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된 아파트도 꾸미면 달라져요 | 30평 대 구축 아파트 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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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취미생활집순이’라고 합니다. 닉네임에서 알 수 있듯이 저는 취미 부자인 집순이예요. 집꾸미기 역시 저의 취미 중 하나인데요. 지금 집에서 살게 된 이후, ‘어떻게 하면 좀 더 집을 잘 꾸미고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어느새 그렇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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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남편 그리고 아이와 함께 지어진 지 30년 된 아파트에 살고 있어요. 평수는 30평에 침실 3개, 화장실 2개, 다이닝 공간과 거실로 이뤄진 곳이랍니다.

이 집은 사실 남편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장소예요. 초등학생 시절을 이 동네와 이 집에서 보냈는데, 그 시절의 기억이 참 행복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또다시 같은 장소에 살면 그 시절의 행복을 다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집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30년 된 구축 아파트에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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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30살 된 아파트에 살다 보면 고충이 굉장히 많아요. 설계부터 요즘 트렌드와 맞지 않는 80년대 설계이고요. 구조는 좋게 말하면 특이하고, 안 좋게 말하면 비효율적이에요. 자투리 공간도 너무 많아요.

살기 위해 수리해야 할 부분은 또 얼마나 많은 지! 어떤 벽은 단열재가 없어서 냉기가 굉장히 심하고요. 습기에도 취약한 곳이 많습니다. 게다가 내부인지 외부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공간은 태풍 때 빗물이 들이닥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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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단점들을 나열한 것 같지만, 만약 저처럼 연식이 오래된 집을 살 곳으로 선택했다면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각오해야 할 것들이 참 많으실 거예요. 제가 집을 꾸미고 가꾸는 것의 핵심 역시 이런 집을 저희 가족에게 좀 더 잘 맞는 곳으로 바꿔나가는 것에 있거든요.

구축 같지 않은 세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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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은 먼저 전체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베란다를 전부 확장했어요. 거실 공간이 너무 협소하기도 했고, 원래 있던 베란다가 제 기능을 못해서 과감하게 없애버렸었습니다 지금은 그 자리를 식물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처음엔 집 안 곳곳에 플랜테리어를 하고 싶어서 들이기 시작했는데, 키우다 보니 빛과 바람이 많은 곳에만 식물을 놓게 되더라고요. 조만간 이 식물을 위한 공간을 안방에 다시 마련해 볼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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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은 TV를 놓지 않고, 서재 스타일로 꾸며봤어요. 거실에 TV가 있었을 때는 아이도 남편도 저도 하루 종일 그것만 보고 있게 되더라고요. 그 모습이 참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시에 아이에게 책 읽고 얘기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으로 느껴졌으면 했고요. 그런 마음으로 만든 공간이에요.

사실 이 집에 오기 전엔 집에 책이 너무 많았어요. 지금 있는 책들은 거의 절반 이상 정리하고 남은 것들이거든요. 그런데도 생각보다 양이 많아, 처음 이사를 와서는 이것들을 어떻게 다 수납해야 할지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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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저희 집은 천장이 낮고 빛이 아침에만 잠시 들어오는, 약간은 어두운 집이거든요. 그래서 책장같이 크고 묵직하고 높은 가구가 들어오면 답답해 보일 게 뻔했어요. 그러한 이유 때문에 책장 대신 벽 선반을 설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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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벽 선반은 일반 책장들처럼 책을 빼곡하게 넣을 수 없어요. 선반 하나마다 버티는 무게가 한정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책들을 분산시켜 보관해야 한답니다.

넓은 다이닝룸 그리고 좁은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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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주방은 다이닝 공간과 부엌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는데요. 그중 다이닝 공간은 식사를 하거나, 홈 카페를 즐기거나, 브런치를 할 때 많이 쓰이고 있어요. 손님이 오시면 가장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기도 하고요. 가장 다양하고 활발하게 쓰는 건 아이에요. 여기서 공부하고, 책 읽고, 놀이를 하고, 자기 살림을 한껏 펼쳐 놓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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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익숙해졌지만 처음 이사 올 당시에는 이 공간이 이상하게 크다고 생각했어요. 또 이렇게 큰 공간을 그냥 식당으로만 사용한다는 게 조금 아쉬웠죠. 우리 집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요.

결국 동선이 끊기지 않도록 원형 식탁을 놓기로 결정하고, 그 앞에는 긴 수납장을 놓아 간이 전시 공간도 만들어 보았어요. 어느 정도 꾸미고 나서 보니 수납장 위의 빈 벽도 아쉽게 느껴져서 제가 그린 그림들을 걸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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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부엌이 참 작아요. 부엌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은 남편인데요. 가족 중에 몸집이 가장 큰 남편에게는 더더욱 작게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다행히 부엌살림이 많지는 않아 사용하는데 무리는 없지만,  의식적으로 더 부엌 집을 줄이려고 신경 쓰는 편이에요.

엄마의 손길이 닿은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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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의 가구들은 전통한지공예를 하시는 저희 엄마가 만들어 주셨어요. 결혼할 때 기본 가구 몇 가지를 만들어 보내주셨는데, 아직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부족한 수납을 잘 해결할 수 있었어요.

베란다를 확장하기도 했지만, 옛날 집이라 그런지 안방의 크기가 거실보다 커요. 안방에는 와이드 한 창이 있어서 오래된 동네의 운치를 감상하기 참 좋은 곳이에요. 처음에는 아이에게 안방을 내어줄까 했는데, 안방을 제외한 다른 방들이 너무 작아서, 저희 부부의 가구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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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은 다른 방에 비해 공간이 많이 남는 편이라, 빠른 시일 내로 거실의 식물을 옮겨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생각이에요.

작은방을 활용해 만든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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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서 가장 어두운 방은 작업실로 만들어 사용하는 중이에요. 이곳에서 저희 가족은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곳으로 TV를 옮겨 놓으니 아이의 TV 시청 시간도 줄어들었어요. 혼자 어두운 방에서 TV를 보는 게 싫은지 금방 나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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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하는 데 편리하도록 큰 책상을 두고 싶었지만 크기가 워낙 작은방이기 때문에 포기했어요. 그 대신 책상을 길게 ‘ㄱ’ 자로 배치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창문이에요. 세탁실 쪽으로 나있는 창이 유일하기 때문에 다른 빈 벽에 창이 하나 더 있었다면 공간이 덜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현실적인 아이 방 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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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공간은 딸아이의 공간이에요. 집안 곳곳을 누비며 활약하는 어린아이지만, 개인 공간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혼자 침대에 기대어 책을 보고, 보물을 숨기고, 물건을 자기 방식대로 정리하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기도 하거든요. 집중이 많이 필요한 공부는 꼭 자기방에서 하고 있고요.

아직 잠을 혼자 잔다거나 문을 쾅 닫고 들어간다거나, 엄마 아빠 몰래 비밀을 만드는 나이가 되려면 한참 멀었지만 필요한 건 다 갖춘 집 속의 작은 집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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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깨끗하고 예쁜 아이 방은 왠지 저에겐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요. 그리고 그렇게 꾸며놓으면 하루 종일 아이의 뒤를 쫓아다니며 정리하느라 바쁠 제 모습이 너무나 잘 그려지더라고요. 또 딸아이도 저처럼 짐이 많아요. 아이가 자라는 만큼 아이의 짐도 자라납니다. 그때그때 정리해 줄 것은 과감하게 정리하여 현 상태를 유지하는 중이에요.

집 소개를 마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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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 사는 사람이 그곳에 잘 담겨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인테리어이며 훌륭한 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을 통해 나를 돌아보기도 하고 울기도 웃기도 하면서 가족 간의 이야기가 쌓이고 고민하고 나아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후 지금까지 오랜 기간 동안 끊임없이 집을 변화시키면서 ‘집 꾸미기에 완성이란 없겠다’라는 걸 많이 느낍니다. 아마 이 이후에도 우리 집은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때가 되면 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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