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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인디밴드 밤하늘극장, 9월 6일 새 싱글 ‘완전한 무조건적 사랑의 형태’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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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극장완전한 무조건적 사랑의 형태 앨범 커버 / 밤하늘극장
밤하늘극장완전한 무조건적 사랑의 형태 앨범 커버 / 밤하늘극장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창작에 활용한 사실을 어디까지, 어떻게 밝힐 것인가는 올해 음악 산업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결과물의 AI 생성 사실 표시 의무를 담은 인공지능 기본법이 지난 1월 22일 시행됐고, 해외 플랫폼도 잇따라 표기 체계를 손보고 있다. 제작 과정에 AI를 쓰면서도 그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온 팀들이 새삼 주목받는 배경이다.

버추얼 인디밴드 밤하늘극장이 오는 9월 6일 새 싱글 ‘완전한 무조건적 사랑의 형태’를 내놓는다. 동명의 타이틀곡과 함께 ‘평안에 젖어있는 건 아닐까’, ‘언젠가 그리워질 오늘아’ 등 모두 세 곡이 실린다.

타이틀곡은 사랑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지점으로 ‘조건 없음’을 지목한다. 상대를 소유하거나 판단하려 들지 않고 존재 자체를 받아들이는 태도, 상대가 어둠 속으로 떨어지거나 자신을 찌르는 가시가 되어 돌아올 때에도 자리를 지키는 마음이 곡의 중심에 놓였다. 자신을 온전히 내어준 끝에 텅 비어버리고, 더 나눠줄 온기가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아파하는 순간까지 담아 헌신의 순수함을 그린다. 타인을 품는 일에서 시작해 뒤늦게 찾아오는 평안, 그리고 언젠가 그리워질 오늘의 소중함으로 이어지는 세 곡의 흐름은 스스로를 소진하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사랑의 궤적을 따라간다.

밤하늘극장은 청춘을 지나며 마주하는 사랑과 불안, 외로움과 위로 같은 감정을 노래로 옮겨온 팀이다. 음원 플랫폼에 꾸준히 신보를 쌓아왔고, 지난 8월 4일에는 일곱 곡을 담은 ‘이 파도가 멈추지 않았으면 해’를 발표했다. 대표곡으로는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 ‘나는 오늘 또 어떤 핑계를 대었는가’ 등이 꼽힌다.

활동 반경은 음원 플랫폼 밖으로도 넓어졌다. 지난 6월 27일 KBS 쿨FM ‘오마이걸 효정의 볼륨을 높여요’에서는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가 전파를 탔다. 해당 곡은 ‘하트 플레이리스트’ 코너가 편성된 2부의 마지막 곡으로 방송됐으며, 진행자인 오마이걸 효정이 직접 추천곡으로 골랐다는 것이 밤하늘극장 측 설명이다. 1995년 출범해 올해로 서른한 해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매일 오후 8시 수도권 FM 89.1MHz로 송출된다.

또 다른 곡 ‘겨울의 대삼각형’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펴낸 중학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자료에 실렸다. 이 자료는 중학교 수학의 ‘삼각형의 외심과 내심’ 단원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끌어내는 동기유발 자료로 곡을 배치했다. 시리우스와 프로키온, 베텔게우스가 이루는 겨울철 별자리를 노래한 가사를 들려준 뒤, 삼각형의 세 변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학생들이 스스로 답해보도록 하는 구성이다. 대중음악의 소재가 기하 개념을 설명하는 교실 자료로 옮겨간 사례에 해당한다.

밤하늘극장은 버추얼 캐릭터를 앞세운 인디밴드 프로젝트다. 작사와 음악 콘셉트 기획, 프로듀싱은 창작자가 맡고 제작 과정에는 생성형 AI 기술을 쓴다. AI 자체를 정체성으로 내세우기보다 창작 도구의 하나로 두겠다는 것이 팀의 방향이며,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을 통해 AI 활용 사실을 공개해 청자들이 제작 방식을 오인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자율 공개는 업계가 최근 밟아가는 절차와 방향이 겹친다. 애플 뮤직은 지난 3월 도입한 AI 투명성 태그를 8월 20일 자로 의무화하고, 연내 이용자에게 보이는 ‘Made With AI’ 표시를 붙이겠다고 유통사와 레이블에 통보했다. 스포티파이 역시 9월 중순부터 실존 인물이 아닌 AI 기반 아티스트 프로필에 ‘AI 페르소나’ 배지를 붙일 예정이다. 지난 7월 10일에는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와 미국음반산업협회(RIAA), 레코딩 아카데미 등이 AI가 만든 음원과 AI의 도움을 받은 음원을 나누는 2단계 자율 표기 체계를 내놨다. 표기 논의가 급해진 이유는 유입량에 있다. 애플 뮤직이 지난 4월 밝힌 바에 따르면 월간 업로드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전적으로 AI로 만들어진 음원이었으나, 실제 청취 비중은 0.5%에 못 미쳤다.

밤하늘극장이 놓인 자리는 이 통계의 어느 쪽도 아니다. 사람이 가사와 기획을 맡고 AI는 제작 공정에 들어가는 형태로, 표기 체계상 ‘AI 도움을 받은’ 범주에 가깝다. 라디오 선곡표와 공교육 자료라는 두 경로 모두 곡의 제작 방식이 아니라 곡이 다루는 소재와 정서를 근거로 선택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술 논쟁이 뜨거울수록 남는 질문은 결국 무엇을 노래하느냐로 돌아온다. 사랑과 이별, 불안과 위로처럼 누구나 통과하는 감정을 붙들어온 밤하늘극장이 이번 싱글로 어떤 이야기를 건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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