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들으면 놀란다는 ‘충주맨’ MBTI… “‘병맛’ 위해 용기 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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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맨 김선태 주무관 / 21세기북스 제공

“제 MBTI는 극단적인 ISTJ입니다. 사실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모르는 사람일 경우에는 더 많이 힘들어합니다. 유튜브에서 저는 ‘관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릅니다.”

‘충주맨’ 김선태(37) 주무관을 유튜브에서 본 사람들이라면 의외의 답변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광기가 느껴지는 눈빛과 행동, 엉뚱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진행, 유들유들한 태도 등을 봤을 때 그가 외향적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기 쉬워서다. 그가 만든 유튜브 영상은 “병맛의 향연”이지만 “개인적으로 조용히 있는 것을 선호한다”고 김 주무관은 강조했다. 신간 ‘홍보의 신’에서다.


김선태 주무관 / 21세기북스 제공

김 주무관은 충주시 공식 유튜브 ‘충TV’를 운영한다. 그가 기획·촬영·출연·편집하는 충TV는 최근 구독자 수 61만명을 돌파했다. 연간 예산 61만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5년 만에 이룬 성과다. 구독자 수, 조회수, 예산 등에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을 압도하는 실적이다.

인기를 반영하듯,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방송인 김민아, 스타강사 전한길 등 수많은 유명 인사가 충TV에 출연했다. 그는 각종 공중파 예능과 유명 유튜브에도 단골 초대 손님으로 나와 기지 넘치는 ‘입담’을 뽐내곤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유튜브 시정 홍보’ 혁신 사례로 충주시 유튜브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정우택의원실 자료 / 21세기북스 제공

충주시 유튜브가 처음부터 반석에 오른 건 아니다. 심지어 그는 자발적으로 하지도 않았다. 공무원이 늘 그렇듯 위에서 “시켜서” 시작했다.

“카메라나 편집소프트웨어는 고사하고 평소 사진 한 장도 찍지 않던” 그는 유튜브 방송을 하라는 시장의 지시를 듣고 혼란에 빠졌다. 그래도 “시키면 하는 게 공무원”이었다. 그는 60여개의 지자체 유튜브를 모니터링했다. 놀랍게도 아무도 보지 않는 유튜브가 너무 많았다. 수억 원을 썼지만, 조회수가 단 2회에 그친 곳도 있었다. 만든 이를 “혼내야 할 상급자들조차 영상을 보지 않은” 것이다.

그는 지자체들의 실패담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 저예산으로 찍을 것 ▲ 정보 전달이나 정책 전달에 치중하지 말 것 ▲ 조회 수에 집중할 것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삼았다. 아울러 유명 유튜버들 채널을 모니터링하면서 성공방정식을 공부했다. 김 주무관은 기획부터 새로워야 하며 그게 어렵다면 영상에 “포인트라도 하나씩 넣어보자”고 결론지었다. 그는 2019년 4월, 마침내 유튜브를 시작했다.


김선태 주무관 / 21세기북스 제공

첫 반응부터 뜨거웠던 건 아니다. 그래도 원칙을 가지고 차근차근해나갔다. 섬네일, 출연자 등에서 채널의 일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콘텐츠를 꾸준하게 공급했으며 트렌드를 못 만들면 따라가려 애썼다. 필요하면 충주시의 단점도 들춰냈다. 가령 축제 홍보영상을 찍으면서 “규모가 작다”고 ‘디스’했는데, 이는 채널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채널의 신뢰성은 단점을 공개할 때 상당 부분 축적된다는 점을 그는 공부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위에서 시키는 주제는 가급적 배제했으며 웃음 포인트를 주기 위해 패러디·과장된 연기 등 다양한 시도도 ‘용기 있게’ 진행했다. 입소문과 영향력이 강한 ‘젊은 층’을 타깃으로 영상을 만들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수백만 건을 찍는 영상들이 하나둘 생겼고, 구독자 수도 어느덧 60만명을 넘게 됐다.


21세기북스 제공

돌이켜보면 우연히 이 길로 접어들었다. 김 주무관은 대학교를 중퇴하고, 6년간 고시 공부에 매달렸다. 그 기간 스펙을 쌓지도, 그 흔한 아르바이트도 해보지 않았다. 고시 준비 중에 사법고시가 폐지돼 ‘어쩔 수 없이’ 공무원 시험을 봤고, 재수 끝에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나 먹고 살기 위해” 선택한 길이었다.

그는 9급에서 7년 만에 6급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운의 덕이 컸다고 김 주무관은 겸손히 말한다. “적절한 기회, 적절한 시기, 적절한 장소, 적절한 사람까지 모든 게 저를 도와주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운이 아니라면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단 도전해보라고, 그리고 꾸준히 만들어보라고 권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저는 이 말이 유튜브의 생리와 무척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떤 영상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꾸준히 좋은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채널 성장의 기회가 찾아옵니다.…일단 도전해봐야 성공할지, 실패할지 알 수 있죠. 자기 손으로 직접 자신의 운을 찾기 바랍니다.”


‘홍보의 신’ 표지 이미지 / 21세기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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