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수 ‘전역모 논란’이 부른 나비효과? 병무청장 “체육계 병역특례 폐지 수순”
“결국 후배들만 피해 보나” 박승수 전역모 논란 이후…체육계 병역특례까지 흔들린다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이 일본을 1-0으로 꺾었습니다. 후반 16분 양민혁이 오른쪽 측면에서 끈질기게 압박해 크로스를 올렸고, 흘러나온 공을 엄지성이 왼발로 마무리했습니다. 이 승리로 한국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4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여기까지는 축구팬 모두가 박수를 보낼 만한 장면이었습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경기 직후부터였는데요. 양민혁 선수는 취재진 앞에서 “군 면제라는 보상 하나만 보고 뛰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주장 이기혁 선수는 방송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밝게 웃으며 답했습니다. 막내 박승수 선수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비판이 커지자 사진을 지우고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연달아 알려지면서 금메달의 의미보다 병역 혜택이 먼저 화제가 되는 상황이 만들어졌죠.
병무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말, 점진적 폐지로 가닥
논란은 곧 국회로 번졌습니다. 7일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병역특례를 점진적으로 줄여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병무청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청년들이 느꼈을 상실감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체육 분야 병역특례는 다음 달 나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점진적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야 의원들도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4성장군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폐지 목표 연도를 정해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이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국방의 의무와 올림픽 메달이 무슨 상관이냐”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전면 폐지 시점과 새로운 편입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병역특례, 정확히 무엇이고 왜 논란일까
병역특례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명칭은 ‘예술·체육요원 제도’ 입니다. 1973년에 도입돼 올해로 53년째이고, 체육 분야에서는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와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등이 편입 대상입니다. 흔히 군 면제로 알려져 있지만 병역 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상자는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보충역으로 편입되어 34개월 동안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복무하고,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합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군필자 3명을 뺀 병역 미필 선수 20명이 혜택 대상이 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감에서는 올해 아시안게임 혜택 대상자 43명 가운데 축구와 야구 선수가 36명이라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특정 종목에 혜택이 몰린다는 비판이었죠.
복무 관리도 문제로 올라왔습니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공익복무 규정 위반 경고가 104건이었다는 병무청 집계가 보도됐습니다. 저출생으로 병역 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형평성 논란이 더 커졌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다음 달 병무청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개편안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입니다. 첫째 쟁점은 폐지 속도입니다. 목표 연도를 정해 단계적으로 줄일지, 일정 기준을 충족한 경우만 인정할지가 갈립니다. 둘째는 기준 조정입니다. 종목별 대회의 위상 차이를 반영한 누적 점수제나 입대 시기를 미루는 방식, 특정 종목 제한 같은 방안이 거론됩니다. 셋째는 기존 특례자의 복무 점검입니다.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특례를 받은 사람 전원을 대상으로 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병역특례법 개선 입법 논의도 시작됐는데요. 존치 쪽에서는 선수의 경력 단절 방지와 국제대회 동기부여를 이유로 듭니다. 폐지 쪽에서는 병역 의무의 형평성과 병역 자원 감소를 이유로 듭니다.
이번 논란은 선수 개인의 말과 행동에서 시작됐지만 결국 이 제도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묻는 논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개편안이 나오는 대로 후속 소식을 다시 정리해서 올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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