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현장] ‘인턴’ 최민식이 한소희를 마돈나에 비교한 이유
최민식, 한소희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노래를 하는데 조수미 씨가 온 줄 알았다. 춤을 추는 걸 보니 마돈나가 생각났다”
배우 최민식이 후배 한소희에게 제대로 반했다. 작품 속 노래와 춤 실력을 이야기하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에 이어 ‘팝의 여왕’ 마돈나까지 소환했다. 그러자 한소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최민식의 춤을 두고 “마이클 잭슨 같았다”고 받아쳤다. 30년 넘는 나이 차도, 배우 경력 차도 무색하게 만드는 두 사람의 유쾌한 호흡이었다.
2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인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도영 감독과 배우 최민식, 한소희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턴」은 론칭 3년 만에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선우(한소희)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세대와 직급을 뛰어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 작품이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아 국내에서도 361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2015년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적으로 리메이크했다.
먼저 최민식은 37년 동안 한 직장에서 일한 뒤 새로운 회사의 막내 인턴이 된 기호로 분했다.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신세계」 「파묘」 등에서 강렬한 얼굴을 주로 보여왔던 그에게 오랜만에 만나는 따뜻하고 유쾌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최민식은 “저는 타이를 매고 직장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이번에 직장 생활을 진하게 제대로 해봤다”며 웃었다. 그는 또 “사람 죽이는 영화를 잘 선택해야 한다. 한 번 제대로 죽이면 계속 죽이는 것만 들어온다”고 너스레를 떨며 “최민식에게도 이렇게 부드러운 면이 있다는 쏠쏠한 재미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대편에는 한소희가 있다. 한소희가 연기한 선우는 단 3년 만에 패션회사를 100억 매출 규모로 성장시킨 워커홀릭 CEO다. 한소희는 실제 자신의 또래에 스타트업 종사자와 직장인이 많다는 점을 참고했다며 회사를 책임져야 하는 CEO의 무게와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생기는 불안정함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날 현장을 달군 건 세대를 뛰어넘은 최민식과 한소희의 ‘티키타카’였다.
최민식은 한소희의 캐스팅 소식을 처음 들었을 당시를 떠올리며 “‘그 한소희?’라고 했다. 제가 언제 한소희 배우와 같은 프레임에 걸리는 호사를 누려보겠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주로 남자 배우들과 작품을 해왔다면서 아름다운 후배 배우와 호흡하게 돼 “정신을 바짝 차리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농담만은 아니었다. 최민식은 처음 함께 작업한 한소희에 대해 작품에 임하는 자세와 열정, 완성된 연기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며 “놀랍기도 했고 대견스럽기도 했다”고 극찬했다.
칭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극 중 선우는 야근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춤까지 춘다. 최민식은 한소희가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부르는 장면을 언급하며 “조수미 씨가 촬영장에 온 줄 알았다”고 말했고, 춤 장면에 대해서는 “마돈나 생각이 났다”고 치켜세웠다. 바로 최민식의 입에서 ‘마돈나’라는 이름이 나온 이유다.
한소희 역시 곧바로 반격했다. “선배님도 춤을 추시는 장면이 있다”며 “거의 마이클 잭슨처럼 추셔서 깜짝 놀랐다”고 응수했다. 마돈나와 마이클 잭슨이 동시에 등장한 제작보고회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한소희에게도 최민식과의 만남은 특별했다. 그는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제가 아는 그 최민식 선배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찾아올까 싶은 기회였다.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들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촬영을 마친 뒤의 감정은 존경에 가까웠다. 한소희는 “촬영의 시작점과 끝점, 모든 순간에 최민식 선배님이 있었다”고 말했다. 어린 후배들이 많은 현장에서 먼저 다가와 장난을 치며 긴장을 풀어줬고, 힘든 촬영 속에서도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 자체가 동기부여가 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두 사람이 넘어야 할 산도 분명하다. 원작 「인턴」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원작은 전 세계에서 약 1억 94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뒀고 국내에서도 36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했다.
최민식 역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면서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걸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지만 리메이크를 단순한 복제로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의 애환과 화합, 세대 갈등을 한국적인 정서로 풀어내면 원작과는 또 다른 맛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도영 감독 역시 원작과 억지로 다르게 만들기보다는 10년이 지난 지금의 직장 문화와 한국적인 세대 갈등을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이는 데 집중했다. 앞서 김 감독은 “원작의 설정과 메시지는 계승하되 한국적 정서와 공감 포인트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민식은 원작과의 비교도 피하지 않았다. “비교는 관객의 몫”이라며 “‘한국에서 만든 「인턴」은 어떨까’,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마음으로 봐도 좋다”고 했다. 부족하다면 비판도 달게 받겠다는 각오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 대신 최민식과 한소희가 출근 도장을 찍은 한국판 「인턴」. 마돈나와 마이클 잭슨까지 소환할 만큼 가까워진 두 배우의 세대 초월 호흡이 10년 전 원작을 사랑했던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인턴」은 오는 9월 16일 개봉한다.
글 · 나우무비 심규한 편집장
사진 ·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인턴 드라마2026김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