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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치악산 괴담에서 시작된 영화, 뚜껑 열어보니…

[리뷰:포테이토 지수 45%] ‘치악산’, 공포영화 공식 답습

‘아는 맛이 무섭다’고 하지만 이 영화는 글쎄다.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신체 훼손 포스터를 공개하고, 실제 지명을 제목으로 사용해 연일 논란인 영화 ‘치악산’ 얘기다.

‘치악산’은 민준(윤균상)과 그의 사촌 동생 현지(김예원)를 비롯한 산악자전거 동아리 멤버 5명이 라이딩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치악산으로 향하면서 시작한다. 영화에서 치악산은 40년전 현지의 아버지가 실종됐던 곳이며 토막 살인 괴담이 있는 곳으로 소개된다. 그런 얘기를 주고받던 이들은, 우연히 들른 폐건물에서 만난 할머니로부터 “거기 가면 다 죽는다”는 께름칙한 경고를 듣는다.

영화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 자전거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그린 공포영화다. 사진제공=와이드릴리즈
영화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 자전거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그린 공포영화다. 사진제공=와이드릴리즈

가지 말라고 하는데 가면 화를 당하는 법이다.

영화는 ‘이런 행동을 하면 꼭 죽는다’는 공포영화의 법칙을 따른다. 남의 말을 안 듣다가 당하고, 돌아보다 당하고, 혼자 있다가 당하고, 혼자 살겠다고 몸을 사리다가 또 당한다. 청춘 남녀가 숲에서 야영을 하다가 잔혹하기 살인을 당하는 많은 고어 또는 슬래셔 영화와 흐름이 다르지 않다.

물론 ‘치악산’만의 특색이 없지는 않다.

영화는 온라인 상에서 떠도는 토막 살인 괴담에서 출발했는데, 괴담의 실체를 초자연적 현상과 결합시켜 차별화된 분위기를 풍기는 지점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엉성하고 투박해서 초자연적 현상이 공포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점이 흠이다.

윤균상과 김예원이 영화에서 사촌지간으로 호흡을 맞춰 산악자전거 라이딩 촬영을 위해 동아리 멤버들과 함께 치악산으로 향한다. 사진제공=와이드릴리즈
윤균상과 김예원이 영화에서 사촌지간으로 호흡을 맞춰 산악자전거 라이딩 촬영을 위해 동아리 멤버들과 함께 치악산으로 향한다. 사진제공=와이드릴리즈

같은 이유로 등장 인물도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한다.

주인공 민준은 동아리의 리더로서, 또 현지와는 가족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활약이 미약하다. 묘기에 가까운 라이딩 실력은 결정적 순간에 제 기능을 못한다. 나머지 인물들은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한 용도로 소비될 뿐이다.

결말도 뒤죽박죽 얽힌 채로 매듭을 짓는다. 엔딩에 이어지는 쿠키영상을 통해 공포의 실체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주지만, 개연성을 높이기보다는 또 다른 엔딩처럼 혼란을 주는 ‘사족’같다.

‘치악산’은 공포영화의 클리셰를 답습하면서 만듦새도 아쉬운 영화다.

그런 ‘치악산’이 요즘처럼 입소문을 중시하며 입맛이 높아진 관객에게 어떻게 호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감독 : 김선웅 / 출연 :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 이태환 / 개봉 : 9월13일 /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공포 / 러닝타임:8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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