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티리얼리스트 관람평 결말 현대 결혼을 들여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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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티리얼리스트

감독
셀린 송
출연
다코타 존슨, 크리스 에반스, 페드로 파스칼
개봉
2025.08.08.

결혼정보회사의 커플매니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현대인의 사랑과 조건, 그리고 관계의 본질을 묻는 영화 「머티리얼리스트」 정보 관람평 줄거리 결말 리뷰입니다.

머티리얼리스트 정보

감독:셀린 송

출연:다코타 존슨, 크리스 에반스, 페드로 파스칼

장르:로맨스, 코미디

등급: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117분

네이버 평점:7.97(변할 수 있음)

내 평점:7/10

영화 〈머티리얼리스트〉를 보고 왔다. 무엇보다 세 배우 다코타 존슨, 페드로 파스칼, 크리스 에반스를 스크린에서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눈이 즐거웠다.

영화 분위기도 좋고, 세련돼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재치 있는 대사와 대화의 맛이 살아 있고, 커플매니저라는 직업을 통해 지금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셀린 송 감독님은 전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주목받았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섬세함과 감각이 느껴졌다. 아쉬운 게 없는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몰입해서 봤고 영화 분위기가 좋았다.

상품이 되어버린 결혼

감독님은 과거 실제로 커플매니저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영화를 보니 그 일이 얼마나 감정 소모가 큰지 느껴졌다.

외모, 조건, 성격, 생활습관까지 전부 파악해야 하고, 현실과 기대치의 간극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매칭후 중간에서 설득과 조언을 반복해야 하고, 매칭이 실패하면 본인 성과로 직결되니 부담도 상당할 것이다.

예전에는 함께 노력해서 만들어가자는 마인드로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너무 옛날이긴 하지만 부모님 세대는 단칸방에서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출발선부터 연봉, 재산, 직업 안정성까지 따지고, 외모 스타일 취향까지 모두 체크한다.

결혼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 서약이라는 본질보다, 경제적 조건, 외모, 학벌, 직업 같은 거래 조건이 앞서는 느낌이 있다.

제목 ‘머티리얼리스트’는 사전적으로 물질주의자, 즉 정신·가치·이념보다 물질적 재산과 경제적 조건을 중시하는 사람을 뜻한다. 영화 속 주인공 루시도 그런 사람으로 보인다.

완벽남 해리와 가난한 전남친 존

커플매니저인 루시는 자신이 매칭해준 커플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신랑의 형 해리(페드로 파스칼)를 만난다.

해리는 금수저 집안 출신에 본인도 부자, 키 크고 잘생긴 완벽한 조건의 남자다.현실에선 보기 힘들다고 해서 업계 용어로 유니콘 같은 남자다. 그런 해리가 루시에게 호감을 보인다. 동시에 결혼식장에서 서빙을 하는 전 남자친구 존(크리스 에반스)과도 마주친다.

존과는 과거 돈 문제로 다투고 헤어진 사이였다. 그는 배우를 꿈꾸며 알바를 전전하는 가난한 남자였고, 다 쓰러져 가는 아파트에서 마음에 안 드는 룸메이트들과 살아간다.

반면 해리는 160억짜리 고급 아파트에 살며 만날 때마다 고급 레스토랑으로 데려간다. 계산을 하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는 사람이다. 존과 만나던 시절 루시는 기념일에도 길거리 음식을 먹어야 했기에 비교가 된다.

루시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왔는데 꿈에 그리던 해리가 나타난 것이다.

조건이냐 vs 사랑이냐

루시는 해리와 함께하며 물질적 풍족함과 안정감을 느끼지만, 어느 순간 마음이 이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해리와의 관계는 사랑이라기보다, 좋은 짝을 고른 계산된 만남에 가까웠다. 정서적 연결이 부족했던 것이다.

반면 존은 경제적으로는 부족해도 아낌없이, 이유 없이 좋아해 주는 사람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해리와의 결혼이 더 안전한 선택일지 모른다. 하지만 감독은 이야기의 방향을 달리한다. 원시 시대로 돌아가, 그저 좋다는 이유로 시작했던 사랑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네이버 관람평 중 눈에 띄는 관람평이 있었다. “조건이 상수라면 사랑은 변수다”라는 말이었다.

결혼·연애 시장에서 경제력, 외모, 학력, 가치관 같은 조건은 이미 고정된 상수이고, 커플매니저는 그 조건으로 매칭을 한다. 그러나 사랑은 변수라서 변한다. 사랑은 사람을 만나면서 생기고, 깊어지고, 또 식어버리는 유동적인 감정이다. 루시가 해리에게 느낀 안정감이 존과의 만남에서 흔들린 것도 바로 이 ‘변수’ 때문이었다.

사랑이라는 가치

결말 정보

해리에게서 느껴지는 건 아낌없는 사랑이 아니라 배우자로서 괜찮다 정도의 평가다. 사랑이 밥 먹여주진 않지만,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라는 점을 영화는 보여준 것 같다.

오프닝과 결말은 수미상관 구조로 맞닿아 있다. 영화는 처음과 끝에 원시인의 사랑과 루시와 존의 사랑을 배치해, 사랑의 원초적 가치를 상기시킨다.

인류는 애초에 이유 없이 그냥 좋으니까 사랑했는데, 현대의 사랑은 너무 물질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너를 사랑하는 건 그냥 하는 거야.

루시는 부자와 결혼하겠다며 조건을 우선시하는 듯했지만, 끝내 사랑이라는 가치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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