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의 해부 정보 결말 해석 진실을 해부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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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의 해부

감독
쥐스틴 트리에
출연
산드라 휠러, 스완 아르라우드, 밀로 마차도 그라너
개봉
2024.01.31.

프랑스 감독 쥐스틴 트리에의 탁월한 연출력과 배우 산드라 휠러의 깊이 있는 연기가 빛나는 심리 법정 드라마 영화「추락의 해부」정보 출연진 관람평 줄거리 결말 리뷰입니다.

추락의 해부 정보

감독: 쥐스틴 트리에

출연: 산드라 휠러, 스완 아라우드

장르: 드라마, 스릴러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52분

네이버 평점: 8.45

내 평점: 10/ 10

영화 「추락의 해부」는 제76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남편이 의문의 추락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된다.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는 상황에서, 아내는 자연스럽게 남편을 죽인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재판에 넘겨진다.

이야기는 한 가족의 비극적 사건을 중심으로,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법정을 통해 천천히 해부하듯 파헤쳐 나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타살인지, 자살인지, 진실이 무엇인지 관객 역시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러닝타임이 길고 대사량이 많은 작품임에도,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내가 남편을 정말로 죽였는지, 혹은 아닐지..그 불확실한 사건의 전말이 풀리길 바라는 마음에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관람평

감독님이 이야기하고자 한 바는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이야기였다. 사건의 진실을 해부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의견, 기억과 해석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들이 있고, 그 과정에서 진실은 점점 형태를 잃고 왜곡될 수도 있었다.

인간은 원래 불완전하고, 외부의 판단 앞에서는 더욱 취약하다. 진실보다 믿고 싶은 것에 마음이 끌리는 확증 편향이 작동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재판이라는 시스템은 오히려 진실을 밝히기보다, 불필요한 사생활을 파헤치고 조각난 기억과 감정 위에서 진실처럼 보이는 것을 선택하게 한다.

「추락의 해부」라는 제목은 단지 남편의 추락을 해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내가 법정과 세간의 시선 속에서 점점 추락해가는 모습까지 담고 있어 이중적으로 해석된다.

출연진 정보

산드라 보이터 (산드라 휠러)

독일 출신의 지적이고 냉철한 소설가로 사망한 사무엘의 아내이자, 다니엘의 어머니다. 사건 당시 집에 있었던 유일한 사람으로, 남편 사망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사무엘 마세 (사완 아라우드)

산드라의 남편으로 의문의 추락으로 사망한다.

다니엘 마세 (밀로 마차도 그라너)

산드라와 사무엘의 아들로 어릴 적 사고로 시력을 대부분 잃었다.

뱅상 르스티 (앙투안 르네르)

산드라의 변호사이자 오랜 지인으로 산드라의 불리한 정황들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그녀를 변호한다.

검사(도미니크 레몬드)

산드라의 심리 상태, 부부 관계, 모성애 등을 강하게 공격하는 인물로 산드라의 냉정한 태도를 근거로 그녀가 유죄일 것이라는 분위기를 형성하려 한다. 사건의 진실보다는 정황과 인물의 인상, 사회적 편견 등을 이용해 배심원단을 설득하려는 전략을 쓴다.

진실의 무게, 기억의 함정

프랑스 알프스의 외딴 산장. 독일계 작가 산드라 보이터는 남편 사무엘, 시각장애를 가진 아들 다니엘과 함께 산다.

어느 날, 다니엘이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자 집 앞 눈밭에 사무엘이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된다. 사망 당시 다락방에 있었던 사람은 아내 산드라였기에 살인 용의자가 된다.

이 가족의 비극은, 아이가 4살 때 사고로 시신경을 다쳐 시력을 잃으면서부터 시작된다.

남편은 그날 아들을 데리러 가야 했지만 늦었고, 그것이 아들의 사고로 이어졌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의 부주의가 아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죄책감 속에 갇혀 스스로를 점점 파괴해간다. 아내 산드라도 그런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외도와 일탈을 반복하게 된다.

남편은 아내처럼 작가가 되고 싶어 했지만, 출판을 시도한 글이 수차례 반려될 정도로 재능이 부족했고, 반면 아내는 성공한 작가였다. 둘의 관계는 점점 뒤틀려갔고, 갈등은 누적되었다.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 남편이 녹음해둔 녹음 파일이 증거로 제출된다. 겉보기엔 일상 대화를 기록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격한 언쟁과 신체적 충돌까지 포함된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 녹취록은 산드라에게 불리한 증거가 되었고, 부부 사이 감춰졌던 치부들이 드러난다. 외도, 양성애, 표절 의혹까지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아이의 기억이 바꾼 결말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건, 아들 다니엘의 존재다. 그는 어릴 적 시력을 잃은 후, 부모의 모든 감정을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재판이 진행되던 중, 다니엘은 문득 과거 아버지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당시에는 별 의미 없이 들었던 말이었지만, 사건 후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의 진짜 의미를 되새기게 된 것이다.

이 기억은 사건의 방향을 바꾼다. 다니엘의 증언은 아버지의 자살 가능성을 진지하게 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며 결국 산드라는 무죄를 선고받는다.

그녀가 얻은 건 무죄라는 판결 하나뿐 잃은게 더 많다. 남편을 잃었고, 가정이 해체되고, 세상 앞에 속속들이 드러난 사생활을 대가로 받은 무죄였다.

엄마가 돌아오지 못할까봐 걱정했어.

나도 그랬어.

불완전한 기억과 해석 위에서

흔들리는 진실

검사나 언론은 자살보다는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원하고, 관객인 우리조차도 의심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인물을 바라보게 된다.

진실은 불완전한 기억과 해석 위에서 흔들리고, 진실의 적은 어쩌면 우리가 믿고 싶은 그 어떤 것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그 무게를,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파고든다.

「추락의 해부」는 버릴 장면 하나 없이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고, 보는 내내 여러 겹의 질문을 던지며 진실의 실체를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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