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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비하인드] 알고 보면 더 흥미롭다… ‘호프’에 숨겨진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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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프’에 숨겨진 디테일을 공개한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에 숨겨진 디테일을 공개한다.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호프’가 스크린 안팎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로 ‘N차 관람’ 욕구를 자극한다. 캐릭터와 같은 이름을 가진 촬영지부터 밤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촬영 방식, 실제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로케이션까지. 보다 생생한 영화적 체험을 완성하기 위해 공들인 제작 과정이 작품 곳곳에 녹아 있어 흥미를 끈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추격자’ ‘황해’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의 신작으로,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개봉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 ‘성기’가 달린 곳이 실제 ‘성기대교’?

극 후반부를 장식하는 추격 액션에는 우연이 만들어낸 흥미로운 비하인드가 숨어 있다. 성기(조인성 분)가 말을 타고 도로를 질주하다 경찰차로 옮겨 타는 장면이 촬영된 곳은 경상남도 합천군에 위치한 ‘성기대교’다. 공교롭게도 캐릭터와 실제 촬영지의 이름이 정확히 일치한다.

처음부터 이름을 고려해 장소를 선택한 것은 아니다. 나홍진 감독은 “후반부 액션 장면을 찍을 만한 폐도로를 발견해서 허가받고 촬영하는데, 그 다리의 이름이 실제로 성기대교였다”며 “그래서 ‘여기서 찍으라는 이야기인가 보다’ 생각하며 확정 지었다”고 촬영 비화를 전했다.

◇ 156분 동안 밤이 없다… 자연광으로 완성한 ‘호프’

‘호프’에는 밤 시간대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156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동안 이야기가 환한 시간대에 펼쳐지는 만큼 빛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촬영의 중요한 과제였다.

‘곡성’에 이어 나홍진 감독과 호흡을 맞춘 홍경표 촬영감독은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미세한 빛의 변화를 포착했다. 여기에 와이드 렌즈와 적극적인 카메라 움직임을 활용해 ‘호프’만의 영상미를 구축했다. ‘007’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참여한 특수촬영팀 XM2와 협업해 전기 바이크와 와이어캠, 시속 200km로 달릴 수 있는 슬라이더 시스템 등을 활용하기도 했다.

대역 없이 고강도 액션을 완벽 소화한 조인성 스틸.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대역 없이 고강도 액션을 완벽 소화한 조인성 스틸.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CG 없이 뛰는 인간, 첨단 기술로 탄생한 외계인

인간과 외계인을 구현한 상반된 방식도 흥미롭다. 제작진은 20세기 액션영화처럼 스턴트를 CG에 의존하기보다 배우들이 직접 수행하는 클래식한 액션을 지향했다. 조인성은 승마와 추격 액션을 직접 소화했고, 정호연은 카체이싱 장면을 위해 1종 면허를 취득하고 드리프트 훈련까지 거쳤다.

반면 외계인은 첨단 VFX 기술을 집약해 완성했다. 마이클 패스벤더·알리시아 비칸데르·테일러 러셀·카메론 브리튼의 모션과 표정, 시선까지 모션 캡처와 페이셜 캡처로 담아 3D 크리처에 구현했다. 특히 외계인을 환한 대낮에 등장시키며 새로운 시각적 도전을 시도했다. 실제 움직임으로 완성한 인간의 액션과 첨단 기술로 구현한 외계인의 충돌은 ‘호프’만의 독특한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 루마니아부터 해남·제주·합천까지… 하나의 ‘호포항’

영화 속 호포항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제작진은 루마니아와 전라남도 해남·제주도·경상남도 합천을 오가며 서로 다른 실제 공간을 하나의 가상 마을로 연결했다.

외계인을 쫓아 성기 일행이 들어가는 숲은 루마니아 레테자트 국립공원에서 촬영했다.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약 8시간을 이동한 뒤 다시 비포장도로를 따라 1시간 이상 올라가야 닿을 수 있는 깊은 산속이었다. 호포항은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 일대를 활용해 골목과 상점, 광장, 버스터미널까지 영화 속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폐허가 된 호포항은 약 80명의 인원이 참여해 외계인이 지나간 동선과 이에 맞선 주민들의 대응이 공간에 흔적으로 남도록 설계했다. 루마니아 숲에 자리한 원형 우주선 역시 주변의 빛과 풍광을 살리기 위해 오히려 최대한 단순하게 디자인했다. 서로 멀리 떨어진 실제 공간과 세밀하게 설계한 미술이 더해져 스크린 속 하나의 ‘호포항’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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