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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라 3만 명밖에 안 봐 아쉬웠는데… 넷플릭스 공개하며 1위 올라 환호하는 이 영화

나우무비 조회수  

넷플릭스에서는 대개 강렬한 범죄물이나 자극적인 스릴러, 화제성 높은 오락 영화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결이 전혀 다른 작품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제주 4·3이라는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 「한란」이 지난 7월 2일 넷플릭스 공개 이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위에 올랐다. 극장에서는 3만 명 남짓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지만, OTT를 통해 뒤늦게 더 많은 관객과 만나며 “이런 영화야말로 오래 사랑받아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란」은 1948년 제주 4·3을 배경으로 한다. 토벌대를 피해 한라산으로 피신한 젊은 엄마 아진과 여섯 살 딸 해생이 생이별한 뒤 서로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거대한 비극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한다는 점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영화의 제목인 ‘한란’은 제주에서 자생하는 겨울 난초를 뜻한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난초처럼 절망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생명력과 희망을 상징한다. 「한란」을 연출한 하명미 감독은 모녀의 여정을 통해 말하지 못했던 슬픔과 침묵을 오늘의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작품의 중심에는 배우 김향기의 묵직한 연기가 있다. 김향기는 이번 작품에서 생애 첫 엄마 역할에 도전했다. 여섯 살 딸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는 젊은 엄마 아진을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하며 또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주 방언 역시 오랜 준비 끝에 자연스럽게 소화해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아역 배우 김민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대사가 많지 않음에도 불안과 공포,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눈빛 하나만으로 전달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실제로 언론 시사회 이후에는 “김향기와 김민채의 모녀 호흡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연출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는 토벌대와 무장대의 대립을 흑백논리로 소비하기보다, 그 속에서 희생된 민간인의 삶과 생존에 초점을 맞춘다.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리거나 눈물을 강요하지 않고, 담담한 시선으로 비극을 따라가기에 오히려 여운이 더욱 깊다는 평가다. 아름다운 한라산과 제주 바다, 동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상미 역시 비극과 대비되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극장에서는 흥행 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해 개봉 당시 최종 관객 수는 약 3만 명 수준에 머물렀다. 상업영화들과 경쟁해야 했던 상황에서 역사극과 독립영화의 한계를 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작품성만큼은 꾸준히 인정받았다.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에서 존재감을 보였고 해외 영화제 초청은 물론 일본에서도 정식 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일본 개봉 첫날 도쿄와 오사카 일부 상영관이 매진을 기록하는 등 국경을 넘어 작품의 메시지가 공감을 얻었다.

넷플릭스 공개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극장에서 놓쳤던 관객들이 대거 작품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공개 직후 국내 영화 순위 정상에 오르며 뒤늦은 재조명을 받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이런 작품은 많은 사람이 봐야 한다”,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 “제주 4·3을 다시 공부하게 만든 영화”, “김향기의 인생 연기”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화는 제주 4·3을 거창한 역사 수업처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엄마와 딸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가족의 이야기 속으로 관객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그래서 당시를 잘 몰랐던 젊은 세대도 어렵지 않게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극장에서는 흥행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OTT에서는 전혀 다른 운명을 맞이한 「한란」. 화려한 액션이나 자극적인 설정 없이도 진심 어린 이야기와 배우들의 깊은 연기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넷플릭스 1위라는 뒤늦은 성과가 이 작품을 더 많은 관객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란 드라마2025하명미

나우무비 에디터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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