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빗나간 부성애.. 부친 사문서 위조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박세리 빗나간 부성애.. 부친 사문서 위조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박세리(47) 감독이 평생 일궈온 명성과 자존심에 아버지라는 이름의 무거운 생채기가 남았습니다. 박세리 희망재단의 명의를 도용해 거액의 사업을 추진하려 했던 부친 박준철 씨가 결국 법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요. 스타플레이어의 성공 뒤에 가려진 가족 내 갈등과 법적 책임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법원, ‘사문서 위조’ 부친에게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지난 17일, 대전지법 형사 6단독(김지영 부장판사)은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자격 모용 사문서 작성 등 총 4개 혐의로 기소된 박준철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 씨는 2021년 6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박세리 희망재단의 회장직을 사칭하며 새만금 국제골프학교 설립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그는 국제골프학교 설립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은 뒤, 재단 명의의 도장을 임의로 제작해 사업 참가의향서 등 관련 서류에 날인한 뒤 행정기관에 제출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재단 측은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하고 “박 씨는 재단에서 어떠한 직책도 없으며 권한을 위임받은 적도 없다”라며 2023년 9월, 박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이 아버지를 고소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딸을 위해 한 일” vs “법적 권한 없는 범죄”
재판 과정에서 박 씨는 자신의 행위가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항변했는데요. 그는 “박세리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한 일이었고, 평소 관계에 비추어 재단으로부터 묵시적 위임을 받았다고 생각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냉정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에게 법률적 권한이 없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범행에 이르렀다”라고 지적했는데요. 이어 “명의자인 재단이 이 사업 추진 사실을 알았을 때 당연히 승낙할 것이라고 추정하기는 어렵다”라며 박 씨의 묵시적 위임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다만, 법원은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택했습니다. 재판부는 “작성된 문서가 ‘참가의향서’ 수준으로 재단에 즉각적인 법률적 의무를 부과하는 성격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결과적으로 재단에 실질적인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박세리가 눈물로 고백한 ‘십수 년의 채무 잔혹사’
뉴스 1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박세리가 지난해 6월 가졌던 기자회견 때문입니다. 당시 박세리는 수십 명의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쏟으며 부친과의 절연에 가까운 결단을 내린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박세리는 “선수 은퇴 후 한국 생활을 시작하며 부친의 채무 문제가 수면 위로 반복적으로 올라왔다”라고 털어놨습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하나의 채무 관계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터지는 악순환이 십수 년간 반복되었다는 것입니다. 박세리는 “가족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조용히 해결하려고 노력했지만,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라며 재단 차원의 고소가 불가피했음을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과거 박세리가 미국 LPGA 무대를 평정할 당시, 아버지는 그녀를 혹독하게 훈련해 대스타로 키워낸 ‘골프 대디’의 상징과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딸의 성공을 담보로 한 무리한 사업 확장과 개인적 채무가 켜켜이 쌓여 있었던 셈입니다.
‘IMF 극복의 상징’ 박세리
박세리는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죠. 1996년 KLPGA 입회 후 1998년 미국 LPGA 투어에 데뷔한 그녀는 데뷔 첫해 ‘메이저 대회 2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1998년 US 여자 오픈 당시, 워터 해저드 끝자락에서 양말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가 공을 쳐 냈던 맨발의 투혼은 당시 IMF 외환위기로 실의에 빠져 있던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 시대적 상징이었습니다. 이후 그녀는 LPGA 통산 25승을 거두며 아시아인 최초로 LPGA 명예의 전당(2007년)에 입성하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2016년 은퇴 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박세리 희망재단’을 설립해 후진 양성에 힘쓰는 한편, ‘나 혼자 산다’, ‘노는 언니’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탈하고 리더십 있는 ‘리치 언니’ 캐릭터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박세리는 기자회견 당시 “더는 아버지의 채무를 책임지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며 자신의 삶과 재단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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