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 여왕’ 정지선, ‘성차별에 투명인간 취급’ 무슨 일이?
‘중식 여왕’ 정지선, ‘성차별에 투명인간 취급’ 무슨 일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통해 중식 여왕으로 우뚝 선 정지선 셰프(43). 화려한 칼질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주방을 진두지휘하는 그녀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겪어야 했던 시간은 차별과 편견이라는 거대한 벽을 허무는 사투와 같았는데요. 26일 방송되는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에서 정지선 셰프는 그간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여성 셰프로서의 생존기를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줄 예정입니다.
“금메달도 소용없었다”… 투명 인간이 되어야 했던 주방
이날 방송에서 정지선 셰프는 자신이 중식에 입문하던 당시, 보수적이다 못해 폐쇄적이었던 주방 문화를 폭로했습니다. 정지선 셰프는 과거 국제 요리 대회에서 당당히 금상을 거머쥐고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장에서는 “투명 인간 취급을 당했다”고 고백했는데요. 뛰어난 커리어조차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려졌던 것입니다. 그녀는 “주방 입성 자체가 힘들었다.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도 하고, 청소할 때조차 불판 근처에는 가지도 못하게 했다”며 서러웠던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중식 요리의 꽃이라 불리는 불판과 웍 근처에 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시절, 그녀의 유일한 무기는 ‘묵묵한 인내’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함께 출연한 5성급 호텔 출신 이문정 셰프 역시 “호텔 중식당에 여성 셰프는 거의 전무하다”며, 주방의 핵심인 ‘웍’을 손에 쥐기까지 무려 10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덧붙여 주방 내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얼마나 견고했는지를 실감케 했습니다.
‘중식 마녀’ 아닌 ‘노력의 화신’… 정지선은 누구인가?
대중에게는 화려한 스타 셰프로 알려져 있지만, 정지선 셰프의 이력은 그야말로 ‘독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정지선 셰프는 혜전대학교 호텔조리계열을 졸업한 뒤 중식의 본고장인 중국 양저우 대학교로 유학을 떠난 실력파인데요. 현지에서 딤섬과 정통 중식을 마스터하고 돌아왔지만, 한국 주방의 문턱은 유독 높았습니다.
이후 국내에 딤섬 전문점을 대중화시킨 선구자로 평가받으며, 현재는 서울 서촌 등에서 본인의 레스토랑 ‘티엔미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메이크업과 날카로운 눈빛 때문에 ‘중식 여왕’, ‘얼음 마녀’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이는 남초 사회인 주방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는 과거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에서도 여성 셰프들을 향해 “예전엔 나 혼자라 외로웠지만, 이제는 차별을 이겨낸 오너 셰프들이 많아 자랑스럽다”며 따뜻한 격려를 보내는 선배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임신 사실 숨기고 요리 대회”… 출산 전날까지 웍 잡았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그녀의 상상을 초월하는 노력이었는데요. 정지선 셰프는 임신 6개월 차까지 그 사실을 숨기고 요리 대회에 출전했다고 전했습니다. 혹시나 임신이 커리어에 걸림돌이 될까 하는 걱정과 요리에 대한 집념 때문이었는데요. 심지어 “출산 전날까지 주방에서 일했다”는 그녀의 고백에 MC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최근 미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오가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 중인 그녀는 “잠을 거의 자지 않는다. 많이 자야 4시간이고, 최근 미국 출장 때는 6일 동안 총 10시간도 안 잤다”며 24시간을 풀가동하는 에너지의 원천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지선이 개척한 길, 중식의 판도를 바꾸다
아이가 생겼어요 4회 캡쳐
셰프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최근 채널A 드라마 ‘아기가 생겼어요’에 특별 출연하는 등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데요. 정지선과 이문정 같은 투사들이 닦아놓은 길 덕분에 이제는 성별이 아닌 ‘맛’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10년이 걸려야 웍을 잡을 수 있었던 과거를 청산하고 실력 있는 여성 셰프들이 대거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정지선의 꾸준한 노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불판 위에 핀 꽃, 정지선의 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실력은 결국 증명된다”는 그녀의 삶이 보여주듯, 정지선은 편견에 갇힌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는데요. 출산 전날까지 주방을 지켰던 그 집념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그녀의 ‘티엔미미(달콤한 비밀)’를 맛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앞으로도 주방과 방송을 넘나들며 펼쳐질 그녀의 철인 같은 행보를 응원하며, 그녀가 쏘아 올린 불꽃이 더 많은 여성 셰프들의 앞길을 밝히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의 정지선 셰프 이슈는 여기까지 정리했습니다. 빠르게 소비되는 뉴스 속에서도 의미 있는 맥락은 남기고 싶었습니다. 이웃추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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