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교사 가해 학부모 입장문 논란에…허지웅이 남긴 일침, 현직 교사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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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이 올린 대전 초등 교사 사건에 대한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 / 허지웅 인스타그램

허지웅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번 대전 초등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글을 올렸다. 글에는 악성 민원으로 숨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부모의 입장문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겼다.

그는 논란이 된 가해 학부모의 입장문 속 ‘아들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대체 어떤 상식적인 사람이 이 입장문 속의 행동을 정상이라 생각할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물론 자식의 일이라는 게 그렇다. 상식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선이라는 게 있다. 사람으로서 스스로 지켜야 할 선이 일단 있을 것이고, 그런 선을 지키지 않는 자들을 막고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법과 제도가 강제하는 선이 있을 거다”라며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저 두 번째 선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친구의 뺨을 때렸다’는 사실이 ‘아들의 손이 친구의 뺨에 닿았다’는 입장으로 바뀌는 동안, 그리고 그게 부모의 마음이라는 수사로 포장되는 동안 교사의 기본권도, 그렇게 자라난 아이들이 만들어 갈 우리 공동체의 미래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라고 허탈한 심정을 털어놨다.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내 아이의 행동은 항상 정당하고 남의 아이의 행동은 누가 봐도 부당하다’라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는 이상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물론 상식적인 사람이 아직은 더 많으니 굴러가고 있지만 뉴스를 볼 때마다 진짜 앞날이 깜깜하다. 희망이 없는 느낌이다”, “부모의 마음이라… 돌아가신 선생님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다. 타인의 인권을 짓밟으면서 주장하는 본인의 권리는 인권이 아니다” 등 반응을 보였다.

현직 교사라는 네티즌들도 “허지웅 님, 학교 관련 문제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은 글 항상 잘 보고 있다. 교사의 입장에서 집단 우울증이 발현될 수밖에 없는 요즘 같은 시국에 힘 나게 하는 글이다. 감사하다”, “현직 교사다. 저 역시 저 문장에서 한참을 멈췄다. 형광등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우리의 아픔을, 현실을 헤아리는 글을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공감하기도 했다.

앞서 해당 학부모는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올렸다.

하지만 입장문은 오히려 네티즌들의 반감을 일으켰다. 자신의 아이가 친구의 뺨을 때린 사실을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라고 서술했기 때문이다.

이는 교사가 악성 민원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상황에서 최대한 아이의 잘못을 포장해 비난을 피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비쳐 오히려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다음은 가해 학부모가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입장문이다.

먼저,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세상에 퍼진 루머들이 진정성이 아닌 악성루머들로 비화하여 저희 입장을 표명하고자 글을 올립니다.

저는 지금부터 저희가 처했던 당시 상황들과 지금 언론과 커뮤니티 등에서 잘못 퍼져나가고 있는 내용들에 관해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지금도 이 상황에서 글을 올려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하는 건 아닌가 많은 고민이 듭니다만, 잘못된 내용들은 바로잡고, 잘못한 내용에 대해서는 겸허히 비난을 받고자 글을 올립니다.

○2019년 1학년 입학 후 아이의 행동이 조금씩 이상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이미 1학기 초부터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는 있었지만 학교에 적응하는 과정이겠거니 생각에 아이의 힘듦을 간과했고, 학교 측이나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일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2학기가 끝날 무렵 1년 정도 다니던 학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가 틱장애 증상이 보이고, 대답도 하지 않고, 작은 소리에도 귀를 막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확인해 보니 아이가 교장실로 간 일이 있었습니다.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뺨을 맞은 아이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팠을 것이니,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고 그로 인해 선생님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선생님께서는 제 아이와 뺨을 맞은 친구를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하여 사과를 하라고 했지만 아이는 이미 겁을 먹어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이후 반 전체 학생들 앞에 아이를 홀로 세워두고 어떤 벌을 받으면 좋을지 한 사람씩 의견을 물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 보내요”, “손바닥 때려요”, “반성문 쓰게 해요” 아이는 훈육의 담당자이신 선생님이 정한 벌이 아닌 아이들이 정한 벌을 받아야 했습니다.

아이는 이런 상황이 무섭고 힘들어 손으로 귀를 막고 있었으나 선생님께서는 손을 내리라고 하셨고, 교장실로 아이는 보내졌습니다.

○저희는 교장선생님과 면담을 요청했고, 학교 측에서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교장선생님, 교감 선생님, 고인이 되신 선생님까지 모두 같은 자리에서 면담을 했습니다.

우선 선생님께 저희 아이의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훈육하는 과정에서 학급회의 시간을 마련해 안건을 제시하는 것도 아닌, 마치 인민재판식의 처벌방식은 8살 아이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으니 지양해 주실 것을 요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도 집에서 아이에게 내일 선생님을 만나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라고 지도하여 일찍 등교시킬 테니 선생님께서도 아이들 없을 때 한 번만 안아주면서 ‘미안했어’ 한마디만 해주셨음 좋겠다고 부탁을 드렸고, 승낙을 해주시면서 면담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면담한 다음 날부터 학기가 끝날 동안 병가로 학교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셨습니다.

고작 8살인 초1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에 화가 났고, 선생님이 아이와 약속한 부분도 이행이 되지 않아 저희는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아이의 틱장애가 점점 더 심해져 대학병원의 정밀검사와 주기적인 심리상담 치료를 받았고, 학교의 학폭 담당 선생님의 연계로 위센터의 상담도 진행했습니다.

○같은 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렸습니다. 학폭위에서 원하는 요구사항을 여쭤보셔서 ⓛ차후 아이 학년이 올라갈 때 해당 선생님 담임 배제 ②아이 심리상태를 고려하여 선생님과 다른 층 배정.

이 두 가지였습니다.

위 두 가지 요구사항을 수용해 주기로 하고, 학폭위를 마무리 짓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선생님께 개인적인 연락을 드린 적도, 만난 적도, 학교에 찾아간 적도 단 한 번도 없습니다.

○2020년(2학년), 2021년(3학년) 모두 위 요구사항이 잘 이행되고 있었고, 2022년(4학년)에 바로 옆 교실에 선생님이 배정되면서 저희는 선생님 개인이 아닌 교육청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 차례 추가로 민원을 제기하였던 것입니다.

○2019년 선생님을 아동학대로 신고한 건은 경찰에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되면서, 사건은 그대로 종결되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아이가 학폭위 1호 처분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며, 저희는 선생님께 반말을 하거나, 퇴근길에 기다려서 험담을 하거나, 길거리에 못 돌아다니게 한 적, 개인적으로 연락한 적도, 만난 적도, 신상정보 유출했다고 찾아가서 난동 피운 사실도 없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4인방의 주동자로 지목되었습니다. 김밥집과는 같은 학급의 학부모 관계일뿐입니다.

그리고 민원을 같이 제기했다는 나머지 2인은 누구인지 모를뿐더러 주동자로 몰아세워진 상태입니다.

저희가 잘못한 부분에 대한 비난과 손가락질은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또한 향후에 고인이 되신 선생님과 관련한 민, 형사상의 문제가 있다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이 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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