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떨어져야해”…반토막난 ‘한국 집값’이 뉴욕보다 비싼 진짜 이유는 ‘이것’
규제 완화 이후 급매물 소진, 거래량 증가가 이어지며 ‘집값 바닥론’이 부상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하락세를 이어가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집 값이 뉴욕과 런던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집 값 하락세 계속될까”…전문가들이 밝힌 전망은?
2023년 3월 16일 KB부동산 주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주 수도권의 주택 매수심리가 소폭 개선됐지만 집값 하락세는 이어졌습니다.
2023년 3월 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7% 하락하며 낙폭이 확대됐습니다. 여전히 집값이 높다는 인식이 우세해 급매물까지는 소진되나 그 이후 주춤하면서 박스권(일정한 폭에서만 등락을 거듭하는 것)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부동산R114는 “규제 완화에 따른 시장 회복 기대감과 경기 둔화 등으로 추가 하락 우려가 맞물리며 하락폭이 축소와 확대를 반복하고 있다”면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한동안 박스권 내 하락 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 봤습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2차 바닥이 있을 수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가 나아졌으나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 또한 금리 및 대외변수 등으로 올해 하반기에도 반등이나 상승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책만으로 시장이 반등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면서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글로벌 대외 경제 변수들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하반기에 부동산 시장 자체가 급락을 멈추면서 바닥을 다지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예측했습니다.
다만 서 교수는 시장 반등과 관련해 “지금은 우리나라의 대내적인 변수에 의해서 시장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고금리 정책 등 대외적인 변수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대외 변수가 어떻게 변할 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SNS와 부동산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여파로 미국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이 낮아져 부동산에 호재로 작용할 거라는 의견이 퍼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지 않는다면 한국은행도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를 줄이기 위해 무리한 금리인상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관건은 금리 상단인데, 이번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건으로 인해 미국 금리인상의 상단이 확실해졌다고 볼 수 없으니 확정이 불가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오르는 것은 두 번째 문제고 첫 번째 문제는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금리가 얼마나 올랐다가 핵심이 아니라 어디까지 오를지 모른다, 상단이 불확실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당장 금리가 안 오른대도 잠시 보류된 것인지, 이걸로 끝나는 건지 모르는 것이 문제”라 말했습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은 “지금 주택 매매 심리가 위축된 큰 요인은 높은 금리로,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과 이자 부담으로 수요자들이 구매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금리 상승이 일단 멈추고 안정이 돼야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반토막난 서울 아파트”…가장 많이 떨어진 TOP 7은?
이에 서울의 집값이 반토막 난 사례들이 잇따라 속출했습니다. 이번 부동산 하락시장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서울 아파트 TOP 7가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서울 하락 7위로는 강동구에 위치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34평이 차지했습니다. 고덕역 역세권의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의 가격은 17.15억이었으나 최근 8.6억으로 49% 하락했습니다.
6위를 차지한 아파트는 성복구에 위치한 길음뉴타운6단지래미안입니다. 길음역 역세권의 길음뉴타운6단지래미안의 가격은 10.3억에서 5.11억으로 50% 하락했습니다.
5위를 차지한 서대문구에 위치한 DMC래미안e편한세상이 교통의 요충지라 할 수 있는데요. 경의중앙선, 6호선, 공항선이 지나고 있고 원종홍대선 신설까지 호재가 있으니 쿼드러플 역세권으로 변모할 수 있는 지역이지만 14억에서 6.9억으 50% 하락했습니다.
4위를 차지한 아파트는 강남 3구의 송파구에 위치한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입니다. 12.5억에서 6.09억으로 51%하락했습니다.
다음 3위를 차지한 노원구에 위치한 월계한진한화그랑빌은 10.5억에서 4.72억으로 55% 하락했습니다.
2위는 강동구에 위치한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이였는데요. 상일동역까진 도보 18분 거리이긴 하나 주변에 명일공원이 있어 쾌적한 환경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근처에 위치한 아파트입니다. 해당 아파트는 16.85억에서 7.5억으로 무려 55% 하락했습니다.
대망의 1위는 바로 동대문구에 위치한 래미안허브리츠였습니다. 제기동역 역세권의 래미안허브리츠의 가격이 12억 → 5.2억으로 56%나 하락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저정도로 비싸지않을곳들이 제자리로 찾아가는것 뿐”, “고덕 말이 서울이지 광역시보다 못한 인프라”, “작년에 못 판 사람들 한숨 나오겠네”, “그냥 의미없이 부동산 분위기에 오른 집값 내려가네” 등의 반응들이 이어졌습니다.
“더 떨어져야해”…한국 집값 뉴욕보다 비싼 이유는?
이처럼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2023년 3월 5일 KB금융지주가 발간한 ‘2023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기준으로 보면 서울 집값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국내 집값 상승 원인으로 아파트 선호 현상을 꼽습니다. 외국은 개별 부지에 한채의 집이 있는 단독주택 비중이 높은 반면, 국내는 공동주택 즉 아파트의 비중이 높습니다.
아파트는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의 주거 형태입니다. 아파트는 인프라 및 건물 질이 더 좋습니다. 아파트 선호로 인해 도심지에 빌라를 허물고 신축을 짓다보니 가격이 올라가고, 신축에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만들다보니 공사비가 더 증가합니다.
보고서는 “용적률 제한으로 일정 구역에 과도한 주택이 들어설 수 없다는 점과 맞물리면서 한국 아파트는 중산층 이상의 고가 주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면서 “아파트는 대규모 표준화된 형태로 가격을 매기기가 쉽기 때문에 거래가 쉬운 용이성과 맞물려 집값이 상승하게 됐다”고 분석합니다.
도심 집중화 현상도 맞물립니다. 한국 인구 중 69.6%가 도시에 사는데, 이는 선진국 중 높은 수준에 해당합니다. 한국은 총인구의 50%가 수도권(서울 25%)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최대도시권역 집중도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에 해당합니다.
보고서는 “높은 인구밀도는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며, 수도권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은 높은 주택가격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자가 비중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처럼 아파트 선호, 도시 집중이 맞물리면서 이번 부동산 상승기 때 특히 서울 아파트가 크게 뛰었습니다. 서울 아파트는 10채 중 8채가 두배 이상 뛰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지방에서는 이렇게 ‘두배 상승한’ 아파트 비중은 적습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지역별로 아파트 가격이 100% 이상 상승한 비중을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78%에 달하며 경기·인천은 27%인 반면 5개광역시는 10%, 기타지방은 3%에 불과합니다.
한편 가계소득 대비 집값이 높아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 집값 부담은 금융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은 가파른 주택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경제 성장을 지속하면서 가계 부채상환 여력도 같이 올라가 전체적인 부채 안정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즉 집값은 많이 올랐지만 경제도 계속 성장해서 대출을 갚을 능력도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사는 사람이 있으니까 값도 올라가는거다”, “한국 집값이 뉴욕보다 높은건 말도 안됌. 지금보다 훨씬 떨어져야 한다”, “수도권 외에도 개발이 잘 이루어져서 주거때매 이런 저런 걱정하는 시대 좀 지나갔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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