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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의 ‘아가미’, 안재훈 감독의 손끝에서 다시 숨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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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의 ‘아가미’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다. / 엣나인필름
구병모의 ‘아가미’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다. / 엣나인필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구병모 작가의 소설 ‘아가미’가 안재훈 감독의 손끝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난다. 원작이 품고 있는 정서와 메시지를 바탕으로 회화적인 이미지와 판타지적 세계를 더해 영화만의 ‘아가미’를 완성한다. 문장으로 그려졌던 신비로운 세계가 스크린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관심이 쏠린다.

‘아가미’는 깊은 물 속에 던져진 날 아가미가 생겨난 세상에서 유일한 아이 곤과 그의 세계에 전부였던 존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소중한 날의 꿈’ ‘무녀도’ 등을 선보이며 30여 년간 애니메이션 작업을 이어온 안재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파과’ ‘위저드 베이커리’ 등으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앞서 구병모 작가의 대표작 ‘파과’가 민규동 감독의 실사영화로 재탄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아가미’가 애니메이션으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원작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가미를 갖게 된 소년 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신비로운 설정 안에 상처와 생존, 삶에 관한 이야기를 녹여냈다. 소설 속에서 독자의 상상으로 존재했던 곤과 그의 세계가 애니메이션을 통해 어떻게 스크린 위에 구현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안재훈 감독은 원작의 정서를 바탕으로 영화적 배경과 시야를 확장하고 회화적인 이미지에 판타지를 더해 자신만의 ‘아가미’를 구축한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서도 목에 아가미를, 등에 비늘을 지닌 곤이 물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과 신비로운 색감의 작화가 모습을 드러내며 영화가 그려낼 세계를 엿보게 했다.

안재훈 감독은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원작의 정서를 품되 이를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배급사 엣나인필름을 통해 “원작의 느낌을 품고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했다”며 “현실을 잊게 하는 것이 아닌 아름다워서 몰입할 수밖에 없는 판타지를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원작자인 구병모 작가 역시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태어난 ‘아가미’를 향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책 속의 인물들이 부드러운 색상과 아름다운 작화로 화면 위에 태어나게 해주셔서 고맙다”며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도 환상과 현실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안재훈 감독이 ‘아가미’를 통해 그려내고자 한 것은 판타지 그 자체가 아니다. 벼랑 끝에서도 살아내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건네는 삶에 관한 질문이다. 

안재훈 감독은 “‘아가미’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삶에 대한 메시지”라며 “살아가며 물속에 떨어질 때마다 내 몸에도 조금씩 아가미가 생겨나 지금을 살고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고 연출 의도를 짚었다. 이어 “누군가 우리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내도 꿋꿋이 살아냈던 것처럼 삶의 모든 순간이 모여 결국 우리가 갖게 된 아가미에 대해 생각하는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찌감치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 장편 부문을 비롯해 △ 영국 런던프라이트페스트 △ 이탈리아 볼로냐24프레임퓨처필름페스티벌 △ 일본 도쿄국제영화제 △ 대만 타이중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등에 초청됐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러시아·일본·대만 등 해외 지역에 선판매되는 성과도 거뒀다.

목소리 연기는 정해인과 강하늘·이청아·유재명, 뮤지컬 배우 김선영 등이 참여했다. 정해인은 삶의 끝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가미가 생겨난 곤, 강하늘은 곤의 가족이자 친구로 그의 세계를 채워주는 강하 역을 맡았다. 이청아는 곤과 특별한 인연을 맺는 해류, 유재명은 어린 곤을 구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품어주는 노인, 김선영은 곤이 새로운 삶과 마주하게 되는 사건을 만드는 이녕의 목소리를 연기한다.

애니메이션만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한 안재훈 감독의 ‘아가미’가 관객들에게 어떤 울림을 전할지 주목된다. 오는 9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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