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인테리어,
삶의 활력소가 되다.
꼼꼼하게 살피며 완성한
39평 4bay 아파트를 소개해요.
가족 소개
나, 그리고 가족
본인 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유주나무33입니다.
전 굉장히 ‘정적인 사람’이에요. 액티비티 같은 것도 즐기지 않고, 여러 사람과 함께 하는 자리에도 큰 감흥이 없고요. 그저 가족들과 보내는 소소한 시간에서 큰 행복을 느껴요.
취미도 마찬가지예요. 베이킹처럼 얌전하고 평범한 걸 좋아하거든요. 최근엔 인테리어를 하면서 집에 어울리는 작품을 걸고 싶어 ‘백드롭페인팅’에 도전했어요. 나름 미대를 졸업했는데, 먹고사는데 바빴던 것 같아 최근엔 다양한 작업을 해보려고요.
가족 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개구쟁이 한 아이와,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살고 있어요.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이죠. 이 집은 저희 세 식구가 소중한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는 보금자리예요.
내가 꿈꾸던 집
도화지같이, 미니멀한
인테리어 전, 어떤 집을 꿈꾸셨나요?
저는 전체적으로 ‘도화지 같은 집’을 만들고 싶었어요. 깔끔한 화이트 톤으로 정리한 뒤, 가구나 소품으로 색채를 입히고 싶었죠. 오래 살 집이다 보니 10년, 20년이 지나도 촌스러워 보이지 않으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제가 집중한 부분은 2가지예요. ‘1. 장식과 유행하는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기, 2. 어떤 가구나 소품을 들여도 이질감이 없게 하기’요.
집의 기본 구조
가족의 삶에 맞춘 ‘판상형’으로
집 구조가 어떻게 되나요?
공급 39평, 전용 30평으로 방 3개와 멀티룸으로 구성된 구조예요. 해가 고루 들어오는 4Bay로 되어 있고요.
이런 구조를 고른 건, 이전 집에서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싶던 게 컸어요. 두 번째 집이 타워형 구조였는데,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에게는 잘 맞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엔 그 반대인 판상형으로 고르게 되었어요.
계약할 당시 사연이 궁금해요!
저희가 이 아파트를 매수하려고 부동산에 들렀을 땐 매물이 단 2개밖에 없었어요. 거기다 이 집의 전 주인분들은 노부부셨는데, 매물을 거뒀다 내놓았다 변덕을 부리셨다고 하더라고요. ‘까다로운 집’이라는 관계자분의 이야기에 반쯤 포기했는데, 우려와는 달리 계약은 아주 순조로웠어요! 매수와 매도도 한날 동시에 진행되었고요.
집도 인연이 닿아야 한다던데, 생각해 보면 이 집은 저희와 운명처럼 인연을 맺은 것 같아요.
계약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집은 지어진 지 11년이나 되었지만, 신축 못지않게 아파트 단지가 넓고 관리가 잘되어 있었어요. 게다가 노을을 볼 수 있는 남서향에 일조권을 방해받지 않는 전면동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요. 또 주변으로 초등학교가 있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는 점도 계약에 한몫했던 것 같아요.
집을 구경하러 가봐요
01. 현관
집을 함축하다
첫인상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어디일까요?
집의 함축적인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미니멀하고 장식적 요소가 최대한 배제된 모습이요. 그래서 ‘중문’은 있는 듯 없는 듯한 포인트가 있는 걸로 선택했어요. 자세히 보시면 중문의 손잡이는 세로 선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가로 선은 중문에 안정감만 줄 정도로 간결한 디자인이에요.
아이가 있는 집의 중문은 어떤 점을 확인해야 할까요?
아이가 어렵지 않게 여닫을 수 있도록 ‘무게’에 신경을 써야겠죠. 저희가 사용한 중문은 ‘유압 힌지’가 들어가 있어, 문 자체는 무겁지만 가볍게 열려요. 거기다 ‘안전’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요. 이 문은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문이 쾅 닫힐 일이 없어 안심이랍니다.
현관에 벤치가 있어요
아이가 편하게 앉아 신발을 신을 수 있도록 만든 거예요. 패브릭 소재의 베이지 쿠션을 깔아 집 안쪽 가구와 톤을 맞추었죠. 벤치는 신발장과 함께 아래를 띄워, 신발 정리할 수 있게 했어요. 거기에 간접 조명을 달았더니, 현관이 한 결 밝아 보이고요.
신발 반대쪽에 위치한 넓은 펜트리 공간.
계절이 지난 가전이나 킥보드, 자전거, 골프 백, 여행용 캐리어 같은 부피 큰 물건을 보관할 수 있다.
02. 거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유리블록’
이곳의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저희 집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한, 유리블록이에요. 원래 여기엔 앞 베란다로 통하는 목문이 있었는데, 철거하고 새로 시공했어요. 터닝 도어, 가벽 모두 고려했지만 아쉬운 점이 많아 ‘유리블록’을 골랐는데, 보기에도 예쁘고 은은히 빛이 통해 아주 만족스러워요. 맑은 날이든 흐린 날이든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거실이 참 넓어 보여요!
어린아이가 있어서 매트도 깔아야 하고, 좀 더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가운데를 비웠어요. 소파 테이블 대신 이동이 쉽고 부피가 작은 ‘사이드 테이블’을 장만하고요. 저희 부부는 밤마다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이 테이블에서 맥주 한 잔을 하면서 영화도 보고 있어요. ‘여가시간 효자템’이랄까요?
거실의 수납은 어디에 하시나요?
안방 입구에 있는 복도에요. 집 구조상 현관과 마주 보는 곳이라 하프 수납장을 설치해서 수납공간을 확보하고, 오브제를 두어 장식했어요. 건전지나 구급약 상자, 리모컨이 수납장에 쓰기 좋게 정돈했답니다.
03. 주방
기존 구조를 보완하다
주방에서 가장 달라진 부분은 어디인가요?
아마 구조가 아닐까요? 기존 주방은 ㄷ자 형태라 나쁘지는 않았지만, 너무 평범했고 설거지나 요리를 할 때 벽을 보고 있어야 해서 불편했어요. 또 답답해 보이기도 했고요. 시공을 하면서는 이런 점을 보완하고자 기존 아일랜드와 키큰장, 상부장을 철거하고 폭이 1000사이즈인 아일랜드를 새로 만들었답니다.
수납이 부족해지지는 않았나요?
괜찮았어요! 아일랜드 안쪽엔 서랍을, 바깥쪽엔 선반을 만들었거든요. 자주 쓰는 냄비와 조리도구는 조리 공간에 가깝게,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은 바깥에 정리해 더욱 실용적인 공간이 되었죠.
또 주방에서 은근히 공간 차지를 하는 소형 가전은 따로 홈바를 만들어 수납했어요. 덕분에 저희 부부가 애용하는 ‘홈카페 공간’도 마련한 건 물론이고요.
홈바 옆에는 밥솥장이 숨겨져 있어요. 리프트업 도어 안쪽에 슬라이딩 도어까지 달아 밥을 지을 때만 열고, 평상시엔 숨겨둔답니다.
주방의 포인트도 궁금해요.
뭐니 뭐니 해도 ‘타일’이에요. 상부장을 철거하며 타일이 넓게 깔릴 것을 생각해 타일이 ‘배경’이자 ‘포인트’가 될 수 있게 골랐거든요. 처음엔 무늬가 없고, 색이 튀지 않는 걸로 하려다가 시공 사례를 보고 생각을 바꾼 게 지금의 타일이에요. 결이 은은하게 살아있는 연베이지 톤 제품이랍니다.
주방의 포인트로는 조명도 빼놓을 수 없어요. 작업 공간이다 보니 조도가 충분해야 할 것 같아, 미니멀하지만 공간을 확실히 밝히는 ‘라인 조명’과 깔끔한 ‘원통 직부등’을 설치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워요. 거기에 가족들이 모이는 식탁 위로는 부드러운 형태의 펜던트등을 달아 이곳만 무드를 살짝 바꾸었고요.
직접 제작한 대형 액자.
대형 사이즈 액자의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초보자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백드롭페인팅’을 추천한다.
04. 침실
일체감이 느껴지는.
침실에서 어떤 ‘일체감’이 느껴져요.
침실 시공을 하면서 공간이 하나로 이루어진 느낌이 들면 좋을 것 같아 침대 헤드도 함께 제작했거든요. 목공 공정이 시작되기 2일 전에 급히 요청했는데, 다행히 차질 없이 완성되었어요.
헤드엔 어떤 시공 요소가 들어갔을까요?
벽면 전체에 목공으로 제작한 루바를 붙이고, 아래 헤드 부분엔 융 스위치와 콘센트, 독서등을 달아주었어요. 색과 모양을 모두 균일하게 맞추어서요. 또 헤드 뒤쪽엔 간접 조명을, 양쪽엔 매입등을 설치하고요.
여긴 루바의 간격과 너비, 침대 헤드의 절개선도 모두 줄자로 재가며 열심히 요청드린 곳이라 의미가 특히 깊어요.
호텔 느낌이 나는 침구로 더욱 ‘호텔’스러워진 침실.
아치문으로 연결된 이곳은 어디인가요?
부부의 드레스룸이에요. 저희는 옷이 많은 편도 아니고, 침실에 있는 드레스룸도 충분히 넓다고 생각해서 드레스룸을 위해 방을 따로 두지는 않았어요. 대신 침실 드레스룸에 수납장만 한 칸 추가했죠.
드레스룸의 붙박이장 도어는 전부 ‘푸쉬 도어’로 하고, 맨 끝에는 5구 스타일러가 들어갈 공간을 마련해 더욱 깔끔한 모습으로 만들었어요.
05. 욕실
인상 깊은 그레이 톤의 거실 욕실
욕실의 타일이 특별해 보여요.
이 타일은 제가 첫눈에 반했던 ‘윤현상재’의 문스톤 타일이에요. 미끄럽지도 않아서, 아이가 자주 드나드는 공간에 시공하기도 제격이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완성한 뒤에도 타일의 그레이 톤과 질감이 참 고급스러워 보여 만족스러운 곳 중 하나예요.
여기에서 신경 쓴 부분은 어디일까요?
샤워 부스요. 거실 욕실은 손님이 사용하기도 하는 곳이니 편의성을 위해 욕조를 철거하고 만들었는데요, 물튀김을 방지하고자 조적 파티션을 추가로 시공했어요. 또 그걸로는 부족할 것 같아 바깥쪽과 샤워 부스 안쪽에 단차를 만들었고요.
조적 선반 위엔 간접 조명이 달려있어요. 덕분에 부스 안쪽도 어둡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답니다. 욕실의 액세서리는 모두 니켈 무광 소재로 통일해서 이질감이 없어요.
호텔의 욕실을 닮은
와, 욕실이 정말 넓어요!
맞아요, 처음 본 순간부터 공사 비용이 걱정될 정도로 넓었던 안방 욕실이에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좋았답니다.
이곳엔 어떤 시도를 해보셨을까요?
먼저 욕실 공간을 좀 더 확보하려고 기존 여닫이문을 철거하고, ‘슬라이딩 도어’로 바꿨어요. 기존 도어보다 방음은 약하지만 이곳엔 외부인이 거의 드나들지 않아서 괜찮더라고요.
그다음엔 샤워부스 자리에 ‘변기’를 설치했어요. 그리고 사이사이에 조적 파티션을 설치해 차례로 변기 – 세면대 – 욕조를 배치했고요.
여기서 가장 특별한 건 세면대예요. 최대한 넓게 확장했는데, 덕분에 호텔 파우더룸 같은 무드가 느껴지거든요. 또 언제나 건식으로 사용하는 중이라 은은한 향기와 청결함이 묻어나고요. 시공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지만, 머릿속의 그 모습이 그대로 구현되어 제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곳이에요.
곳곳에 숨겨진 호텔스러운 욕실 디테일.
06. 멀티룸
가족 모두의 공간
여긴 어떤 공간인가요?
아이가 공부를 하고, 부부가 취미 생활을 즐기는 ‘가족 모두의 공간’이에요. 문이나 가벽도 없는 현관 앞의 공간이었는데, 프레임이 없는 유리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공간을 구분해 쓸모를 찾아주었어요.
유리 문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개방감을 잃고 싶지 않았거든요. 가족 모두가 쓰려면 ‘연결성’이 중요할 테니까요. 대신 쓸모에 따라서는 커튼으로 연결감이나 개방감을 조절할 수 있게 연출했어요. 덕분에 좀 더 다양한 무드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죠.
알차게 만든 멀티룸의 수납공간.
집들이를 마치며
인테리어 후, 바뀐 것
인테리어 후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지루했던 일상에 활력소가 생긴 거예요. 전문 업체와 함께하는 인테리어였지만 ‘결정의 연속’이었던 그 과정을 끝내고 나니 어떤 뿌듯함이 남았거든요. 수정에 수정을 거치며 6주간의 공사 내내 밤잠까지 설쳤지만, 그 숱한 고민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던 것 같아 즐겁기도 하고요.
게다가 올 화이트 인테리어를 했다 보니, 저는 전보다 더 부지런해졌어요. 처음 그대로의 느낌을 유지하려고 더 열심히 가꾸고 치우고 있거든요. 이 집에서 느낀 ‘첫 설렘’ 그대로 앞으로 가족들과 행복한 미래를 채워나가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인테리어 팁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시공을 계획 중이시라면, ‘현장 점검’을 꼭 꼼꼼히 해보시길 추천해요! 저는 하루하루 작업이 끝나면 꼭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어두었을 정도로 점검에 공을 들였거든요.
생각해 보면 저는 아주 깐깐하고 예민한 고객이어서, 수많은 수정 요청을 했던 것 같아요. ‘차질’이나 ‘지연’을 우려하며, 원하는 부분을 요청드리지 않으면 나중엔 돌이키기가 어려워지니까요. 현장 사진을 보며 발견한 부분을 수정해 주시길 요청드리길 여러 번, 결국 생각하던 방향으로 완벽한 집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모두 고민하지 마시고 여러 번의 ‘점검’과 ‘요청’을 통해 마음에 드는 집을 완성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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