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적인 사랑’으로 베스트커플상 받은 두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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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은 계속된다] 가장 빠른 시상식 ‘무빙 어워드’

'무빙' 성공의 주역인 배우 이정하. 시리즈 초반 이야기를 이끌면서 흥행의 기틀을 마련했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무빙’ 성공의 주역인 배우 이정하. 시리즈 초반 이야기를 이끌면서 흥행의 기틀을 마련했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가족을 지키는 초능력자라는 판타지의 세계는 그 역할에 몰입해 전부를 쏟아부은 배우들이 있어 가능했다. ‘무빙’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의 고른 활약, 그 힘은 시리즈를 성공으로 이끈 절대적인 힘이다.

‘무빙’은 끝났지만 초능력자들은 전 세계 시청자의 마음에 깊이 각인됐다. 아쉬움이 증폭되면서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초능력자들을 다시 만나고 싶은 시청자들의 열망은 그만큼 뜨겁다.

디즈니+가 하루 빨리 ‘무빙’ 시즌2 제작을 확정하길 기다리면서, ‘무빙’의 성공을 자축하는 ‘무빙 어워드’를 마련했다.

내가 좋아하는 주인공이 뽑히지 않았다고 섭섭해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무빙’ 주역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열리는 각종 시상식에서 여러 상을 휩쓸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 그에 앞서 가장 빨리 기획한 이번 ‘무빙 어워드’는 그 전초전일 뿐이다.

● ‘베스트 커플’ 상! ‘김장 파트너’ 김두식과 장주원 ?‍❤️‍?

‘무빙’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자신의 운명을 뒤바꾼 사랑에 빠졌다.

사랑하는 연인을 지키려고 스스로 인질이 된 김두식(조인성)과 그 깊은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이미현(한효주). 거친 인생을 살던 장주원(류승룡)의 구원자 황지희(곽선영)의 절절한 사랑. 자꾸만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는 봉석이(이정하)와 희수(고윤정)의 풋풋한 첫사랑까지. 초능력을 다룬 히어로물이지만 사실 운명의 사랑에도 주목한 멜로극이다.

그럼에도 ‘무빙’에서 베스트 커플을 꼽는다면 또 다른 운명의 사랑, ‘김장 파트너’ 김두식과 장주원이 최상의 주인공이다. 둘 사이에서는 “하던대로 해”라는 한마디면 된다. 그 한마디만 있으면 러시아에서 서울까지 알아서 찾아올 수도 있고, 날라오는 총알을 대신 맞아 줄수도 있다. 무적의 파트너이자, 믿음의 파트너다.

무엇보다 김두식과 장주원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시청자의 마음은 든든했다.

보이는 외형과 달리 김두식이 선배, 장주원이 후배인 설정은 또 어떤가. 류승룡이 조인성을 올려다보면서 ‘선배~’라고 부르는 장면은 그 자체로 ‘희귀샷’으로 저장욕구를 자극한다. 남녀의 사랑만 사랑인가. 파트너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내던지는 믿음, 그것도 사랑이다. ‘김장 파트너’가 ‘무빙’의 베스트 커플에 뽑힌 이유다.

● ‘참교사’ 상! 최일환 쌤 ?

딸 희수의 담임교사와 마주 앉아있던 장주원은 갑자기 학교로 들이닥친 북한 기력자들이 위협을 가하자 이렇게 외친다. “지금 선생님께서 말씀하고 계시잖아!”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학부형 장주원의 이 한마디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그리고 ‘시원하게!’ 만들었다. 희수의 담임 ‘최일환 쌤’이 그동안 보여준 믿음직한 모습이 있었기에, 장주원의 이 외침은 더 뭉클하게 다가왔다.

사실 최일환 쌤은 교사이기 전에 국정원 블랙요원. 초능력을 물려받은 자녀들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고 정원고등학교에 파견된 요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진짜 선생님으로 성장해간다.

딜레마에 빠져 교사를 관두려는 최일환 쌤에게 국정원의 실세 민용준(문성근)이 날린 한마디. “선생 흉내 내랬더니 선생이 다 됐네”라는 일갈은 그를 각성하게 한다. 딜레마를 딛고 최일환 쌤이 선택한 길, 제자들을 지키려고 총을 들고 나선 진짜 선생님의 길이다. ‘참교사’ 상에 이보다 어울리는 주인공이 있을까.

● ‘언제나 내편’ 상! 전계도 ?

무언의 신뢰가 발휘하는 힘은 이렇게 단단하다. 매일 등교길에 타는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전계도(차태현)와 마음 착한 봉석이가 오직 ‘아침 인사’로 쌓은 신뢰는 누군가의 목숨까지 지키는 희생으로 이어진다. 언제나 봉석이의 편이 돼 주는 존재 ‘번개맨’ 전계도에도 ‘언제나 내편’ 상을 수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계도가 과거 ‘번개맨’으로 활약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봉석이는 조용하게 읊조린다. “한번 히어로는 영원한 히어로”라는 말. 그 마음이 전계도에게 가 닿아서일까. 봉석이와 희수가 탄 버스에 낯선 인물 정준화(양동근)가 나타나고, 위험을 감지한 전계도는 버스를 힘껏 몰아 지구대로 돌진해 아이들을 구했다.

여기서 멈출 번개맨이 아니다. 봉석이를 구하려, 희수를 도우려고 정원고로 달려가는 전계도의 모습. ‘언제나 내편’ 상에 이보다 적합한 주인공이 있을까.

● ‘과잉 애국’ 상 ! 민용준 ?

애국심도 비뚫어진 방향으로 넘치면 ‘독’이다. 냉전체제가 유지되길 바라고 철지난 ‘공산당 척결’을 원하는 인물, 구시대의 상징 민용준 차장은 ‘무빙’을 통틀어 가장 악랄한 빌런이다.

남들의 생각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선택은 오직 “국가를 위해서”이기 때문. 거대한 대의명분에 사로잡힌 그는 블랙요원들을 이용한 것도 모자라 그들의 어린 자녀들까지 똑같은 위기에 빠트린다.

끝까지 각성하지 않는 모습, 그럼에도 스스로는 또 다시 ‘나라를 위한다’고 믿는 비뚫어진 애국주의의 상징. 그에게 ‘과잉 애국’ 상을 수여한다.

민용준 차장은 밉지만 그 역할을 소화한 배우 문성근은 결코 미워할 수 없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그 배역에 녹아드는 탁월한 연기, 이번 ‘무빙’에서도 어김이 없었다. 온갖 초능력자들을 상대하면서도 이들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비능력자’의 존재감은 실로 엄청났다.

● ‘설득력 만렙’ 상 ! 정준화 ?

악역인줄 알았는데, 분명 악역일 것 같은데… 설득당하고 말았다. 정준화라는 인물… 몹시 매력적이다.

양동근이 연기한 정준화는 북한의 기력자(능력자)로 발굴된 인물. 기력자 테스트에 참여한 동료들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을 때 흘리는 굵은 눈물 방울에 또 다시 설득되고 말았다.

첫 등장은 긴장감을 한껏 높였다. ‘무해한’ 봉석이와 희수를 위협하면서 시청자의 분노를 유발했지만 알고보면 정준화에게는 ‘신념’이 있었다. 그 신념이 다른 사람의 눈에 비뚤어진 충성처럼 보일지라도, 끝내 그가 선택한 결말은 보는 이들의 공감을 사기 충분했다. 복잡다단하고 양면적인 그 인물을 연기한 배우 양동근의 저력이기도 하다.

그러니 ‘설득력 만렙’ 상, 정준화가 받아 마땅하다. 부디 북한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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