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프로듀서 알티·블락비 태일, 버추얼 아이돌 비그릿츠 8월 론칭

버추얼 아이돌이 K팝 산업의 새 성장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주류 제작 인력의 시장 진입이 빨라지고 있다. 버추얼 그룹 플레이브(PLAVE)가 2025년 초동 100만장을 돌파하며 버추얼 아이돌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고척스카이돔 입성에 이어 오는 9월에는 가상 아티스트 최초로 스타디움 단독 공연까지 예고하는 등 시장성이 수치로 입증되자 신규 그룹 론칭이 잇따르는 흐름이다.
이런 가운데 엔터테크 기업 디네이블(DNABLE)이 프로듀서 알티(R.Tee), 블락비 태일과 함께 새 버추얼 아이돌 그룹 비그릿츠(BEGRITZ)를 제작한다. 디네이블은 지난 14일 이런 내용의 제작 계획을 발표했으며, 그룹의 공식 론칭 시점은 오는 8월이다. 알티는 데뷔 음반 제작과 음악적 방향 설정, 녹음에 이르는 음악 프로듀싱 전 과정을 총괄한다. 그는 블랙핑크와 빅뱅, 에스파 윈터의 곡 작업에 참여해 온 프로듀서다. 태일은 A&R과 보컬 디렉터를 맡는다. 디네이블은 작업 경험이 풍부한 프로듀서와 현역 보컬리스트가 함께하는 체제로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비그릿츠는 ‘시공간을 모험하는 도깨비’를 세계관으로 내세운 5인조 그룹이다. 오래된 물건에 깃든 영혼이 현실 세계로 나와 활동한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음악과 실시간 라이브 콘텐츠를 연계한다. 공식 론칭 전까지 로고 모션과 세계관 영상, 캐릭터 티저가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활동에는 실시간 CG 파이프라인과 AI,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결합한 플랫폼이 쓰이며, 이를 기반으로 라이브 방송과 공연, 팬 이벤트가 전개된다.
디네이블은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 지상파 방송사 출신 인력, 버추얼 엔지니어, 그래픽·애니메이션 전문가로 전담팀을 구성했다. 기술과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해 비그릿츠를 장기 IP 프로젝트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겨라 디네이블 대표는 “비그릿츠는 음악과 기술을 결합한 버추얼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한다”라며 “알티 프로듀서, 태일과 협력해 음악성과 스토리를 갖춘 콘텐츠를 선보이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라고 밝혔다.
버추얼 그룹 제작에 뛰어드는 기업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본지가 지난 5월 보도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미르 자회사 두리엔터테인먼트의 버추얼 보이그룹 비던(B:DAWN) 론칭과도 맥을 같이하는 움직임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전 세계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 규모가 2028년 174억 달러(약 2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플레이브 소속사 블래스트의 매출이 2023년 122억원에서 2024년 454억원으로 늘어난 사례는 후발 주자들의 진입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술 기업 주도로 형성돼 온 버추얼 아이돌 제작 구도에 검증된 K팝 프로듀서와 현역 보컬리스트가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비그릿츠의 등장은 시장의 경쟁 축이 기술 구현을 넘어 음악적 완성도와 세계관 서사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