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휴민트·넘버원..2026 한국영화 부활 포문 연다

4일 ‘왕과 사는 남자’가 포문을 열고 11일 ‘휴민트’와 ‘넘버원’이 바통을 이어받는 한국영화가 설 명절 연휴 극장가를 장악할 전망이다. 이렇다 할 외화가 없는 상황인 데다 14일부터 5일 동안 이어지는 설 연휴를 발판 삼아 한국영화가 다시 한번 관객의 선택을 받을지 주목된다.
전망과 기대감은 실시간 예매율에 기댄다. 4일 오전 10시 현재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실시간 예매율 집계를 보면, ‘왕과 사는 남자’가 30%대 수치를 기록하며 14만6000여 관객을 일찌감치 확보하며 1위에 올랐다. 뒤이어 ‘휴민트’ 25.6%(12만4000여명), ‘넘버원’ 8.4%(4만900여명)이 각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현재 박스오피스 1위인 ‘만약에 우리’(누적 237만여명)와 2위 ‘신의악단’(97만9000여명)을 제치고 또 다시 한국영화가 무난히 흥행 정상에 오를 가능성을 키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 불과 재’가 이미 기세가 한참 꺾인 데다 그 뒤를 잇는 외화 기대작이 없는 상황이어서 ‘왕과 사는 남자’가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왕과 사는 남자’를 시작으로 한국영화의 기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왕과 사는 남자’를 비롯해 ‘휴민트’ ‘넘버원’ 등은 현재 한국영화계 주목받는 톱스타급 연기자들과 관객의 신뢰를 받아온 연출자들이 포진하면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왕과 사는 남자’는 ‘라이터를 켜라’ ‘기억의 밤’ ‘리바운드’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방송 활동 등으로 대중적 명성을 얻은 장항준 감독의 신작. 조선의 어린 임금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자리에서 쫓겨난 계유정난 이후 강원도 영월의 산골마을에 유배를 떠나면서 그곳의 촌장과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열’ ‘리틀 포레스트’ 등 각본으로 실력을 발휘해온 황성구 작가가 장 감독과 손잡은 작품에서 유해진을 비롯해 유지태, 전미도, 신예 박지훈 등이 호흡을 맞췄다.

11일 개봉작 ‘휴민트’는 ‘베테랑’으로 ‘1000만 클럽’에 가입하고 ‘모가디슈’ ‘밀수’ 등 최근작으로도 관객을 모아온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휴먼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정보활동이나 정보원을 뜻하는 ‘휴민트’를 제목으로 내세워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벌어지는 남북한 첩보요원들의 충돌을 그렸다. ‘모가디슈’ ‘밀수’ 등에서 함께한 조인성과 박정민을 내세우고, 신세경과 박해준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을 등장시킨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아들과 엄마의 인연을 맺은 최우식과 장혜진이 힘을 모으고 여기에 공승연이 가세한 ‘넘버원’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거인’으로 호평 받은 김태용 감독이 당시 주연 최우식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최우식은 엄마(장혜진)의 밥을 먹을 때마다 눈앞에 알 수 없는 숫자가 보이기 시작해 음식을 먹을수록 하나씩 줄어드는 상황에 맞닥뜨리는 아들 역이다. 숫자가 완전히 없어지면 엄마가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엄마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김태용 감독의 신선한 설정과 연출력에 최우식과 장혜진, 공승연의 안정적인 연기가 돋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각 작품의 주역들은 깊은 침체 상황에 빠진 한국영화에 다시 거는 관객의 기대에 다가서기 위한 출사표를 던지며 각오를 다졌다.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은 ‘왕과 사는 남자’가 “올해 한국영화 도약의 밀알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휴민트’의 류승완 감독도 “다시 극장이 관객의 것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넘버원’의 김태용 감독 역시 ‘넘버원’은 “관객이 울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주는 영화이다”면서 “따뜻한 밥 한 상을 차리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관람 뒤)엄마에게 전화 한 통 할 수 있는 소중한 영화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