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카라’에 대한 폭로, 갈수록 그 내용이 심각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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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일반노조 카라지회는 폭행 당한 구조견들이 두려움으로 인해 책상 밑에 숨었다고 27일 주장했다. / 민주노총 일반노조 카라지회 제공

‘동물권행동 카라’의 간부가 개는 물론 고양이까지 폭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고 경향신문이 30일 보도했다. 구조 동물의 보호와 입양을 총괄하는 문제의 간부는 일부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학대로 몰아가면 억울하다고 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전·현직 활동가 14명의 증언을 종합하면 2015년부터 이 모 국장으로부터 폭행당한 동물은 총 43마리다.

활동가들은 단체 인터뷰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개체들 외에도 심하게 맞은 동물이 많다”면서 “하나하나 셀 수 없을 정도로 빈도가 잦았고, 도저히 훈육이라 볼 수 없는 상황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2016~2018년 이 국장과 함께 일한 한 활동가는 이 국장이 소변을 닦는 대걸레로 강아지를 때리는 걸 봤다고 했다. 그는 이 국장이 강아지를 맨주먹으로 때리고 축구공 차듯이 발로 차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활동가는 슬리퍼, 몽둥이, 뿅망치 등 손에 집히는 물건이 이 국장이 동물을 폭행할 때 쓰이는 도구가 됐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이 국장이 동물을 때린 건 훈역이 아닌 개인적 ‘화풀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국장이 폭력으로 길들일 수 없는 고양이를 폭행한 것이 훈육이 아니라 학대였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국장이 “나는 고양이 못 때릴 줄 아느냐”고 말하며 고양이를 때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카라 측은 위험 상황을 제지하려는 최소한의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활동가들은 폭행 수위가 지나치게 높았다고 지적했다. 아르바이트로 일한 활동가는 이 국장에게 맞은 개들이 똥이나 오줌을 지렸다고 전했다. 이 국장과 함께 일했던 활동가는 이 국장이 소변을 지릴 때까지 개들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2018년 동물 폭행 혐의로 직위해제됐다가 지난해 센터장 대행으로 승진한 뒤 올해 국장으로 발령받았다. 전진경 카라 대표는 이 국장이 징계를 받은 뒤 동물을 폭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활동가들 말은 다르다. 이들은 이 국장이 폭행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 때문에 퇴사했다는 전직 직원은 이 국장이 직원에게 고함을 치거나 욕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경향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른 좋은 훈육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분명히 후회하고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있다”라면서도 “이런 행동을 동물 학대라고 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했다.

앞서 민주노총 일반노조 카라지회는 지난 2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 국장의 동물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단체 내부 직원들은 물론 봉사자들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공공연한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2015년부터 이 국장에 의해 폭행당한 동물은 최소 40마리”라며 “2018년 12월 이 국장은 상습 동물 폭행 사안으로 징계받았으나 팀장 직위 해제 경징계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 국장은 ‘무는 개가 어떻게 입양을 가겠냐’, ‘때려서라도 고쳐야 한다’는 등 이유로 동물들을 때렸다. 특히 “왜 나만 동물을 때리냐. 나만 나쁜 사람 되는 거 같지 않냐”며 동물 폭행에 동참하도록 종용했다.

노조는 이 국장이 구조 동물이 자신을 향해 짖기만 해도 고함을 치며 동물을 벽이나 책상 아래 등으로 몰아넣었고 빗자루, 슬리퍼, 신문지를 말아 만든 막대기 등을 사용해 동물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국장에게 동물 관리 전반에서 전폭적인 권한을 부여한 전 대표도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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