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상상도 안 돼” 피범벅 운동화로 끝까지 달렸다, 42㎞ 완주의 뒷이야기
메달은 없었지만 가장 빛났다…피범벅 운동화로 42㎞ 달린 선수의 사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마라톤에서 한국 대표 박민호 선수가 42.195㎞ 풀코스를 완주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일본 나고야 도로 코스에서 열린 경기에서 박민호 선수는 2시간 15분 35초를 기록했고, 출전 선수 19명 가운데 8위에 올랐습니다.
순위만 보면 메달권과는 거리가 있죠. 그런데도 이번 경기가 크게 화제가 된 이유는 결승선 이후 공개된 한 장면 때문인데요. KBS 스포츠 유튜브 채널 올스에 올라온 인터뷰 영상에서 박민호 선수의 운동화가 온통 피로 물든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었는데, 발바닥이 찢어진 채로 남은 거리를 끝까지 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순식간에 관심이 모였습니다.
마라톤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번 완주는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보여준 사례로 보여집니다.
15㎞까지 선두권,
20㎞ 부근에서 찾아온 예상치 못한 부상
경기 초반 박민호 선수의 흐름은 좋았습니다. 15㎞ 구간까지 선두권에서 달리며 상위권 경쟁에 충분히 뛰어들 수 있는 페이스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20㎞ 인근에서 부상을 인지하면서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반환점은 1시간 6분 25초로 8번째로 통과했습니다.
본인의 설명에 따르면 처음에는 작은 돌멩이가 신발 안에 낀 것으로 생각했지만 내리막 구간에서 발바닥이 찢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고통이 뚜렷하게 느껴졌다고 하는데요. 인터뷰에서 박민호 선수는 아픈 것보다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한 점이 더 아쉬웠다고 말했습니다. 기록을 살펴보면 이 부분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반환점 기록에서 최종 기록을 빼면 후반 하프는 약 1시간 9분 10초로, 전반보다 2분 45초가량 느려진 셈입니다. 발바닥에 상처를 안고 20㎞가 넘는 거리를 더 달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기록 하락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올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공개된 기록을 단순 계산한 수치이며, 실제 구간별 상황은 코스와 기상 조건에 따라 달랐을 수 있습니다.
끝까지 뛴 이유는 세계선수권의 아쉬움
부상을 안고도 멈추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박민호 선수는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도중에 기권했던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기권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마무리했다고 설명했죠. 마라톤에서 중도 포기는 기록에 남지 않지만, 선수 본인에게는 오래 남는 아쉬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이번 완주는 그 아쉬움을 스스로 털어낸 과정이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다만 일반 러너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달리는 도중 발바닥이나 발목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질 때는 무리하지 않고 멈춰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박민호 선수는 앞으로도 묵묵히 준비해서 한 걸음씩 성장하는 선수임을 증명하겠다는 각오를 남겼습니다.
이번 완주가 남긴 의미
이번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발바닥이 찢어진 것을 알면서도 완주해낸 정신력을 본받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며 ‘우리가 스포츠에서 바라는 모습이 바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라는 의견이 이어졌습니다. 피로 물든 러닝화가 어떤 러닝화보다 아름답다는 표현과 함께,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눈에 띄었죠.
사실 결과만 놓고 보면 8위라는 순위는 기억에 남는 순위는 아닙니다. 하지만 박민호 선수를 통해 스포츠가 주는 감동은 늘 메달 색깔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는데요. 결승선을 넘는 순간까지 자기 약속을 지켜낸 모습이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경험이 박민호 선수에게 다음 대회를 향한 든든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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