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영화제에서 베일 벗는 ‘부고니아’, 비운의 걸작 어떻게 부활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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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니아’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베일을 벗는다. 사진제공=CJ ENM

2003년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부고니아’가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최초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개막한 영화제에서 ‘부고니아’는 28일 오후 첫선을 보이며, 같은 경쟁 부문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부고니아’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설을 믿는 두 청년이 대기업 CEO 미셸(에마 스톤)이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다.

원작 ‘지구를 지켜라!’는 개봉 당시 7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기발한 상상력과 허를 찌르는 충격적인 결말로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를 얻으며 ‘비운의 걸작’으로 불린다. 이 작품을 ‘더 랍스터’를 비롯해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가여운 것들’ 등에서 기괴하면서도 건조한 유머감각을 선보인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재해석해 영화화한다.

극 중 벌을 키우며 살아가는 테디(제시 플레먼스)는 꿀벌의 실종이 외계인의 지구 침공 계획 때문이라 확신하는 인물로, 원작에서 신하균이 연기한 병구의 모티브가 됐다. 백윤식이 연기한 화학회사 강사장은 여성 CEO로 바꿔 에마 스톤이 연기한다. 공개된 포스터에서 에마 스톤은 꿀을 한껏 뒤집어쓰고 삭발까지 한 미셸의 파격적인 비주얼을 그려내 호기심을 더한다.

‘부고니아’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베일을 벗는다. 사진제공=CJ ENM

그렇게 미셸을 ‘여왕벌’이자 지구 침공을 노리는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는 테디는 사촌 동생 돈(알리시아 실버스톤)과 함께 미셸의 집을 급습해 그녀를 납치한다. 그렇지만 테디와 달리 돈은 미셸이 외계인이 맞는지 반신반의한다. 원작과 같으면서 또 다른 세계를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어떻게 구현해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부고니아’는 CJ ENM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해외 프로젝트 및 글로벌 공동제작에 집중하는 흐름과 맞닿는 작품이기도 하다. 앞서 CJ ENM은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를 통해 한국은 물론 세계 영화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부고니아’는 다음달 17일 개막하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섹션에도 초청돼 상영되며 이후 11월 개봉한다.

‘부고니아’의 한 장면.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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