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4살 비숑 하숑이와 1살 비숑 살구를 위한 집을 꾸민 임하나라고 합니다.
요즘엔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반려동물의 Pet과 가족의 Family를 합쳐, 펫팸족이라고 불리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분들이 벌써 1500만 명이 넘었다고 하니까요. 물론 저도 그중 한 명이고요.
그와 동시에, 반려동물을 위한 주거 공간을 고민하는 분들도 늘어났어요.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행복한 공간에 대해 고민하는 ‘펫테리어’에 대한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에서만 벌써 1만 개가 넘었죠.
저희 집은 어떻냐고요? 음, 아이들을 위해 ‘직접 제작한 침대’가 있을 정도라고 하면 가늠이 되실까요?
하숑, 살구를 만나다
예전부터 저의 꿈은 비숑을 키우는 거였어요. 그러다 상황이 마련되어 하숑이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죠. 그러다 하숑이를 함께 키우던 동생이, 자기도 한 반려견의 주보호자가 되고 싶다는 거예요. 아직 남자친구는 없지만, 하숑이는 제가 결혼하면 함께 데려가려고 했거든요.
동생의 바람으로 6개월 정도 공부 끝에, 살구를 데려와 저희 집에는 지금의 하숑, 살구 자매가 살게 되었어요.
하숑이는 말도 잘 듣고 저를 한 번도 힘들게 한 적이 없는 순둥이에요.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나들이 갈 때에도 영혼의 동반자처럼 늘 함께 하고 있답니다.
살구는 하숑이에 비해 활발해요. ‘똥꼬발랄’ 그 자체라고나 할까요? 저희 집의 엔돌핀 댕댕이랍니다.
집이 좁아 시작한 펫테리어
제가 펫테리어를 하게 된 건, ‘집이 좁았기 때문’이었어요. 펫테리어와 좁은 집이라니,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시나요?
사실은 이래요. 저희 집은 좁은 투룸이라 늘 수납이 부족했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침대’를 활용해 공간을 만들려고 했죠. 그런데 침대 사이즈가 있으니, 전체에 모두 서랍을 짜넣으면 너무 커서 실용성이 오히려 떨어질 것 같았어요.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숑이의 공간도 만들면 어떨까?’ 그게 저희 집 펫테리어의 시작이었어요.
펫테리어에서 신경 쓴 점
하숑 침대는 ‘수납 침대의 실용성’을 위해 냈던 아이디어였지만, 점점 반려동물의 행복과 생활을 신경 쓰게 되었어요.
제가 가장 먼저 신경 쓴 건 하숑이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지였어요. 평소 잠을 따로 자고, 독립적인 성향을 가진 하숑이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멋진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거든요.
제가 다음으로 신경 쓴 건 안전과 건강이었어요. 하숑이가 예전에 거실에서 자다가, 침대로 올라오다가 갑자기 쿵 떨어진 적이 있어요. 그때 아무 소리도 안 내고 온 힘을 다해서 철봉에 매달린 것처럼 매트리스를 붙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더욱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하숑이와 살구가 안전하고, 건강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건 신경 쓴 부분이라기보다는 하나의 펫테리어 팁인데요. 애견 용품을 살 때 처음부터 가구와 어울리는 톤으로 사면 좋다는 거예요. 어쩔 땐 넘쳐나는 애견 용품 때문에 제가 하숑이 집에 얹혀사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꼭 필요한 애견 용품을 줄이거나 치울 수는 없으니까요. 구매할 때부터 톤을 고려하면 물건들이 모두 조화를 이루어서, 눈에 거슬리거나 불협화음을 내지 않으니 참고하세요!
하숑 침대, 이렇게 만들었어요
많은 분들이 하숑 침대에 대한 정보를 여쭤보세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하숑 침대를 만든 과정과 업체, 비용, 제작 기간 등을 함께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과정과 업체
하숑 침대는, 세상에 없는 형태였기 때문에 제가 직접 구상하고 그리는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여러 군데에 견적을 의뢰하고 시안을 받아봤죠. 대충이라도 원하는 바를 그려서 보내고, 상담을 받는 식으로 진행했어요.
그중에서 가장 피드백이 빨랐던 곳이 ‘망고우드(@malmiroo_kim)’였어요. 제가 구상한 것을 찰떡같이 이해하시고, 도면을 정확하고 예쁘게 그려 보내주신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타공이나 계단 위치 등, 고려할 점을 세세히 조언해 주셔서 함께 하숑 침대를 제작하게 되었답니다.
비용과 기간
하숑 침대를 제작하는 데 든 비용은 200만 원 정도예요. 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게, 바로 소재예요. 저희는 소나무를 사용했거든요. 하지만 저와 하숑이가 매일같이 뒹굴어야 하는 곳이기에, 과감하게 투자했어요.
제작하는 덴 한 달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하숑 침대는 이렇게 생겼어요
그럼 하숑 침대를 자세히 보여드릴게요.
이 침대의 가장 큰 특징은 단이 아주 높다는 거예요. 덕분에 수납공간도, 하숑이의 침실도 넉넉하죠. 하숑이의 침실엔 제가 들어가 보기도 했는데, 사람이 들어가도 무리 없을 정도로 넓고 아늑하더라고요. 안에서도 쾌적하게 지낼 수 있도록 겨울엔 따뜻한 담요를, 여름엔 시원한 쿨매트를 깔아주고 있어요
하숑이는 잠을 잘 때, 혹은 혼자 있고 싶을 때 이 집으로 쏙 들어가요.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 지 모른답니다. 또 산책을 하러 가기 전 목줄을 하는데, 목줄을 별로 안 좋아해서 어쩔 땐 침실 안으로 숨어들어가기도 해요. 그때마다 이곳을 자기만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뿌듯하죠.
하숑이의 침실 옆으론 하숑이의 식사 공간을 마련해두었어요. 화이트 제품으로 골라 깔끔하고, 침실의 분위기를 헤치지도 않아요. 하숑이의 하얀 털과도 잘 어울리고요!
계단과 서랍장의 사이즈와 위치는 반려견의 관절과 건강을 고려해서 꼼꼼하게 체크했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어요.
놀이터를 만드는 그날까지
저는 현재 회사를 운영하며 하숑이와 살구와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공간은 곧, 함께하는 하숑이네 가족 전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행복한 공간이기도 해요. 펫테리어라고 하지만, 결국 함께 지내는 가족 모두를 위한 인테리어인 거죠.
앞으로 제 목표는, 아이들의 놀이터를 제대로 만들어주는 거예요. 아직 회사에 소파를 두지 못했는데, 소파를 두면서 아이들이 뛰어놀 ‘볼 풀장’을 하나 놓고 싶어요. 저희는 생산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하숑이와 살구는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그런 공간. 그런 곳을 언젠간 꾸며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