았던 ‘마약왕’은 186만명, 30년의 시간을 초월해 연쇄살인범을 잡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시간이탈자’는 120만명 등으로 그가 주도적 역할을 했던 비(非) 코미디 작품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관객이 ‘진지한 조정석’보다 ‘웃기는 조정석’을 더 선호하는 사실이 확인되는 성적이다.
배우들은 연기 활동의 폭을 줄일 수 있어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한 장르에 특화되는 것을 경계하기 마련이다. ‘조정석은 코미디 전문’으로 자신의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해 배우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조정석은 “다른 것을 시도해 보는 것도 배우에게는 필요하지만 그로 인해 불협화음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무리한 이미지 변신이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며 조금 다른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관객이 코미디를 그만하면 좋겠다고 말한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지만 가장 좋은 건 나이에 어울리게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것인 것 같다”며 “‘조정석은 코미디 전문’으로 이미지가 굳어져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정석의 코미디가 다시 통한 ‘좀비딸’은 이윤창 작가의 동명 웹툰으로 영화화한 작품으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로 변한 딸을 세상의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하는 아빠의 분투를 그린다. 조정석이 맹수를 길들이듯 좀비 딸을 훈련시키는 사육사 아빠 정환으로 분해 웃음과 함께 애틋한 부성애 연기로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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