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1974년의 의문, 그 안의 사람들… 허진호가 주목한 ‘암살자(들)’

시사위크 조회수  
영화 ‘암살자(들)’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 ‘암살자(들)’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하이브미디어코프

시사위크|코엑스=이영실 기자  영화 ‘암살자(들)’이 향하는 곳은 반세기 넘게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의 정답만은 아니다. 허진호 감독은 사건의 배후를 단정하는 대신 그날의 의문을 좇았던 사람들을 따라가며 격동의 시대를 비춘다. 

8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암살자(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과 배우 유해진·박해일·이민호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을 소재로, 그날을 둘러싼 의혹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유해진이 사건 현장에 있었던 중부서 경감 철구를, 박해일과 이민호가 각각 사건을 취재하는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과 신입 기자 영일을 연기했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출발점으로 삼지만 ‘암살자(들)’은 그날의 진실을 하나의 결론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허진호 감독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제까지 감춰온 진실이나 배후를 밝혀내는 영화로 접근하지 않았다”며 “그 시기를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에 영화는 사건 자체뿐 아니라 1974년이라는 시대의 공기를 담아내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특히 재환과 영일을 비롯한 기자들의 이야기가 또 하나의 큰 축을 이룬다. 당시 언론이 처했던 현실과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움직였던 언론인들의 모습도 비중 있게 그려진다.

허진호 감독은 “미스터리 추적극이라는 장르의 형식을 갖고 있지만 그 시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사건만이 아니라 1974년 당시의 분위기와 시대 상황을 보여주고, 이 사건이 그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질문하기 위해 기자들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오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당시 벌어졌던 자유언론실천선언과 관련한 에피소드 역시 영화에 녹여냈다. 재환 역의 박해일도 시대를 뛰어넘는 언론인의 책임에 주목했다. 그는 “언론인들이 지닌 보편적인 직업적 소명과 책임을 최대한 가져가려고 했다”며 “시대는 다르지만 직업적인 부분은 지금과 크게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전했다.

‘암살자(들)’로 뭉친 (왼쪽부터)허진호 감독과 유해진·박해일·이민호. / 시사위크DB
‘암살자(들)’로 뭉친 (왼쪽부터)허진호 감독과 유해진·박해일·이민호. / 시사위크DB

또 박해일은 “한국영화에서 기자 역할이 잠시 등장하는 경우는 있지만 하나의 테마를 이루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긴 호흡으로 가는 작품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며 “감독님이 기자 역할을 제안했을 때 무엇보다 호기심이 갔다”고 떠올렸다.

이어 “‘최종병기 활’에서 활이라는 소재가 당시에는 부차적인 것이었지만 영화에서는 중심에 놓이지 않나. 그것처럼 기자라는 역할이 한 작품에서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는가가 나에게는 큰 숙제였다”며 “감독님, 배우들과 합을 맞춰 잘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해일이 바라본 작품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 시대의 공기를 지금 왜 보여줘야 하느냐고 한다면 결국 사람이 아닐까 싶다”며 “언론인을 맡았지만 진실을 외치는 것 역시 그 원형은 사람에게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신입 기자 영일을 연기한 이민호는 “진실보다 자극적인 타이틀이 중요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매체뿐 아니라 1인 유튜브 등 콘텐츠가 너무 많아지면서 무엇이 진실이고 가짜인지 구분하기 힘든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살아보지 않은 시대에 진실을 추구했던 사람들의 신념이 그립기도 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 개인적인 지향점이기도 해서 그런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철구를 연기한 유해진은 경찰과 아버지라는 인물의 두 얼굴을 따로 구분하기보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바라봤다. 그는 “혼란스러운 시절을 살았던 아버지일 수도 있고 경찰일 수도 있다”며 “아버지와 경찰을 따로 놓기보다 한 사람으로서 그 폭풍을 지나온 인물로 그려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특별출연 라인업도 ‘암살자(들)’의 또 다른 볼거리다. 허진호 감독은 “처음부터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며 “보통 영화에서 맡은 역할보다 비중이 큰 배우가 등장하면 그 역할보다 배우가 먼저 떠올라 이질감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조심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대본을 재미있게 읽어준 덕분인지 많은 배우들이 한두 장면을 맡아줬다”며 “이것이 단순히 소비되지 않기 위해서는 나름의 진실성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한 장면이라도 촬영 전부터 만나 이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함께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추석 극장가에 다양한 한국영화가 함께 나서는 것에 대한 소감도 전했다. 유해진은 “모처럼 경쟁 속에 들어가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상당히 좋다”며 “그중에서도 ‘암살자(들)’을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하는 솔직한 마음”이라고 바랐다. 박해일 역시 “많은 한국영화와 함께 사랑받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힘을 보탰다. ‘암살자(들)’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이 기사에 대해 공감해주세요!
+1
0
+1
0
+1
0
+1
0
+1
0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